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만에… 첫 사랑 소녀처럼기타 하나 들고 상큼한 미소로 돌아와연애할 때 그 느낌 그대로 불렀어요연애 해봤냐구요?… 노래 들어보면 알아요

여린 소녀가 첫사랑에 빠진다면 아마 이런 느낌일 것이다. 처음 겪어보는 감정의 설렘, 좋아하는 이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행동들이 떠오른다. 레몬처럼 톡 쏘는 짜릿함, 커피 향기같은 부드러움, 모히또 같은 상큼한 떨림이 담겼다. 풋풋한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가수 주니엘(21)이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연애하나 봐'로 돌아왔다.

기타를 든 소녀, 가수 주니엘이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주간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곱슬곱슬 풍성한 머리에 흰 얼굴의 그는 발랄한 걸음걸이로 다가와 상큼한 미소로 인사했다. 정신없는 언론사 편집국 풍경에 비타민이 들어온 모양이다.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주니엘에게만은 봄 향기가 솔솔 피어났다.

"1년 5개월 만이에요. 오래 쉬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남달라요. 이전의 제가 '소녀' 이미지에 국한됐다면 앞으로는 여성스러운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나이를 찾아가는 거죠. 이전에 이별의 아픔을 노래했더니 주위에서 '네가 무슨 사랑을 아니'라 말하는 것에 상처받았어요. 이제는 성인 주니엘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주니엘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연애하나 봐'에는 타이틀곡 '연애하나 봐'를 비롯해 총 3곡이 수록됐다. 연애를 시작하는 설렘을 표현한 타이틀을 비롯해 '플리즈'와 'Bug off' 등 계절감 있는 곡들이 눈에 띈다. 특히 '플리즈' 'Bug off'는 주니엘의 자작곡으로 그의 서정적인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곡 '연애하나 봐'는 연애할 때 느끼는 행복함과 설렘을 노래했어요. 예전에 실제로 느꼈던 감정을 녹이려 노력했죠. 연애 경험이 있긴 하느냐고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요. 이래봬도 어엿한 20대 숙녀예요. 그런데 연애 허당인건 사실인 것 같아요. 친구들의 연애 상담은 자신 있는데 왜 제 연애는 안되는지 모르겠어요. 여우처럼 행동해야 사랑도 한다던데 그런건 자신 없거든요."

"가을이 되니 더 쓸쓸하다"는 주니엘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비록 연애허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녹여 무대 위에서 '연애하나 봐'를 부르고 싶다는 바람도 남겼다. "이제는 열성적으로 짝을 찾아나서야 할 것 같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이제 소녀티를 벗은 20대 초반 여성의 풋풋함이 느껴졌다.

"애교도 없고, 밀당도 못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어떤 분은 팬들에게도 너무 딱딱한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성격이 그런걸 어떡해요.(울상) 한번은 억지로 애교를 부려보았는데 저도 어색하고 보는 분들도 어색해서 혼났죠. 카메라 보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건 정말 못하겠어요."(웃음)

늘 소녀같은 매력만 보여서 '연애허당' 이미지가 생긴 것은 아닐까. 주니엘에게 '언젠가 섹시한 매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말하니 "저는 눈이 살짝 풀려 있어서 (섹시미를 보여주기에) 신체 조건이 좋다"며 웃었다. 하지만 당장 섹시미로 컴백할 계획은 없다. "아직은 짧은 치마나 파진 옷이 어색하다"는 주니엘이다. 그러면서 "서른 즈음에는 도전해보고 싶다"고 귀띔했다.

요즘 유행하는 '썸'도 안타냐 물으니 "저 진짜 '썸' 고프거든요"란다. 마음에 드는 이가 있어도 쉽게 다가가지 못해 놓치기 일쑤라고. 주니엘은 "저 밀당 할 줄 모르니 그냥 다가와 주시면 안되나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마음은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한걸음만 다가와 달란다.

아직은 소녀같은 주니엘이지만 연애 경험도 있고, 지금도 사랑할 준비가 끝났다. 운명의 그, 혹은 '임자'를 아직 못 만났을 뿐. 주니엘의 연애허당 탈출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도 공개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결혼으로 이어진다면 다르지만 활동 중에 대중에게 알려지면 꼬리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뿐만 아니라 소속사 식구들이나 그분(미래의 남자친구)도 난처한 상황을 맞을 수 있잖아요. 팬들은 어서 연애하라고 난리예요. 연애하면 남자친구 신상 털거면서(웃음). 공개연애는 숨길 수 있을 때까지 말하지 않을래요. 하지만 일단 연애를 먼저 해야하는 데 어떡하죠?"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