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2009년 영화 '불신지옥'(감독 이용주)을 통해 주연으로 올라선 그는 '반가운 살인자' '퀴즈왕' 등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스무살이지만, 출연작의 면면은 꽤 무게감이 있다. 진가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은 2011년 개봉작 '써니'(감독 강형철)이다. 유호정의 아역이자 어린 나미를 연기한 그는 순박한 벌교 출신 전학생으로서 풋풋한 매력을 스크린에 담는 데 성공했다. 극 중 보여준 신들린 연기 역시 전국 736만 관객의 배꼽을 잡는 데 성공했다.

천만 영화 이력도 있다. 2012년 개봉작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사월이로 출연해 만만찮은 존재감으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끌어냈다. 이때 호흡을 맞춘 이병헌과의 인연이 후에 BH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트는 것에도 이어졌다. '광해'는 영진위 집계 기준 한국영화 흥행 톱3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출연하면 소위 대박이 터지는 작품 선구안이다.

'써니' '광해' 등 화려한 출연작을 지나 신작 '수상한 그녀'가 개봉했다. 70대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사진관을 찾았다가 20대의 몸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심은경의 능청스런 연기와 맞물리며 호평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가족영화로서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이정현기자 sei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