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고독청소부'
그런 인생을 자신만의 것으로, 가능한 '행복한' 이란 수식어를 달고 싶은 건 모든 사람의 욕망이다. 하지만 그것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인간 본래의 존재성-혼자라는-을 가열차게 유지하거나 회복해야만 한다. 즉 '혼자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고독'이다. 고독은 쓸쓸하거나 외로운 게 아니다. '자신'으로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의 보고이다. 그래서 상처를 치유하는 고독, 상실을 극복하는 고독,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고독 등, 고독은 '행복한' 인생을 그려갈 수 있는 무한한 힘의 원천이다.
영국의 지성 앤서니 스토가 "인간의 대부분의 불행은 고독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고독의 위로' 중)고 한 것은 정확한 메시지다.
이러한 '고독'을 정면으로 다룬 연극 '고독청소부'가 대학로 무대에서 선보인다.
극공작소 마방진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3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펼치는 '고독청소부'는 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과 공무 중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고독에 대처하는 여섯 인물들을 통해 망각 속에 자신의 존재성을 상실해 가는 현대인들에게 '자각'의 시간을 제공한다.
감시당하는 자들(고독사위험군)과 고독을 감시하는 자들(고독청소부)의 상반된 이중구조는 현대사회의 모순이자 현실의 축소판이다. 작가는 묻는다. "감시하는 자와 감시 당하는 자. 과연 어느 쪽이 더 고독한가" 하고.
이에 대한 답은 관객의 몫이지만 극 중 고독청소과 팀장의 말은 적잖은 힌트를 준다.
"고독은 탱탱볼이다. 각자의 탱탱볼. 어디로 튈 지도 모르고 당연히 잡을 수도 없다. 탱탱볼이 튀는 대로 그저 따라가 보고 싶다."
그저 따라가보는, 자신의 탱탱볼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자신'인 고독과 마주하게 된다. '고독청소부'가 전하는 값진 메시지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독에 맞서 응시하라.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찾으라고.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