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일본 현지에서 느끼는 한류는 전만 못하다. 한때 도쿄 중심지를 뒤덮었던 K-POP 아티스트의 모습은 이제 찾기 힘들 정도. 신주쿠 타워레코드에서의 K-POP 코너 역시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축소됐다. “일본 한류는 끝났다”는 표현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인기가 시들해지자 오히려 즐거워하는 한류 팬도 있다. 내놓기만 하면 팔리던 때가 지나자 스타들이 더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에 나서기 시작한 것. 특히 일본 팬들이 좋아하는 악수회 하이터치회가 늘어났다.

대표적인 한류스타 권상우는 지난 6월 가진 팬미팅에서 밀착형 팬 서비스를 기획했다. 객석으로 내려가 일일이 팬들의 손을 잡아주는 등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했다. 떠오르는 한류스타 박해진은 다섯 명의 팬들과 함께 연인 설정 상황극을 준비하는가 하면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목걸이, 선글라스, 드라마에서 착용한 넥타이 등 애장품을 직접 선물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했다.

현장을 찾은 한 팬은 “좋아하던 스타와 악수를 하며 눈빛을 교환하니 꿈만 같았다. 그동안 한류스타는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이렇게 함께 호흡하게 되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멀리서 스크린으로만 보던 스타와의 거리가 줄어듦으로써 친숙함이라는 새로운 매력이 생겨난 셈이다.

한류 붐이 잦아들자 아티스트와 팬의 거리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팬덤의 규모는 작아졌을지 몰라도 한류 콘텐츠는 어느 때보다 친숙하다. 이는 곧 일본에서 한류가 성공한 원인이기도 하다. 10년의 시간을 지나 초심으로 돌아온 스타들 덕에 한류 콘텐츠는 더 매력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hankooki.com



이정현기자 sei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