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상진, 최송현, 오영실, 임성민
시작은 아나운서였지만, 지금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지적인 이미지와 명확한 발음과 발성이란 기본기를 무기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들이다.

오상진은 여성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MBC 아나운서였다. 2006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는 2012년 장기파업으로 마음고생을 하다 지난 해 2월 퇴사했다. 그해 7월 케이블채널 Mnet 댄스서바이벌프로그램 '댄싱9' MC로 첫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같은 채널 '슈퍼스타K' 진행을 맡은 김성주와 비교되며 아쉬움을 샀다.

반전은 SBS 수목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였다. 오상진은 극 중 세미(유인나)의 오빠이자 주요 사건을 조사하는 검사 유석 역을 맡았다. 강직한 검사 캐릭터는 차분하고 반듯한 그의 이미지와 딱 떨어졌고, 오상진은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일일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 출연 중인 최송현과 오영실 모두 아나운서 출신이다. 최송현은 2006년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로 얼굴을 알린 뒤 2008년 퇴사했다. 아나운서로 KBS에 몸 담았던 기간은 약 2년으로, 이젠 배우로 활동한 시간이 더 길다. 퇴사 직후 영화 '인사동 스캔들' 조연으로 연기를 시작해 SBS '검사 프린세스'(2011),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1'(2011) MBC '그대 없인 못살아'(2012) 등의 드라마에서 주조연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조직생활과 안 맞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며 "배우가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아나운서는 여대생으로서의 목표였다"고 전업한 이유를 설명했다.

1987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1997년 프리랜서 선언을 한 오영실은 아나운서 출신 배우에 대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그 동안 아나운서 출신 배우들은 이지적인 성향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하지만 오영실은 2008년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는 극중 40세의 나이에 10세 지능을 가진 정하늘 역을 맡아 능청스런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배우로 널리 인정 받은 계기였다.

임성민은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한 뒤 KBS 아나운서 시험에도 응시, 1994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2001년 KBS를 퇴사하면서 배우로 활동했다. MBC '동이'(2010) KBS 2TV '공부의 신'(2010) 종합편성채널 JTBC '아내의 자격'(2012) SBS '못난이 주의보'(2013) 등 친정을 비롯 모든 방송사를 고루 섭렵했고, '용의자X' (2012) '무서운 이야기'(2012)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입담도 상당해 JTBC 예능프로그램 '집밥의 여왕'에 현재 출연 중이다.



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