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양준혁·송종국 등 예능에 탁월한 재능 보여

연예인들이 스포츠 무대에 입성하듯 스포츠 스타 역시 연예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낸 스포츠 스타들이 그 명성을 활용해 방송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선두주자는 강호동이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방송인 '국민 MC'라 불리며 예체능을 모두 섭렵한 유일무이한 인물이다. 그는 요즘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다시금 스포츠에 도전하며 두 가지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최근에는 전직 축구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송종국 지난해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연착륙에 성공했고 시즌2로 접어들며 안정환이 송중국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MBC 관계자는 "두 사람은 MBC 축구 해설위원까지 겸하고 있다. 전문 영역과 예능을 동시에 섭렵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MBC 입장에서도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으로 송중국과 안정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씨름 선수 출신 이만기가 갖가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고 '양신'이라 불렸던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 역시 예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왜 연예계로 눈을 돌리는 것일까? 이는 단순히 연예인으로 전업을 선언하는 것을 넘어 '제2의 삶'을 살기 위한 일종의 포석인 셈이다. 최근 스포츠 채널이 급증하며 해설 위원과 전문 패널 등 전직 스포츠 스타들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 대거 늘었다. 그런 시장 상황에 발맞춰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가 입성도 잦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선수 시절 스타였다고 방송가에서도 스타가 될 순 없다.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기용해보고 그들의 새로운 재능과 이미지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강호동을 잇는 선례가 나온다면 스포츠 스타를 찾는 방송가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진용기자 realy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