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솔로 발표' 김바다타이틀곡 '문 에이지 드림' 포함 10곡 발표록ㆍ힙합ㆍ어쿠스틱ㆍ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 집대성

풀무질과 담금질을 거듭한 소리는 단단했다.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공간을 가르고 마음을 쪼개기 충분했다. 18일 서울 신사동 M콘서트홀에서 열린 김바다의 첫 솔로앨범'문 에이지 드림' 발매기념 쇼케이스는 20년 내공의 갈고 닦은 로커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평범하게 성공하고 싶지 않았다"는 그는 당대의 밴드 시나위 보컬에서 물러나면서도 성공이 보장된 솔로의 길을 마다했다.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면 홀로 나서겠다"는 약속은 그래서 마흔을 넘기고 거짓말처럼 지킬 수 있었다.

그 사이 그가 거친 밴드만 시나위 나비효과 레이시오스 아트 오브 파티스 등이다. 헤비메탈에서 출발해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그는 이번 앨범을 지난 활동을 집대성하는 모습이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그의 외침이 인상적인 타이틀곡'문에이지 드림'을 시작으로, '비밀''문에이지 드림 Ⅱ''카인(Cain)''리셋(Reset)'등 다채롭고 인상적인 트랙으로 가득하다. 무심하듯 따스하고 투박하듯 세심한 그의 오묘하고 매력적인 심성이 음악에 밴 느낌이다. 정작 본인은 "장르는 다양한지만, 한 사람의 노래다. 김바다라는 음악 장르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밴드 생활을 오래 하면서 이제야 솔로 앨범을 냈다.

=밴드 음악을 고집하며 사는 게 쉽지 않았다. 밴드 음악하는 친구들이 다 마찬가지인데 항상 가난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나의 행복감을 인생에 불만을 느끼는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다양한 장르가 눈에 띈다.

=일상을 보내다가 나오는 대로 곡을 만들다 보니 장르가 제각각이다.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스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갔을 때 엔지니어 마젠 무라드(Mazen Murad)가 트랙을 넘길 때마다 '너 뭐냐'는 식으로 웃더라. 장르는 다양하지만 한 사람이 노래했기 때문에 김바다라는 장르로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랜 기간 음악활동을 이어오면서 지켜온 원칙이 있다면.

=20년 동안 밴드 음악을 고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항상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다른 밴드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음악적 디자인 '때깔'은 절대 놓고 싶지 않았다. 음악적 퀄리티를 유지한 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존 레넌의 노랫말을 보면, 군중들의 편에 서서 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노래한다. 노랫말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다.

▲이번 앨범을 통해 창법의 변화가 느껴진다.

=시나위, 나비효과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당시엔 뭣 모르고 발성하고 노래했다면 지금은 오래 노래하기 위해 목을 많이 안 쓰고 공명을 이용해 노래했다. 수록곡 중 가장 소화하기 힘든 노래는 '러브 어게인'이었다.

▲유재하의 '그대와 영원히'를 리메이크한 점도 흥미롭다.

=어린 시절부터 유재하의 노래를 좋아했고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적도 있다. 요즘 사랑 노래보다 그 당시 사랑 노래가 더 와 닿는다.

▲최근 음악박람회 미뎀 참가 차 프랑스 칸에 다녀왔다.

=시나위 때부터 해외진출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한국에서 안 되면 나가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 앨범이 잘 되면 과감히 두드릴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독일에서 활동하고 싶다. 게임 음악 OST를 부른 적이 있는데 독일에서만 노래한 가수에 대해 궁금해 하더라. 김재중에게 준 곡이 독일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기사도 봤다. 어둡고 탁한 내 목소리가 그쪽과 어울릴 것 같다.

▲향후 활동 계획이 있다면.

=솔로 활동과 함께 아트 오브 파티스의 곡도 작업 중이다. 현재 아트 오브 파티스의 곡이 11개 정도 완성됐다. 6월 여름 페스티벌 시즌 전까지 틈틈이 녹음을 해 팬들에게 들려 드리고 싶다.



김성한기자 wi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