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열연아이돌 배우중 우는 연기는 최고 배우로 성장하고픈 욕심도 생겨의리 위해선 사랑 포기할 수 있어 봄이 오면 씨스타로 돌아가야죠

당차다.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가 아닌 배우 다솜의 첫 인상이다. 새하얀 피부에 가녀린 몸매 등 여성스러운 외모이지만 속내는 단단하고 야무지다.

그는 KBS 1TV 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극본 홍영희ㆍ연출 이덕건)에 출연 중이다. 지난해 KBS 2TV 시트콤 '패밀리'를 통해 배우로 첫 발을 내디뎠고, 두 번째 작품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배우로 성장하고픈 욕심도, "극 중에서 너무 망가져 걱정된다"는 귀여운 투정도 솔직히 드러낸다. 아울러 드라마 속 상황처럼 씨스타 멤버들과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되면 "의리를 위해 사랑을 포기"하고, "실제론 남자친구를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본적이 없다"는 싱그러움을 머금은 스물한 살이기도 하다.

극 중 캐릭터 공들임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가고 있는 다솜을 만났다.

▲늘 씨스타 멤버들과 함께 다니다 혼자 활동 중인데 어떤가.

='있다 없으니까' 외롭다.(웃음) 언니들이 많이 생각난다. 시간이 남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멤버들과 같이 있으면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잘 갔다. 함께 있으면 항상 업(up) 되는 분위기였는데 이젠 혼자가 된 기분이다. 힘들어도 이렇다 저렇다 말할 사람이 없다. 혼자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 더 많다. 촬영현장에선 극 중 언니로 나오는 황선희 언니와 다른 선배들이 잘 챙겨준다.

▲전체 120부작 중 4분의 1을 지났다. 어려움은 없나?

=초반 크고 작은 감정 신들이 거의 끝나 이제 한숨 돌리고 있다. 상대역 현우(백성현)와 러브라인이 시작될 텐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실제 (백)성현 오빠와 네 살 차이인데 드라마 속에서 '아저씨'라고 부른다. 설정이라 어쩔 수 없지만 민망하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백)성현 오빠가 동안이다. 제대로 러브라인이 시작되면 서로 애칭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예쁘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시청률도 어서 올라갔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 일어나마자 휴대전화로 시청률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20%대 중반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주 시청자 층인 중장년층 팬이 늘어났을 것 같다.

=택시를 타면 연배가 지긋한 택시 기사님이 탤런트 아니냐고 물어본다. 식당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8명이 동시에 일어나서 드라마 팬이라고 응원해준 적도 있다. 신기하더라. 가수로만 활동할 땐 날 알아보는 어르신들이 거의 없었다. 초반에 머리를 묶은 이유도 중장년 시청자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 단정하게 묶는 머리였다. 생각 보다 화면에 예쁘게 나오지 않아 결국 풀었다.(웃음)

▲시청자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 같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의 글을 꼭 읽어본다. 물론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악성 댓글을 보면 괴롭고 힘들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들을 말 아닌 말도 고를 수 있게 됐다. 적당한 비판은 받아드려야 한다. 또 시청자 게시판은 드라마를 직접 보고 남기는 거라 이유 있는 비판이 더 많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필요한 지적을 볼 때도 있고, 도움을 받는다.

▲'출생의 비밀'을 알고 오열하는 신이 호평을 받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 중 우는 연기는 최고란 말도 있었다.

=중요한 신이라 다들 새벽까지 촬영할 줄 알았다. 다행히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끝났다. 제가 잘해서 일찍 끝났다고 한 스태프가 칭찬하더라. 기분이 좋았다. 촬영 전에 정길 선생님(아버지 공정남 역)과 대화를 했다. 따님이 있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항상 딸이 무엇을 하든 짠하다고 했는데, 그 말에 뭉클한 감정이 끌어 올라왔다. 절로 눈물이 났다. 워낙 눈물이 많기도 하다. 감정과 상황에 빠지면 촬영이 끝나고도 계속 울고 있다. 감수성 하나는 타고 난 것 같다.(웃음)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난다. 감정 신을 연기할 때 실제 경험했던 슬픔과 아픔을 돌이켜 보곤 한다. 오히려 웃는 연기가 힘들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에 대한 욕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영화 마니아다. 어려서부터 고전을 포함해 각종 영화를 볼 기회가 많았다. '타이타닉'이 첫 영화다.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는 못했지만, 어린 나이에 눈물이 났다. 희열 같은 게 느껴진 것 같다.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온 몸이 짜릿해지는 걸 느낀다. 정확히 설명은 못하겠지만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다. 함께 촬영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 역시 흰머리가 될 때까지 배우로 활동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씨스타 활동도 계속된다. 내년 여름 전에 씨스타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김윤지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