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일 개인전 'Beauty of the Moment'

김중일 'Beauty of the Momen'
회화, 조형, 사진 등 무릇 예술은 심상의 드러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동양에서는 묘사할 대상의 기질ㆍ성격이 생생하게 표현되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중시했다. 이는 작가의 인격이 화면에 반영된다는 동양적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예술에서 기운생동의 메시지는 동양화에 머물지 않고 모든 예술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반면 기운생동의 개념과 그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그러한 기운생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해 온 김중일 작가가 최근 나름의 해석(해결방안)을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 'Beauty of the Moment'를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첫 개인전이 될 이번 전시에서 'Beauty of the Moment'라는 주제로 50여 점의 사진과 더불어 회화,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지된 화면에서 어떻게 움직임을 표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수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작가에게 사진은 가장 간단한 기운생동적 이미지의 산출기이자 이러한 논리적 사유를 정확히 증명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미분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그의 작업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으며, 빠르게 움직이는 찰나의 순간에 포착된 잔상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있는 듯한 정적인 모습에서 또한 빛의 변화와 질감에 따라 생동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가령 열대어의 시각적 이미지와 역동적인 몸짓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작품은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다 밀도 높은 이미지를 보여주며 동양화적 요소인 여백의 미와 평면성을 최대한 살려 마치 잘 그린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붉은 색으로 가득한 수조 속에 열대어를 이용해 작업한 'RED ROOM' 설치 작품 역시 작가의 의도가 진지하게 배어 있다.

찰나의 순간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듬뿍 담은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이어진다.

02-730-1144



박종진기자 j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