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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창간 50주년 기획 특집] 'K-pop'의 진화와 명암

'문화대국' 꿈꾸는 신한류 전사들… 대륙으로 유럽으로 '새 영토' 확장
  • 싸이
日한류 주춤해지자 중국어권 급성장
연평균 27% 성장률… 곧 일본 추월할 듯
'강남스타일' 필두로 북중미ㆍ유럽시장도 개척

아이돌 그룹서 탈피 록ㆍ재즈 장르로 확산
중국한류 '중화사상'이 발목 잡을 수도
새시장 개척 인프라 구축 등 민ㆍ관 협업 이뤄야


동방신기로 대표되던 일본 K-pop 열기가 궤도에 오른 지 10년이 지났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 한류는 흥망성쇠를 거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본거지인 일본 뿐만 아니라 대륙으로 지칭되는 중국어권 시장, 그리고 북중미와 유럽까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K-pop은 여전히 한류의 총아이며 음악 산업 수출액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주간한국은 창간 50주년을 맞아 한류의 핵심인 K-pop의 현재를 짚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과제를 통해 미래를 내다봤다.

▲ 중국어권, 새 한류 본거지

대륙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일본 내 한류 산업 성장률이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위기설이 퍼지자 대안으로 중국어권 시장이 떠올랐다. 리스크는 있지만, 파괴력은 오히려 일본보다 더했다. 위기는 기회가 됐고 중국 발 '차이나 머니'는 한류의 새 성장 동력이 됐다. 현재 중국 시장은 확실히 '핫'하다.

  • 동방신기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의 최대 수출국가는 여전히 일본(13억 4,789만 달러, 2013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이지만 중국(12억 2,932만 달러) 역시 최근 크게 증가하며 일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증감률 측면에서 중국은 전년 대비 9.9% 증가했으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27.6% 증가하고 있다. 중국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곧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고 중소사들이 뒤따르는 형태다. 10여 년 전부터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던 SM엔터테인먼트는 슈퍼주니어-M, 엑소-M 등 중국 출신 아티스트들을 멤버로 영입하며 꾸준히 현지 공략을 준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엑소의 대성공은 중국 시장에서의 K-pop 위상을 드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쟁사인 YG, FNC 등도 현지 아티스트 영입 및 콘텐츠 수출을 위한 활로를 개척 중이다.

수익만큼이나 리스크도 크다. 특히 일본 시장과는 전혀 색깔이 다른 탓에 곳곳에서 진통이 따르고 있다. 문화 융성 단계에 진입한 중국은 한국ㆍ일본과 비교해 시스템이 아직 정돈되지 않아 현지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것이 업계 목소리다. 사회주의 체제인 만큼 콘텐츠에 따른 중국 정부 차원의 제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일본과 달리 스타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언제라도 한류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주춤' 일본 한류, END냐 AND냐

지난 7월21일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발표한 '해외 한류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일본인 응답자 400명 중 50%는 향후 한류의 지속 기간을 묻는 질의에 '이미 끝났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류가 10년 이상 '롱런'할 것으로 전망한 일본인은 6.1%에 불과했다. 실제로 일본 내 한류 산업 성장률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도쿄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서 성업했던 한류 백화점이 폐업하고 팬들로 북적였던 거리는 한산해졌다. 한류테마파크 건설계획은 백지화됐다. 위기설을 뒷받침하는 현상은 계속 이어졌다.

  • 틴탑
그렇지만 일본 시장은 여전히 K-pop의 중요 시장이다. '한번 팬은 영원한 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 팬들은 높은 충성도를 자랑한다. 연이은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의 현지 콘서트 티켓은 불티나게 팔린다. 최근 발매된 JYJ의 국내 정규 2집 '저스트 어스'가 일본 오리콘 8월 첫째 주 주간 앨범차트 2위를 기록한 것은 이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전문가들은 정점 찍은 일본 한류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아티스트)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또 한일양국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ㆍ국제적인 사안에 대해 양국 정치인들이 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상호협의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는 한류 지속 발전을 위한 6대 전략을 통해 "비인기 문화 장르까지 흡수하는 한류 범위 확장" 및 "건전한 콘텐츠의 지속 생산을 위한 창작 생태계 구축"을 주장했다. 결국 콘텐츠와 문화 소통에 답이 있으며 이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일본 한류 미래가 달린 셈이다.

