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푹 빠진 '런 서울 런' 3인방

'런 서울 런' 3인방. 고시카 다카시, 히로사와 소우, 다케다 히로미쓰(왼쪽부터).
이보다 더 한국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런 서울 런'(제작 요시모토엔터테인먼트서울ㆍ감독 코시카 다카시)의 주역인 다케다 히로미츠(33), 히로사와 소우(35), 코시카 다카시(33) 등은 한국영화가 좋아 한국에서 유학하며 우리말까지 배웠다. 좋아하는 감독을 물어보자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김기덕 등 줄지어 나왔다.

20일 문을 연 제6회 오키나와 국제영화제 '커뮤니티 베이스드 무비즈' 부문에 초청된 '런 서울 런'은 일본인 감독과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에서는 코미디언 김대희가 참여한 영화다. 연출을 맡은 코시카 다카시는 한국에서 지냈던 경험담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여기에 친분이 있었던 요시모토흥업 소속 배우 다케다를 캐스팅했고, 한국 여행 중이던 히로사와도 출연하게 됐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시나리오, 촬영, 연기, 편집 등 모든 것이 완벽했죠. '똥파리'도 거칠지만 감명 깊었습니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한국으로 향했어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만든 영화가 '런 서울 런'이죠."(코시타 다카시)

"예전에는 한국 드라마만 접했었는데, 한국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죠.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어요. 곧바로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운 좋게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도쿄 택시' 등에 출연했습니다. 최근에는 김한민 감독의 '명량-회오리바다'에도 조연으로 캐스팅 됐어요."(다케다)

"'쉬리'를 보고 배우 송강호의 팬이 됐어요. 이후 그분이 나오는 영화는 전부 봤죠. 일본에서 먼저 데뷔 했는데, 시간이 생길 때 마다 한국으로 여행 왔어요. 한국 분들이 도와준 덕분에 '고양이 소녀'(감독 최경진)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죠. 일본의 배두나가 되는 것이 목표랍니다."(히로사와)

'런 서울 런'은 말다툼 끝에 갑작스레 한국으로 떠난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서울을 헤메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이라는 타국에서 일본인이 겪는 문화차이, 그리고 서로에 대한 편견을 우정으로 해소해 가는 과정이 20분간 밀도 있게 펼쳐진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등 한국영화를 오마주한 대사도 인상적이다.

코시카 감독은 "극 중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편견, 그리고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편견을 담았다. 양국에서 생활해 보니 오해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진짜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