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주간한국 창간 50주년 기획 특집] '한류 4.0시대'… 사람이 힘이다

'한류 역군' 스태프도 세계로 진출
무술 감독부터 예능PDㆍ작가 등 우수성 인정 '한류 진화' 이끌어
한국드라마 뛰어난 기획력 인정… 미국 리메이크 판권 수출 늘어
스타일리스트 중국 진출도 활발
  • '별에서 온 그대'
대중문화 한류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더 이상 단순히 한국에서 생산해낸 완제품 콘텐츠의 수출에 머물지 않고 가지가 계속 쳐지며 다양한 분야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 머물던 한류가 예능으로 분야가 넓어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 단순한 영화 리메이크 판권 수출에 머물던 포맷 수출이 드라마와 예능으로 옮겨가면서 한국 콘텐츠와 똑같은 완성도를 갖추기 위한 인력 수출도 늘어가고 있다.

더 이상 특출한 한류스타와 국제영화제서 조명받는 유명감독들만 해외에 진출하는 게 아니다. 무술 감독부터 예능 PD, 작가, 조명,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한류의 역군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맹활약하고 있다. 우수한 한류 콘텐츠를 이룬 스태프 하나하나가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 '사람이 가장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대중문화계 종사하는 한명 한명이 금세 꺼질 것 같았던 한류의 생명력을 되살리며 한류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뼈대와 사람이 한류 살리나

한국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수출은 2000년대 초반 박철수 감독의 '301 301' 이후 수십편이 이뤄졌다. 그러나 제작에 들어가거나 개봉된 영화는 매우 드물다. '올드보이' '거울속으로' '시월애' '장화 홍련'은 개봉했으나 흥행에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고 영화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이렇게 영화 리메이크가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가운데 최근 한국 드라마의 미국 방송사 리메이크 판권 수출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사로잡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미국 지상파 방송 ABC 방송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나는 가수다'
미국판는 '별그대'는 한국드라마 포맷을 기본으로 인간 세상을 구하기 위해 지구로 온 초능력을 가진 남자가 세계적인 슈퍼스타 여배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인기 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 '쉴드' '엔젤' '라이투미'를 쓴 엘리자베스 크래프트와 사라 페인이 리메이크 집필을 맡는다. 박지은 작가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의 문보미 대표가 EP(executive producerㆍ총괄 프로듀서) 자격으로 리메이크 작업에 참여한다.

'별그대' 이전에도 SBS 드라마 '신의 선물', tVN 드라마 '나인', KBS 드라마 '굿닥터'가 미국 방송사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려 현재 제작이 준비되고 있다. 또한 몇 편의 드라마가 리메이크 제안을 받고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의 뛰어난 기획력과 단순하지만 독특한 스토리텔링의 힘이 미국 방송사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현재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미국 방송사에서 이미 아시아권에서 검증받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 리메이크 판권 수출은 더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예능 포맷 수출에 따른 인력 수출

최근 중국 방송에서는 한국 예능을 리메이크한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단순히 포맷을 수입한 것을 넘어서 연출이나 조명, 세트가 거의 똑 같은 복제품 수준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는 가수다'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후 MBC '우리 결혼했어요''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 KBS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불후의 명곡', SBS 'K팝스타''런닝맨', tvN '꽃보다 할배'와 MBC에브리원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등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이 거의 대부분 중국으로 포맷이 수출돼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중국은 단순히 포맷만 수입하는 게 아니라 한국판 PD와 제작진을 초청해 한 국 스태프들의 중국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나가수'중국판 제작 때 김영희 PD가 중국으로 건너가 제작 자문을 한 데 이어 '1박2일''런닝맨'의 주요 스태프가 중국으로 수차례 건너가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방송사에서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라 '완벽한 복제'를 원하기 때문에 연출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제작진이 중국으로 건너가고 있다. '불후의 명곡'의 경우 PD와 작가뿐 아니라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등 제작 스태프 전원이 중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한국 제작진이 중국 리메이크판 제작에 다수 참여하게 된 건 중국 당국의 제동이 영향을 끼쳤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각 방송사에 대해 포맷 수입을 연 1회로 제한하면서 중국 방송사들이 기존 포맷 수입을 '공동제작' 형태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 스태프들의 중국 예능프로그램 참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국 방송 시스템에서는 없는 개념인 작가들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방송사에서는 포맷을 넘어서 기획안을 만들 노하우를 갖춘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후문이다.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다. '별그대'의 장태유 PD는 중국에서 연출 제안이 쏟아진 끝에 최근 SBS를 휴직하고 중국에서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에 앞서 '풀하우스'의 표민수 PD, '꽃보다 남자'의 전기상 PD, '구가의 서'의 신우철 PD 등도 중국 제작사와 손잡고 중국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문화평론가 이주하씨는 "한류가 일부 비관론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기반이 허약한 것이 아니다. 특히 드라마나 예능 분야에서는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참신한 기획과 스토리텔링에 좀더 중점을 둔다면 전세계적으로 먹힐 만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 해외 스태프들의 중국 진출에 대해 '호랑이 새끼를 키운다'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표절을 막고 우리 콘텐츠의 힘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한 방송 환경에서 세분화되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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