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자, '자연의 조화'와 '오로라를 넘어서'

'오로라를 넘어서'
'오로라'와 '자연'을 화두로 미술인생을 엮어온 전명자 화백이 2년여에 걸친 영혼과 노동으로 빚은 신작으로 관객을 맞는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11월 6일부터 19일까지 초대전에서는 그가 꾸준히 작업해온 '자연의 조화'와 연작의 신작을 소개한다.

오랜 화업을 통해 작가의 화면을 지배해온 '블루'는 여전히 푸근하고 힘있게 다가오고 그의 삶에 영감을 준 오로라는 블루와 조화를 이루며 신성한 빛을 발한다. 어려서부터 늘 음악이 함께한 기억도 그림 속에 녹아 있다.

'블루'로 상징되는 자연을 즐겨 그리던 작가는 1995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 본 오로라의 비경에 감동돼 그 신비한 빛을 미술인생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지난달 30일 만난 작가는 "오로라는 마음을 정화해주고 다음 작업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준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평생 오로라를 보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라에서 얻은 영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터키 블루 색상이 가장 따뜻하면서도 우아한 푸른빛을 내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전시된 30여 작품에는 오로라의 푸른빛이 넘실댄다. 화목한 가족, 군마(群馬) 행렬,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황금빛으로 불타는 해바라기 등에 푸른 빛은 강렬하다. 특히 블루로 채색된 안견의 '몽유도원도'나 겸재의 '금강산도'를 떠올리게 하는 산수 이미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연작 '빛으로부터', '자연의 조화', , '토스카나로의 초대'로 이어지는 작가의 화업은 이번 전시에서 절정을 보이는 듯하다.

지난 2년간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을 벌이며 이뤄낸 작가의 전시는 천(天, 오로라)-지(地, 자연)-인(人, 사람)이 하나의 화폭에 들어 서로 조응하며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