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때 제모습 보고 너무 무서웠죠파트너 강하늘과 동기동창 '찰떡 호흡'호러퀸은 큰 배우로 성장하는 '디딤판'앞으로는 섹시한 매력도 보여 줄게요

MBC 드라마 '마의'에서 봤던 귀여운 김소은은 잠시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자그마한 몸집에 애교 가득한 미소를 전하던 그가 변했다. 3일 개봉하는 영화 '소녀괴담'(감독 오인천ㆍ제작 고스트픽처스)를 통해 호러퀸으로서 도전장을 내민 것. 공포영화는 두 눈 뜨고 보지 못하고, 악몽을 꿀까 봐 겁에 질린다는 그이지만 배우로서 새로운 면모를 자랑하기 위해 귀신 분장도 마다치 않았다.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 인수(강하늘)가 학교를 위협하는 악령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소녀괴담'에서 김소은은 학교 주위를 맴도는 또래 소녀 귀신으로 분했다. 자신을 알아보는 인수가 신기해하면서도 어느새 그와 교감하며 풋풋한 연애 감정도 느낀다. 만 스물 다섯 살의 나이지만 아직 교복이 잘 어울린다. "술 마셔도 되는 나이라고 하면 다들 깜짝 놀라요"라 말하는 모습이 풋풋하다.

"계속 어린 캐릭터만 맡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냐 물으시곤 하는데 이때 아니면 언제 다시 교복을 입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즐기고 있어요. 제 장점 중의 하나인데 굳이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벗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죠. 보는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실 수도 있고요. 언젠가는 성숙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섹시한 매력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웃음)

막내처럼 어리광스럽게만 봤는데 꽤 어른스럽다. 알고 보니 2녀 중 장녀다. 김소은은 "본래 무뚝뚝한 성격이었는데 '마의'에서 숙휘공주를 연기하다 보니 애교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성격도 밝아졌단다. "애교가 여자의 가장 큰 무기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안 부리던 애교를 부모님께 보여드리니 '용돈 필요하냐'고 물으시길래 깜짝 놀랐죠.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꽤 익숙해요."

귀여운 이미지를 가진 그였기에 '소녀괴담'은 도전이다. 호러퀸은 연기 잘하는 여배우로서 성장하기 위한 필수 디딤판이다. 하지원, 김규리, 최강희, 박혜진, 공효진, 송지효, 박한별, 김옥빈 등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톱 여배우들이 공포영화를 자양분 삼아 성장했다. 아역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여배우로 나아가려는 김소은에겐 '소녀괴담' 만큼 좋은 선택이 없다.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편이라 무섭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막상 귀신 분장을 해보니 재미있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저에게 자극되는 도전이 필요하기도 했고요. 귀신 분장을 한 저를 본 스태프가 기겁하는 모습이 재밌더라고요.(웃음) 저에게 이렇게 무서운 면이 있나 싶었죠. 하지만 영화로 보는 제 모습은 저도 못 보겠어요. 시사회 때도 (강)하늘이에게 매달려서 봤죠."

극 중 함께 호흡한 강하늘과는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동기다. 실제로 두 사람은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가까운 사이다. 김소은은 "학교 다닐 때는 이렇게 한 작품에서 호흡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저 친하게 지낼 때는 몰랐던 면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됐다며 웃었다.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호흡은 찰떡궁합이었다.

"스무 살 때의 강하늘은 동네 친구 같았는데 어느새 상남자가 되어있더라고요. 이번에 한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죠. 강하늘의 과거는 어땠느냐고요? 지금 완전히 용 됐죠!(웃음) 예전부터 노력파였기 때문에 언젠가 성공할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대세 배우가 될 줄은 몰랐어요. 이번에는 공포 장르였지만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촬영장은 고생스러웠다. 한겨울에 춘추 교복 한 벌로 버텨야 했고, 빠듯한 촬영 일정에 하루에도 몇 번씩 귀신 분장을 지웠다가 새로 해야 했다. "귀신 분장용 메이크업 하느라 피부가 망가졌다"고 울상을 지었지만 그래도 김소은은 영화 촬영장이 즐겁다. 2007년 '두사람이다' 이후 7년 만의 스크린 도전이었기에 더 그랬다.

"그동안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적었어요. 언제나 충무로로 돌아오고 싶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소원을 풀었죠. 주연이었기에 부담도 있었지만, 영화 촬영에 집중하다 보니 그것마저도 신경 쓰지 못하겠더라고요. 어쩌면 친한 사이였던 강하늘과 출연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네요. 정말 많이 의지했거든요. 얼마나 든든했었는지 모르실걸요?"



이정현기자 sei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