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대기만성'형 스타들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와 성혁.
■ '왔다! 장보리' 이유리와 성혁

지독한 악역ㆍ살벌한 복수 열연

시청률 급등…연예프로 러브콜

■ '응답하라 1994' 유연석

기대주에서 10년간 무명생활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
■ '코미디 빅리그' 이국주

유연한 반전 매력 '으리' 우뚝

오랜 시간 갈고 닦은 내공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방송가 안팎으로 뒤늦게 조명을 받게 된 대기만성형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왔다! 장보리'의 스타 이유리와 성혁 그리고 '응답하라 1994'로 신드롬을 일으킨 유연석, '으리으리'를 외치며 대세에 등극한 이국주가 그 주인공. 타고난 재주와 운을 바탕으로 연예계 데뷔 동시에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이들은 꾸준한 노력과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스타의 자리에 올라갔다.

▲ '왔다! 장보리'가 낳은 스타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가 지난 11일 종영했다. 시청률 9.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35%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주연배우인 오연서 김지훈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출연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악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와 그에게 버림받고 복수를 꿈꾸는 문지상 역의 성혁은 드라마가 낳은 최고의 스타에 등극했다.

‘룸메이트’의 이국주.
극중 연민정은 '암유발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지독한 악행을 저질렀다. 성공을 위해 가족을 모른 척 하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이유리는 자신이 낳은 자식을 버리고 옛 연인을 죽이려고 하는 등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는 연민정을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주인공을 괴롭히고 숱한 악행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이유리는 참하고 착한 천사표 여주인공부터 복수를 꿈꾸는 악녀까지 장르와 배역을 넘나드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주로 아침 및 주말드라마에 출연했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에서는 비켜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14년 내공이 밑바탕 된 혼신의 연기력으로 연민정을 그려냈고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유리의 전성시대는 열렸다. 현재 차기 작품은 물론 광고계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데뷔했다. 10년 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얼굴을 내비쳤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 편의 드라마가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성혁이다. 성혁이 연기한 문지상은 연민정의 악행에 유일하게 제동을 건 인물이었다. 자신을 버린 연민정을 향한 살벌한 복수를 펼친 그는 '국민 탄산남' '갓지상' 등의 별명을 얻었다.

성혁은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잘됐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물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무명의 시절 연기에 대해 고민해왔던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시간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갈고 닦은 10년 내공은 이제 마음껏 분출하기만 하면 된다. 그는 내달 방송되는 KBS 1TV 일일극 '당신만이 내사랑'의 주인공으로 또 다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 '응답하라 1994'부활 유연석

그의 데뷔는 화려했다.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유지태 아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충무로 기대주에 등극하며 매해 '라이징 스타'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게 전부였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10년만 해보자'라는 마음 하나로 연예계 생활을 버텼다. 코미디부터 공포, 스릴러 등 가리지 않고 연기를 했다. 그는 데뷔 10년 차가 되던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로 날개를 얻었다.

극 중 그는 고아라가 연기한 성나정을 짝사랑하는 야구부 투수 칠봉이 역을 맡았다. 한 사람만을 좋아하는 지고지순하고 따뜻한 매력으로 '밀크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0년 동안 쌓아온 연기력과 내공이 캐릭터에 녹아들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응답하라 1994'로 날개를 달은 그는 이제 더욱 더 큰 비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일 박해일과 동반 출연한 영화 '제보자'가 현재까지 약 13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 외에도 그는 한석규 고수 박신혜와 함께한 영화 '상의원'과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 '은밀한 유혹' 그리고 '그날의 분위기', '뷰티 인사이드' 등을 촬영하며 대세로서의 행보를 이어나간다.

▲ 존재감無에서 대세 개그우먼으로

이국주는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그가 설 수 있는 무대는 많지 않았다.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다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끼를 드러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김보성을 패러디한 '으리'와 "비겁하다~ 욕하지 마~ 더러운 뒷골목엔 맛집이 많지요~"와 같이 센스가 돋보이는 식탐송을 선보이며 대세 개그우먼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이후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 지상파 대표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SBS '룸메이트2'에 고정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최근 열린 '룸메이트2' 기자간담회에서 이국주는 "9년 동안 활동하면서 TV에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가장 핫한 시간대에 하는 예능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거대한 몸(?)과 다르게 유연함을 과시하며 반전 매력을 선사했고 자신의 식탐을 캐릭터로 발전시키는 당당한 자신감으로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샀다. 현재 이국주는 광고계의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최근 설탕, 쇼핑몰, 모바일 게임, 야쿠르트 광고 등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조현주기자 jhjdh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