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 이방인' 씨스타 보라

걸 그룹 씨스타의 멤버 보라가 '연기돌'로 첫 발을 내딛는다.

보라는 SBS 새 월화미니시리즈 '닥터 이방인'(극본 박진우ㆍ연출 진혁)에서 탈북여성 이창이 역을 맡는다. 주인공 박훈(이종석)이 남한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조력자이다. 북에 있는 모친을 데려오기 위해 신문배달, 생수배달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하는, 생활력 강한 인물이다.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서는 자연스러운 북한말 연기와 수수한 옷차림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 등 무대 위 가수가 아닌 배우로 출발을 알리는 그의 모습이 신선했다는 평가다.

지난 달 2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보라는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데 좋은 배우 제작진과 함께해 영광"이란 겸손한 발언으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북한말을 구사하는 보라는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다. 입에 잘 안 붙더라. 북한말투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 찾아봤다"고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이제 하다 보니 북한말투가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명지대 뮤지컬학과 출신인 보라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계속 품고 있었다고. "극 중 첩보 장르를 담당한다"는 그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연기를 조금씩 준비해 왔다. 조연이라 부담이 과하지 않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다. 같은 하는 배우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같은 그룹에 소속된 다솜이 먼저 연기를 시작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1TV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 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다. 보라는 "멤버들이 응원해주고 있다. 소속사에서도 많이 지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혁PD 또한 보라의 캐스팅에 대해 "사심 캐스팅이다. 씨스타를 워낙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더욱 엄격한 잣대로 평가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영화 '변호인'의 임시완, SBS 드라마 '신의 선물'의 한선화,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갑동이'의 이준 등이 호연을 보여주며 '연기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씨스타 보라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주간한국>에 "연기에 대한 욕심이 크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데에는 소속사 보다는 본인의 의지가 컸다. 가수 활동과 병행하며 연기와 북한말투 수업을 받았다. 북한말투를 녹음을 해서 평소에도 듣고, 평소에도 즐겨 사용하고 있다. 촬영 현장에서 표준어보다 북한말투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애정 어린 놀림을 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닥터 이방인'은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과 한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이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메디컬 첩보 멜로다. 이들은 명우대학교병원을 배경으로 국무총리 장석주(천호진) 수술팀 선정에 둘러싼 남북 음모의 중심에서 사랑과 경쟁을 펼친다. 이종석 진세연 박해진 강소라 천호진 전국환 최정우 등이 출연한다. 5일 오후 10시 첫 방송.



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