● 'ONE ROOM ONE PHOTO'(1공간에 1작품)

구성연 사탕시리즈
미국이나 유럽의 가정집을 방문하게 되면 흔히 서너점의 미술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일반 사무실과 공공기관에는 어김없이 대형 작품과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들 작품은 자체로서 아름답지만 이를 소장하는 사람과 기관의 '격(格)'을 높여준다.

이는 미술이 생활의 일부가 된 선진국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현실과는 적잖은 대조를 이룬다. 이런 차이는 미술에 대한 인식과 문화적 토대가 다른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작품을 소장하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해전부터 대형 화랑이나, 미술제를 중심으로 원화가 아닌 복제 작품을 거래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른바'프린트 베이커리'는 그러한 예로 인기 작가의 작품을 디지털 프린트 형식으로 한정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다. 실내장식 등 실용적인 목적의 미술 작품 소비 욕구를 충족시켜 작품 수요를 늘리고 작가의 인지도도 높이겠다는 시도이다.

이런 움직임이 사진 분야에도 일고 있다. 사진전문 갤러리인 갤러리 나우가 한국 예술사진의 저변확대와 30여년간의 사진 경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ONE ROOM ONE PHOTO'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는 '1공간에 1작품'을 걸기위한 사진작품의 대중화 프로젝트로 현대인이 활동하는 공간인 회사의 사무실이나 가정 등에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중호 Beautiful Africa
갤러리 나우는 "사진작품이나 회화, 한국화 등 작품이 걸려 있는 벽은 아무 장식이 없는 흰 벽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며 "사무실, 가정, 식당 등 시각적 영역의 모든 곳에 사진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으로 걸어놓을 수 있게 함으로써 단순한 장식을 넘어 아름다움을 보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나아가 아름다운 생활로이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지향한다"고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했다.

이순심 관장은 "이 프로젝트는 조그만 공간에서 열심히 인생을 사는 젊은 직장인과 성장기의 학생들의 방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며 "아직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공간에 예술작품이 턱 없이 적은 현실을 감안해 개념이 확대 되었다"고 말했다.

'ONE ROOM ONE PHOTO'프로젝트의 작품들은 사진전문 갤러리의 안목과 작가 네트워크로 엄선했다. 구성연ㆍ박대조ㆍ이정록ㆍ김형섭ㆍ김광수ㆍ김용훈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시립미술관, 기업체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유명작가를 비롯,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무엇보다 이들 작품은 복제이미지가 아닌 오리지널 한정(Limited Edition) 작품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이는 앞서 '프린트 베이커리'의 회화 작품이 디지털 프린트로 복제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사진작품의 사이즈와 에디션에 따라 7만~40만원대의 착한 가격에 작가의 친필 사인과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작가, 작품 설명서가 첨부돼 작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김용훈 Flower
얼마전 모 대기업에서 기념행사 수상자들에게 종래의 일반 기념품 대신 사진작품을 선물해 큰 호응을 받은 것을 비롯, 특별한 선물이나 공간 활용을 원하는 쪽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이 관장의 설명이다.

갤러리 나우는 개관 이래 젊은 작가 발굴과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국의 유수 갤러리 및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좋은 사진작품을 국내외에 소개하고 있다.

'ONE ROOM ONE PHOTO' 프로젝트는 사진작품의 대중화로 나아가는 일종의 문화운동으로 한정된 오리지널 작품이 갖는 아우라를 다수가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동시에 건강한 미술시장의 생태계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