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교토 국제 영화제' 르포 교토는 일본영화의 '뿌리'외국영화 수용해 발전 도모모스트 리스펙트 상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수상교토시 전폭적 지원 '축제의 장'

교토국제영화제 개막작 '앳 홈' 주역들.
일본의 전통을 대표하는 도시 교토를 지켜왔던 교토영화제가 2014년을 맞아 국제영화제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뤼미에르 형제의 작품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영화가 상영된 곳이다. 이후 일본 시대극의 배경이 되며 일본 영화의 뿌리가 된 장소이기도 하다. 10월 16일 일본 교토시 하나미코지 거리에 위치한 야사카 가이칸에서 시작을 알렸던 제1회 교토국제영화제가 19일 성대한 막을 내렸다.

일본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키노 쇼조의 업적을 기리고, 일본영화의 창조와 발전에 기여한 후대 영화인을 표창하기 위한 '마키노 쇼조' 상은 기무라 다이사쿠 감독, 국제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에게 주어지는 '미후네 도시로' 상은 야쿠쇼 고지가 올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와 감독에 대한 찬사를 담은 모스트 리스펙트 상은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수상했다. 파리와 교토의 우정을 담은 모스트 리스펙트 인 파리 상은 프랑스 배우 이렌느 야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일본 전통과 결합한 독특 영화제

일본 내에서도 가장 전통을 중시하는 도시인 교토에서 진행된 교토국제영화제는 독특했다. 일본 제1의 관광도시답게 도심에는 국보급 사찰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게이코와 마이코들이 관광객들과 함께 거리를 장식하는 진풍경이 이어졌다.

가을의 청명한 날씨와 이제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먼 곳에서 영화제를 찾은 영화팬들을 반기는 듯했다. 영화제 관련 행사들도 일본의 전통 공연을 중심으로 이어져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수십 명의 게이코들이 등장했던 개막 공연을 비롯해 웰컴 파티에는 일본 전통북 타이고 공연단이 출연해 흥을 돋웠다.

교토국제영화제 나카지마 사다오 실행위원장.
'영화도 예술도 다른 모든 것도 함께'라는 테마로 진행된 교토국제영화제인 만큼 다양한 부대행사가 눈에 띄었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영화를 비롯해 음악, 그림, 사진, 애니메이션, CG, 패션, 공예는 물론, 교토의 역사와 전통에 기반을 둔 예능, 기술, 표현방법 등 다양한 예술을 장려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장소 역시 한두군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토시청 광장, 오에노가쿠도, 리세 초등학교 교토 문화박물관 등 도시 전역에서 열려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뿌리에서 일본 영화 미래 찾았다

일본 영화계는 한때 전세계 영화계를 흔들 정도로 융성했다 최근 열기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밝은 미래를 전망케 했다.

일본 영화의 고향으로 불리는 교토의 전통에서 미래를 찾은 것이 눈에 띈다. 교토를 배경으로 한 영화 상영 및 고전영화 상영 프로그램이 준비됐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의 이름을 딴 '마키노 쇼조' '미후네 도시로' 상이 그것이다.

나카지마 사다오 실행위원장은 <주간한국>과 만난 자리에서 "교토는 일본 전통문화의 발생지이자 일본 영화의 뿌리가 되는 곳이다. 그동안 일본 전통을 중시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후에는 외국 영화를 받아들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일본 영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교토국제영화제는 일본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자 동시에 앞으로 발전해 나갈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교토국제영화제 개막식.
올해로 첫해를 맞은 교토국제영화제지만 발전 가능성은 높다. 그동안 영화제를 전폭 지원해왔던 교토시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요시모토흥업그룹이 기획, 진행을 맡으며 덩치를 키웠다.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사업과 활동의 틀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교토국제영화제는 시너지 효과를 발하기 충분한 무대였다. 교토국제영화제의 전신인 교토영화제는 교토시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1997년부터 일본 교토를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감독 나카지마 사다오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일본 영화의 발상지인 교토의 축적된 인력, 기술, 경험을 살려 교토 특유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전승해 왔다.


교토국제영화제 레드카펫.
교토국제영화제 미후네 토시로 수상자 야쿠쇼 코지.

교토(일본)=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