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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팬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남기다

오사카 콘서트
선물 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18일 일본 오사카 오사카죠홀에서 열린 '2013 김재중 아시아 투어 인 오사카(Kim Jae Joong 1st Album Asia Tour in Osaka)'에 참여한 팬들의 마음이다. 하루 종일 겨울비가 내린 오사카의 추위는 "고맙다"는 김재중의 인사에 단 번에 녹았다.

김재중은 이번 콘서트로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정식 공연으론 5년 만에 찾았다. 신칸센을 4시간 타고 와 야간 버스로 돌아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엄마의 차를 타고 친구들과 4시간을 달려왔다는 10대 소녀도 있었다. 그만큼 팬들에겐 오랜 기다림이었다.

오후 7시 정각,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과 함께 팬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빨간 야광봉으로 1만1,000석의 공연장이 채워졌다. 그를 기다리는 시간이 엄숙하게 느껴졌다.

상의에 재킷만 거친 김재중이 무래 위로 솟아 올랐다.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변함없는 사랑을 표현했다. 강렬한 비트의 '9+1#'과 '버터플라이(butterfly)'가 열기를 이어갔다. 올해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선보인 비주얼록으로, '로커' 김재중의 무대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무려 3번을 반복한 '울트라 소울'(Ultra soul)의 하이트라이트에서 그의 록 스피릿은 폭발했다.

팬들과 소통하는 그의 말솜씨는 유려했다. 유창한 일본어로 팬들을 즐겁게 했고,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와 '코나유키'(粉雪) 등 일본의 인기 가요로 호응을 끌어냈다.

다양한 복장으로 자리한 팬들과의 즉석 대화는 토크쇼를 방불케 했다. 산타 옷을 입은 20대 여성들과 고양이로 전신을 분장한 팬, 결혼한 약속한 연인, 괴이한 좀비 마스크를 쓴 18세 소녀, 딸과 손을 잡고 찾은 엄마 팬 등 그들의 사연이 어우러졌다. 파격적인 무대 연출 역시 여성 팬에게 설렘을 안겼다. 무대 위에서 상의를 탈의하는가 하면, 재킷 사이로 보일 듯 말듯한 복근의 문신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와 대기실 생중계, 화려한 레이저쇼가 볼거리라면 뛰어난 가창력은 청각적인 즐거움이었다. 그는 이날 전체 20곡을 라이브로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된 공연 시간이 3시간으로 늘어났지만 그의 라이브는 흔들림이 없었다.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변 지인에게 앨범을 선물했는데 앨범 재킷만 보면 노래를 못할 것 같은데 노래를 잘한다고 하더라"며 "비주얼이 강하면 강할수록 선입견이 존재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그의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거친 남성미를 발산한 록 '마인(mine)'부터 게스트 거미와 함께한 감미로운 발라드 '햇살 좋은 날'까지, 넘치는 카리스마부터 마이크로 병 따기를 시도하는 장난스러움까지. 김재중의 여러 가지 음악과 팬 서비스가 콘서트를 빼곡히 채웠다. 추가 판매된 시야제한석의 관객을 배려한 김재중은 공연 도중 그들을 잊지 않았다는 듯 스킨십을 시도했고, 팬들은 그렇게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이 밖에 김재중은 팬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했고, 팬들은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웃고 울며 열성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두 자신을 잊지 않아 준 일본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동방신기 시절부터 한류의 한 축을 끌어온 그였기에 더욱 각별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에서 정식적으로 활동을 안 한지 4년이 됐다. 아직까지 공연을 보러 와주고, 절 위해 한국을 찾아준다. 그 동안의 활동이 부질없지 않았구나 싶다"며 일본 패"스타의 위엄을 보여주기 보다 팬들에게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한 그의 바람이기도 했다.

더욱이 5년 만에 찾은 오사카다. 앞으로도 일본에서의 활동 제약이 언제 풀릴지 알 수 없다. 내년엔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잠시 그들의 곁을 떠난다. "팬들이 있어 입대가 두렵지 않다"는 그에게 팬들은 "항상 곁에 있어요(いつも側にいるよ)" 라고 위로를 건넨다. 이미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또 다시 기다려 달라고 말해야 한다. 밝은 말투지만 그 뒤엔 묵직한 진심이 숨겨져 있다. 이를 짐작하는 팬들의 훌쩍임과 위로의 외침이 뒤섞인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마음 때문일까, 그는 마지막 무대 '파라다이스'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김재중의 마음은 통했고, 팬들은 기다림의 보상을 받았다. 상기된 얼굴로 일행과 열띤 대화를 나누며 지난 시간을 곱씹는 팬들의 표정만으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지난 요코하마 공연 이후 두 번째로 김재중의 솔로 콘서트를 찾은 아사코(31)씨는 "공연을 보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김재중은 내 인생 또 한번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줬다"며 "일본 곡들을 불러줘 고맙다. 오래 들어왔던 유명한 노래지만 김재중의 목소리로 다시 들으니 새로운 곡처럼 빠져든다. 좋다"고 극찬했다.

김재중은 올해로 가수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그 사이 많은 일을 겪었고, 이날 콘서트는 김재중의 10년 성적표였다. 그는 자축하기 보다 "10년 동안 실제 활동은 반밖에 못했다"며 "기쁜 일, 힘든 일,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해준 팬들이 있어 행복했다"고 지난 시간을 팬들과 함께 돌아봤다. 비주얼록을 추구한 이번 솔로앨범 또한 "시각 청각을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는 그의 팬 사랑에서 나온 결과물일지 몰랐다. "그룹이 아닌 혼자 하는 콘서트는 처음이라 팬들이 어느 정도 성원해줄까, 나 혼자 많은 분들을 이끌 수 있을까 하는 나만의 테스트였다"고 기자간담회에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자신만의 테스트에서 '팬'이란 또 하나의 정답을 발견한 김재중. 그는 아이돌에게 팬은 존재의 이유라는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30,40대가 돼도 아이돌이길 원한다"는 그에게 이번 아시아투어는 입대 전 팬들에게 안긴 종합선물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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