▲ 북중미ㆍ유럽, 블루오션 열렸다

중국ㆍ일본과 비교해 북중미와 유럽 내 K-POP 영향력은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흥행 가능성은 높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여전히 높은 턱을 자랑하지만, 조금씩 벽을 허물고 있다. 2012년 글로벌 히트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글로벌 K-pop의 상징으로서 한류를 알리는데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를 통해 'K-pop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지난 3월 UC버클리에서 열린 KPOPCON에는 미국내 22개 K-pop 커뮤니티 및 현지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하며 성황했다. 또 걸그룹 2NE1의 2집 앨범 '크러시'는 빌보드 200에서 61위를 기록했으며 '컴 백 홈'은 월드디지털송스 차트에서 5위에 오르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유럽 역시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고 있으며 소규모 공연을 시작으로 K-pop을 알리려는 국내 아티스트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수요층은 아직 적으나 '마니아' 층은 확실해졌다는 업계 분석이다.

걸음마 단계인 미국 시장과 비교해 남미는 이미 K-pop 열기로 뜨겁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K-pop 열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현지 한국어 관련 학교에 사람들이 몰리거나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으로 확인 가능하다. 현지 매체들은 앞다퉈 K-pop을 소개하고 있으며 국내 매체 인용에서 발전해 한국을 직접 방문해 취재하는 모습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아시아 지역과 비교해 미주, 중남미,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에서 한류콘텐츠 이용량 증가가 더 높다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조사 보고(글로벌한류동향)도 있었다.

  • JYJ
김선태 주 칠레대사관 참사관은 <스포츠한국>에 "남미의 한류는 절대 반짝이 아니며 미국의 팝 음악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보급률이 증가하며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문화가 전파됐고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며 '한국=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은 것도 한몫했다.

▲ 아이돌 벗어나 음악산업 전반으로 확대

K-pop 한류는 아이돌 그룹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최근들어 록과 재즈, 그리고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 올 2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뮤직 마켓 미뎀(MIDEM)은 'K-pop NIGHT' 쇼케이스를 공식행사장 특설무대에서 개최했다. 여기에는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로를 비롯해 아이돌 빅스, 록밴드 레이시오스, 구남과여라이딩스델라가 공연을 펼쳤다. 또 한국공동관을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미팅, K-pop 주제 패널 토론이 진행되는 등 아이돌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한국의 음악이라는 본질적인 접근이 시작됐다.

한국 음악을 알리려는 정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10월 열리는 '뮤콘'(MUCON 주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외 음악산업 관계자와 뮤지션의 상호교류와 정보제공,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하며 올해로 3회를 맞았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이번 뮤콘의 주제는 'Music Connection'이다.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이 이어주는 사람, 세계 그리고 콘텐츠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우리나라 음악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계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비즈니스 마켓을 통해 한국 음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전세계에 진출하는 활로가 열린다.

▲ 민ㆍ관 서로 힘 합쳐야 할 때

결국 K-pop 역시 산업이다. 열악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정을 고려할 때 자생적인 한류 확산과 더불어 정부와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방송 매체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한류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려는 타분야 기업들과의 협업, 그리고 새로운 시장 개발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및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시장의 변화와 이에 따른 민관의 움직임은 여전히 바쁘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박성현 박사는 <스포츠한국>에 "중국을 비롯해 남미 등 신흥 국가들의 한류는 대중적이기보다는 마니아 성격이 강하다"며 "수익구조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작은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진출하기 버거운 게 현실이다. 남미의 K-pop 열기가 SM과 YG, 씨제스 등 대형기업 위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 분석했다.

"K-pop이라는 콘텐츠가 남미 등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업이 중요하다. 엔터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에서 주최하는 한류 콘서트 역시 수익성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한류의 원동력을 계속 발굴해 나가기 위해 정부나 방송사 측에서 먼저 미개척 K-pop 시장에 접근해 경쟁력있는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뒤따라야 신시장 개발이 가능하다."

중국 시장은 이제 자리 잡기 시작했고 남미 등 제3세계 한류는 이제 막 봉우리를 틔우려는 단계다. 일본에서 불거진 '한류 위기설'을 잠재우고 세계로 뻗어 가는 한류가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고 꽃을 만개하기 위해서는 민과 관이 함께 모여 중지를 모아야 할 듯하다. 긍정적인 것은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한류 단체 역시 '한류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미국의 팝음악처럼 잠깐의 트랜드가 아닌 정착된 문화의 하나로 한류가 자리 잡는 것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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