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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보는 맛'이 일품인 영화죠"

■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
김희애 고아성 김향기 등 '살아 숨쉬는 연기' 대단해
여성 심리 잘 이해하는 편이라 섬세한 연출 돋보였죠
'완득이'판 멜로… 보다 더 재밌게 만들고 싶어요
이한 감독이 만드는 세상은 따뜻하다. 2002년 데뷔작 '연애소설'을 시작으로 '내 사랑' '완득이' 등도 사람 사는 이야기와 사랑이 가득했다. 신작 '우아한 거짓말'(제작 유비유필름)도 예외는 아니다. 학내 따돌림과 어린 학생의 자살 등 다소 자극적이고 진부한 소재를 다뤘지만 영화는 평범치 않다. 이한 감독이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은 '우아한 거짓말'은 단언컨대 왕따 문제를 다른 어떤 영화보다 울림이 크고 완성도가 높다. 거기에 재미까지 보탰다. 분명 이한 감독에게는 평범을 비범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다면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라 착각이 들 정도로 섬세한 연출이 돋보였다. 주인공 모녀의 관계 설정 및 주고받는 대사가 일품이더라.

=초고를 쓴 이수련 작가가 모녀 사이의 감정에 대해 잘 표현해줬다. 나는 남자지만 조감독과 라인 프로듀서가 모두 여성이다. 나 역시 여동생과 어머니가 싸우는 것을 보며 자라서인지 남자 형제끼리 자란 남성보다는 여성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편이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사고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하지 않나.

=그래서 나는 김희애 고아성 김향기 김유정 등의 주연 배우들을 믿었다. 남성인 나의 표현 방식은 다를 것 같아서 일단 맡기고 촬영한 후에 과하거나 적은 부분이 있다면 상의 후 보완했다. 배우들의 정말 많은 몫을 해 준 작품이다.

▲모든 배우들이 자기 자리에서 살아 숨쉬더라. '배우 보는 맛'이 큰 영화였다.

=운이 좋게도 캐스팅 1순위였던 배우들을 모두 모을 수 있었다. 김희애 같은 경우 요즘은 상류층 여성을 자주 맡지만 과거에는 생활형 연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에 자주 출연했다. 때문에 김희애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연기 잘하는 여배우를 모셔놓고 걱정할 게 뭐가 있었겠나.

▲출연을 고사했던 고아성은 감독님께 편지를 쓴 후 최종 합류했다고 들었다.

=동생을 잃은 언니라는 캐릭터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고아성은 참 생각이 깊은 배우다. 그런 부분이 걱정돼 '촬영장 오기 전에 머리를 비우고 오라. 감독을 믿으라'고 문자를 보냈다. 워낙 영화 속 캐릭터에 몰입해 많이 힘들어했다.

▲고아성은 자신의 외모가 김향기와 닮아 뽑힌 것 같다고 했다. 그만큼 '우아한 거짓말'에서 막내 김향기의 연기는 출중하다.

=김향기는 오디션도 보지 않았다. 출연 의사가 있으면 무조건 섭외할 생각이었다. 그만큼 연기력도 뛰어나고 작품 속 이미지와 꼭 맞았다. 영화 '늑대소년'의 김향기를 보고 꼭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배역 속 인물이 돼 버리더라. '우아한 거짓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완득이'에 이어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다시 영화화했다. 이유가 있나.

='완득이'가 개봉된 후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당시 프로듀서가 '우아한 거짓말'을 갖고 와서 '이거 하면 어때요?'라고 묻더라. 김려령 작가는 고맙게도 곧바로 '오케이' 해줬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려운 연출이 될 것 같아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로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본 김려령 작가의 반응은 어땠나.

=굉장히 좋아하더라. 첫 장면부터 울었다고 했다. 원작의 의미를 더 확장시켜줘서 고맙다고 말해서 내가 몸 둘 바를 몰랐다. 원작의 캐릭터나 주제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게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시키려 노력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70% 정도 되는 것 같다.

▲작은 동작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연출이 돋보이더라.

=배우들에게 '너무 많은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을 때 참아줘야 감정이 폭발했을 때 관객들이 느끼는 임팩트가 크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오버해서 드러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 디테일을 살리려 노력했다. 아마 2시간 동안 배우들의 감정이 넘쳤다면 관객들이 보기 힘들었을 거다.

▲이한 감독이 만드는 다음 세상은 어떤 곳인가.

='완득이'가 살던 곳과 같은 느낌의 동네에서 벌어지는 중년의 멜로를 그리려 한다. 나이 먹도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남녀의 이야기다. '완득이판' 멜로라 불러도 좋다. '완득이' 보다 더 재미있게 찍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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