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의 일으킨 연예인,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은?
‘마약’ 3년여, ‘도박ㆍ폭행’ 2년여…‘거짓말’ 기약 없어
“자숙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단골 멘트다. 하지만 자숙의 시간이란 지극히 주관적이다. 법정형처럼 명확히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언제쯤 돌아오게 될지는 미지수다. 대중이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빠를 수도 있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복귀가 늦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름의 기준은 있다. 과거 물의를 일으킨 후 복귀한 연예인들의 예를 살펴보면 대략적인 ‘자숙의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해 입건된 연예인의 평균적인 자숙 기간은 약 3년이다.
2009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됐던 배우 은 3년 만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SBS 드라마 ‘다섯손가락’으로 복귀했다. 2006년 역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된 배우 고호경은 5년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청순함의 대명사였던 배우 황수정의 경우 2001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후 6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대중 앞에 섰다. 2002년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를 복용해 구속됐던 배우 역시 4년간 두문불출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마약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복귀가 빨라지고 있다. 2010년 12월 구속된 배우 김성민은 1년1개월 만에 영화로 복귀했고 오광록은 불과 8개월 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통상 영화나 연극 무대는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자체 심의위원회를 통해 출연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도박-약 2년 8개월
최근 방송인 이수근 탁재훈 붐 등이 일명 ‘맞대기 도박’을 벌이다 검거됐다. 유명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연루되며 연예계가 얼룩지자 ‘도박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미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도박 혐의로 입건됐던 방송인 은 2010년 필리핀 세부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또 다시 적발됐다. 결국 그는 3년째 연예 활동을 쉬고 있다. 그룹 NRG 출신 이성진 역시 2010년 여행사를 운영하는 오모씨 등 2명에게 2억여 원을 빌려 도박으로 탕진한 뒤 돈을 갚지 않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3년째 자숙 중이다.
반면 복귀 후 활발히 활동 중인 이도 있다. 개그맨 김준호는 2009년 8월 마카오 원정 도박 혐의로 방송에서 퇴출됐다가 10개월여 만에 복귀해 전성기를 맞았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절치부심한 좋은 예로 손꼽히고 있다.
#폭행- 약 2년
폭행 사건의 경우 법적인 처벌과는 별개로 ‘국민정서법’의 칼날이 매섭다. 마약과 도박이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지만 그들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 폭행은 누군가에게 직접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방송인 이혁재는 2010년 술집 종업원 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약 2년간 TV에 얼굴을 비치지 못했다. 이후 복귀했으나 예전처럼 톱MC로서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배우 최철호 역시 2010년 7월 술에 취한 채 폭력을 휘둘러 1년9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당시 최철호는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가 CCTV 조사 결과 폭행 혐의가 드러나 팬들을 실망시켰다.
또한 2009년 9월 폭행사건에 휘말린 혐의로 입건된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은 군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팀으로 돌아왔다.
#거짓말- 7년+α
연예인들이 가장 삼가야 할 것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잘못을 저지를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처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어설픈 거짓말로 급히 사건을 덮으려 했다가 들통 날 경우 여론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로 불렸던 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입대를 3개월 앞두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령을 받았다. 문제는 그가 단순히 미국 시민이 돼 군대가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공공연하게 “군대에 가겠다”고 말하며 긍정적 이미지를 쌓아 왔기 때문이다. 의 인기가 높았던 만큼 대중이 느끼는 배신감 또한 컸다.
그룹 클릭비 출신 도 거짓말이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에 고개를 숙였다. 2005년 음주뺑소니 사건으로 입건된 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8년만에 전 소속사의 합동콘서트 DSP페스티벌 무대에서 클릭비 멤버들과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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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기자 real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