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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소재 콘텐츠, 부진 씻고 대중 마음 사로잡을까

언론 소재 드라마와 영화는 유독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진실을 좇는 정의로운 기자들은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 TV와 스크린이 다시금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들을 내놓는다. 줄곧 외면을 받아왔던 언론인들의 이야기가 어떤 승부수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지지부진한 언론 소재 콘텐츠들

언론을 다룬 드라마는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그리 선호하지 않는 장르다. 흥행을 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방송된 MBC ‘스포트라이트’는 방송국 보도국 기자들의 세계를 그린 전문직 드라마였다.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기자상과 진정한 저널리즘에 대한 문제에 접근했다. 출연진 역시 화려했다. 손예진 지진희 진구 등이 출연했으나 당시 동시간대 방송된 SBS ‘일지매’와 KBS 2TV ‘태양의 여자’ 등에 밀려 10% 이하의 낮은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종영을 했다.

2009년 방송된 MBC ‘히어로’는 삼류 신문기자가 거대언론사와 맞서 싸우면서 정체성을 찾는 내용을 다뤘다. 이준기가 ‘일지매’ 이후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으로 눈길을 모았지만 5%의 시청률로 쓸쓸하게 퇴장했다.

영화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모비딕’은 의문의 폭발사건을 소재로 내부 고발자와 진실을 파헤치는 사회부 기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흥미로운 소재와 황정민 김민희 등 톱스타들의 등장에도 영화는 43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데 그쳤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기자들은 진실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사리사욕은 채우지 않고 영웅적인 면모가 크게 부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언론인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이들을 정의의 사도로 생각하는 대중은 많지 않다. 언론사가 많아지면서 진실이 확인되지 않는 기사들과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들이 범람하며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괴리감은 언론 소재 콘텐츠들이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와 ‘히어로’는 기자들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해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묘사를 하기도 했다.



▲ 출격 앞둔 언론 소재 드라마, 차별점은?

출사표는 내던져졌다.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피노키오’와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힐러’, 영화 ‘내부자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등이 대중들 앞에 출격을 앞두고 있다.

내달 첫 방송되는 ‘피노키오’는 20대 사회부 수습기자들의 성장기를 다룬다. 인기리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그리고 이종석까지 합세했다. 이종석은 사회부 기자 달포로, 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증상)이 있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인하로 분한다. 실제 ‘피노키오’ 제작진 측은 기획 단계부터 이종석과 박신혜를 염두에 두고 오랫동안 러브콜을 보냈다. 치열한 세상 속으로 뛰어든 청춘들의 자화상을 그 누구보다 잘 그려낼 것이라 생각한 것.

‘진실을 좇는 사회부 기자들의 이야기’는 기존의 언론 소재 드라마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박혜련 작가가 1년 동안 작품을 준비한 만큼 현실성 있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12월 첫 방송되는 ‘힐러’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의 이정섭 PD가 의기투합했다.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22세기형 심부름꾼 지창욱과 ‘똘기’ 충만한 인터넷 신문기자 박민영, 그리고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스타기자 유지태가 서로 엮이게 되면서 과거와 현재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그린다.

‘힐러’ 배우들과 제작진은 첫 방영이 되기 전까지 아직 두 달 정도 남았지만 벌써 두 번째 대본 리딩까지 마치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항상 완성도 면에서도 조금 미흡한 면을 보였던 언론 소재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일 개봉한 박해일 유연석 주연의 영화 ‘제보자’는 지난 2006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논란이 된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박해일이 연기한 윤민철은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시사프로그램 PD로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인물. 실제 사건에 충실한 내용 전개로 여타 언론 소재 콘텐츠들과는 차별화를 뒀다.

이병헌 조승우 주연의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내부자들을 통해 날카롭게 해부할 범죄드라마다. 권력의 핵심을 배후 조종하는 인물로 거대 언론사의 중견기자의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박보영이 출연하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이혜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스포츠지 연예부 신입 기자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박보영은 주인공 라희 역을 통해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와 그 속에서 새내기 기자로 살아가는 고뇌와 갈등을 표현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언론 소재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부분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대중들은 진실에 많은 갈증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을 잘 끌어내서 대중들의 정서를 어루만져준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진실의 모습이 둔감하게 다뤄지거나 틀 안에서 그저 장르적 재미만 추구하게 된다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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