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톱배우 '시너지 효과'공연·음반 사업 집중 기획사들 다양한 콘텐츠 대응 '영역 파괴'영화·드라마 진출 문턱 낮추고 '한류 아이돌' 든든한 지원군

장동건-SM C&C
장동건 차승원 최지우 이다해 이정재…. 이들은 배우를 전문적으로 매니지먼트 하던 회사를 떠나 SM YG FNC 씨제스 등 음반기획과 가수 매니지먼트를 전문으로 하던 기획사로 둥지를 옮긴 톱 배우들이다. 데뷔 이후 줄곧 영화와 방송계에 몸담았던 이들이 속속 아이돌 가수들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들이 옮겨가는 회사들은 아이돌 가수들에게 연기 겸업을 주문하며 영역확장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리 잡은 배우들을 모셔오는 모양새다.

▲ 콘텐츠는 장르파괴, 매니지먼트는 영역 파괴

최근 콘텐츠 시장의 주류는 장르파괴다. 드라마에 복고 음악을 녹여낸 tvN'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판타지와 멜로, 법정 스릴러를 섞어 호평받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초능력 판타지 로멘틱 코미디 '별에서 온 그대' 등은 하나의 장르를 벗어나 다양한 요소를 하나로 녹여내며 신선함을 유지했다.

또 아이돌 가수가 예능, 연기 등 경계를 넘나드는 활약을 보이며 콘텐츠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보레이션이 유행하는 등 장르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복잡 다양해진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해 매니지먼트사 역시 영역을 파괴하고 나섰다. 각자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영입 혹은 육성 중이다. 여기에 최근 대형 매니지먼트들을 중심으로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영역 파괴를 보여주는 대표적 면들이다.

차승원-YG
2012년 장동건, 김하늘 등이 소속된 AM엔터테인먼트를 흡수 합병한 SM C&C가 대표적이다. 드라마를 포함한 아시아 영상 콘텐츠 제작사업 및 글로벌 연기자 매니지먼트 사업 확장을 공표했던 이들은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시작으로 '총리와 나' '미스코리아' 등을 제작했다. 위 드라마에는 각각 윤아(소녀시대)와 이연희가 주연을 맡았고 연기 호평도 받았다. 또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도 뛰어들어 '우리 동네 예체능'을 안착시켰다. SM계열 아티스트들은 안방에서 활약하며 새로운 매력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 배우와 아이돌의 카드 셔플

기대되는 시너지효과는 크다. 아이돌이라는 한 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던 대형 기획사들은 배우라는 또 다른 카드를 손에 쥐었다. 두 카드의 다양한 조합은 신선한 결과 도출로 이어지고 있다. 공연과 음반 사업 분야에만 집중해야 했던 것에서 벗어나 드라마, 영화 제작에도 손을 뻗으면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것. 배우들의 힘을 빌려 기존 아이돌의 연기 도전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다. 한솥밥을 먹으며 연기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JYJ가 소속된 씨제스는 최민식 설경구 이정재 강혜정 박성웅 등 충무로 대표배우들을 영입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주간한국에 "음반 업계와는 달리 영화, 드라마 업계는 상대적으로 배우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톱 배우들의 영입이 관련 업계 진출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JYJ의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의 수익구조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매니지먼트사들이 대형화되고 상장을 속속 준비하기 시작한 가운데 음반시장에 집중된 수익 구조는 불안할 수 있다. 편차가 심한 음반 시장과 비교해 영화,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과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에도 욕심을 부릴만하다. 배우 영입을 통해 영화, 드라마 시장 진출 문턱을 낮추고 프로그램 제작과 패션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격상을 노린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쌓지 말라'는 증권가 격언을 실현하는 셈이다.

이정재-씨제스
▲ '시스템'에 매료된 톱배우들

배우 입장에서도 윈윈이다. 아이돌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구축된 인프라는 매력적인 요소다. 최근 다시 확장 일로에 나선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 바람이 아이돌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것. 여기에 큰 회사에 속하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과 돌발상황 대처능력, 법률자문 등 긍정적 요소를 얻고 있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로 소속을 옮기는 배우들은 1인 기획사였던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운영에 어려움이 많기에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대형 기획사들을 선호하고 있다"며 "운영에 관한 것들을 회사에 맡긴 채 활동에만 집중해 좋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것과 아이돌 가수와의 만남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다해-FNC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