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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문소리 "'자유의 언덕'이 초심을 되찾아 줬어요"

카페 여주인 영선 역 맡아 능청스러운연기
일본 배우 카세 료와 완벽한 연기 케미스트리
수많은 영어대사 고등학교 때 실력으로 소화
  • 사진=권영민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기가 세다’’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카리스마를 지녔다. 영화 ‘자유의 언덕’(감독 홍상수, 제작 전원사)으로 돌아온 배우 문소리는 솔직 명료한 사람이었다. 정리하기 힘든 복잡 미묘한 사항들로 고민에 빠져 있는 사람도 문소리와 10분만 이야기를 나누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모든 사항에 뜨거웠던 20~30대 때의 전투적인 자세는 줄어들었지만 불혹이라는 나이에 맞는 편안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산뜻한 바람이 귓가를 간지롭히는 가을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소리는 화사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인사말을 건네자 특유의 화통한 웃음소리로 인터뷰장에 해피 바이러스를 불어넣었다.

“홍감독님과 작업한 건 이번이 벌써 네 번째예요. ‘하하하’로 처음 홍감독님을 만났을 때 과연 나와 잘 맞을까 고민스러웠는데 이젠 작품 찍는다는 소식을 들릴 때 왠지 날 불러주지 않을까 기다려질 정도로 말 그 대로 홍감독님의 열성팬인 ‘홍빠’가 됐어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세계란 바다에 풍덩 빠진 거죠. 많은 분들이 시나리오가 없이 매일 아침 대본을 받는 홍감독님 작업 방식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느냐고 물으세요. 하지만 전 앞으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 자양분을 받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에요.”

‘자유의 언덕’은 사랑하는 여인 권(서영화)을 찾아 한국에 온 일본 남성 모리(카세 료)가 서울에서 겪는 일들을 그린 작품. 문소리는 모리와 짧지만 임팩트 있는 만남을 갖는 카페 여주인 영선 역을 맡았다. 문소리는 다소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영선 역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해낸다. 모든 캐릭터를 배우들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낸다는 홍감독의 작업 방식에 맞게 영선 캐릭터에는 문소리의 실제 모습이 묻어나 더욱 유머러스하게 다가온다.

“영선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요? 맞아요. 감독님과 작업을 할 때는 다른 작품처럼 분석하고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없어요. 촬영 전 ‘그냥 너의 상태로 있다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영선을 연기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대로 연기하면 돼요. 촬영 당일의 내 모습 중 감독님이 인상적으로 본 부분을 영선에 담으셨어요. 그래서 영화를 볼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구나’라며 놀랄 때가 많아요. 처음 출연제안을 받았을 때는 카페 여주인이라고 해서 비중이 작을 거라 생각했어요. 영어도 해야 한다고 해서 손님을 맞는 수준이겠지 했죠. 그런데 의외로 비중도 많고 거기에다 영어 대사량도 많아 당황스러웠어요. 많이 긴장했는데 역시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고요. 감독님이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걸 원하지 않으셔서 다행이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준으로 연기했어요.(웃음)”

  • 사진=권영민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문소리는 ‘자유의 언덕’에서 상대배우인 카세 료와 기대이상의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선보인다. 유창하지 않은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를 쓰면서 서로 교감을 하는 모습에서 두 베테랑 배우들의 내공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단 2주간의 촬영 기간은 두 사람을 친구로 만들어주었다. 촬영 후에도 두 사람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고 있다.

“사실 감독님이 카세 료가 출연한다고 말할 때까지 누군지 몰랐어요. 그후 인터넷을 뒤져보고 나서야 알게 됐죠. 심지어 내가 영화를 본 작품도 있더라고요.(웃음) 카세 료는 직접 만나보니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었어요. 영화뿐만 아니라 예술 다방면에 조예가 깊더라고요. 영화를 촬영할 때 배우로서도 정말 흥미로웠어요. 홍감독님 월드에 푹 빠져 있더라고요. 마치 이 작품을 위해 숨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몰입해 있어 놀라웠어요. 배우로서 정말 영화에 헌신적이었어요.”

문소리가 ‘자유의 언덕’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은 예상보다 컸다.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기에 개봉 후임에도 바쁜 스케줄 중간중간 인터뷰 릴레이를 이어갔다. 감독의 아내이자 딸 아이의 엄마, 후배를 가르치는 교수, 영화를 공부하는 박사과정 학생이라는 네 가지 직함을 가진 와중에도 쉴 수가 없다. 다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자유의 언덕’을 봤으면 하는 소망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글쎄요. 내가 출연한 영화 중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없지만 이 작품은 왠지 그렇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연기를 시작할 때 초심을 다시 찾아줬어요. 제 필모그래피에 ‘박하사탕’ 다음으로 ‘자유의 언덕’이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홍감독님이 고마울 따름이죠. 다음 작품도 같이 할 거냐고요? 불러 주면 해야죠. 촬영 끝냈을 때 감독님에게 ‘다음 작품 때 모르는 척하면 안된다’고 말했는데 모르죠 뭐. (웃음) 차기작은 아직 못 정했어요. 40대 여배우가 할 만한 게 정말 없더라고요. 드라마도 하고 싶은데 마땅한 게 없고요.”

문소리는 현재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 아이’의 시청률 이야기를 꺼내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매직아이’는 시청률 저조로 포맷을 계속 바꾸며 진화 중이다. 문소리는 예능프로그램 MC 도전에 대한 질문에 “거창한 욕심은 없다”며 “연기를 더 자주 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해 출연하게 됐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러며 함께 진행을 맡은 이효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사진=권영민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그렇게 잘 맞을 줄 몰랐어요. 외모부터 걸어온 길까지 아주 다른데 성격은 비슷해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공통점이 많고요.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다른 분야의 친구를 갖기 힘든데 좋은 친구, 동생을 갖게 된 느낌이에요. 언제까지 출연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하는 동안만큼은 즐겁게 임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딸 연두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정말 예쁘다”며 함박미소를 짓는 게 영락없는 엄마였다. 둘째 계획을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이를 낳으면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말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죠. 둘째는 자신 없어요. 사실 아이를 좋아해 둘째 셋째 낳고 싶지만 키워줄 사람이 없으니까 힘들 듯해요. 지금 연두도 부모님이 키워주시는데 정말 죄송스러워요. 제 욕심 때문에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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