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스타 품은 케이블-종편, 노이즈 마케팅 vs 재기 발판김구라 강용석 김미경 함익병 등 물의 빚은 후 조용히 활동 재개진정한 자숙 없으면 부메랑 될 수

함익병
방송가에선 사건ㆍ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고, 대형 스캔들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안에 따라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던 스타 혹은 유명인사가 단숨에 '비호감'이 되기도 한다. 따가운 눈초리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꾸는 데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하거나 이를 이용해 관심을 받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 때로는 논란의 당사자였던 이가 이를 통해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까지 한다. 논란을 품은 케이블과 종편 채널의 오늘을 짚어 봤다.

▲ 부터 김구라까지… 케이블-종편으로 돌아오다

'국민사위'는 '국민밉상'이 됐다. 피부과 전문의 은 SBS'백년손님-자기야'에서 다정하고 넉살 좋은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 중 일부 표현이 정치색을 띄거나 여성 차별 논란에 휘말리면서 구설에 올랐다. "독재가 왜 잘못된 거냐.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혹은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권리의 4분의 3만 행사해야 한다" 등 독재를 옹호하고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들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자기야'에서 하차했지만, 약 2주 후인 2일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한국인의 뜨거운 네모'(이하 뜨거운네모) 고정 패널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유명 강사 의 복귀도 종편 프로그램이었다. 화려한 언변과 입담으로 승승장구하던 은 약 1년 전 논문 표절 의혹에 휘말리면서 방송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맡고 있던 케이블채널 tvN ' 쇼'에서 하차했으며, 그가 게스트로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 편 2부는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달 15일 첫 방송된 JTBC 'ㆍ전현무의 나만 그런가' MC로 복귀했다.

JTBC '썰전''유자식 상팔자' 등 이제는 방송인으로 자리잡은 변호사. 2012년 TV조선 '의 두려운 진실'을 시작으로 방송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2010년 7월 국회 전국대학생토론회 뒤풀이 자리에서 아나운서 지망 여대생에게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말을 건넸고, 해당 사건을 계기로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 달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많은 이들의 공분을 들끓게 한 사건이었다.

김미경
이 밖에도 현영 유세윤 김구라 등 물의를 빚거나 자숙하던 이들이 케이블채널과 종편의 프로그램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방송인 현영은 지난 2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토크쇼 '여우야'로 조용히 돌아왔다. 지난해 5월 자발적인 음주운전 자수로 구설에 오른 개그맨 유세윤은 그 해 8월 케이블채널 tvN 개그프로그램 'SNL코리아'로 복귀했다. 김구라는 2012년 4월, 과거 성매매 여성을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에 빗대 표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가 그해 9월 tvN '택시'로 복귀했다.

▲ 개과천선할 기회 vs 노이즈마케팅

이들이 케이블채널과 종편으로 돌아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당사자로서는 상대적으로 대중의 시선이 덜 쏠리는 케이블채널과 종편 프로그램이 안전한 선택이다.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연예인은 한정돼 있지만, 채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섭외 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케이블채널과 종편 제작진으로선 쉬고 있는 그들에게 눈이 가게 된다. 해당 인물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는 인물이라면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뜨거운 네모'를 기획한 여운혁 CP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제가 된 의 발언을 찾아서 읽어봤다. 나와는 가치관이 전혀 달랐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다. 우리 프로그램은 예능 프로그램이지 정치 프로그램이 아니다. 시청자를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분이라면 김정은이라도 데려오겠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문제는 이들의 진정한 반성여부다. '뜨거운 감자'제작발표회에 등장한 은 시종일관 담담했다. 사과나 해명은 없었다. 그는 "보는 사람 입장에 따라 다르긴 할 거다. 이 자리에서 구구절절 설명할 건 아니다. 또 민감한 발언을 하면 방송이 문제가 아니라 집에서 쫓겨난다"고 일축했다.

강용석
스타들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그들을 향한 시선이 불편하고 책임이 무겁더라도, 사랑을 받는 만큼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사소한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더라도 스타들이 끝없이 사과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재기의 기회는 필요하다. 케이블채널과 종편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시간과 방법이다. 충분한 자숙의 시간과 진정 어린 사과와 해명이 필요하다. 노이즈마케팅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드는 케이블채널과 종편의 '논란스타' 끌어안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이미지세탁소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는 날도 요원해 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