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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남상미 "'슬로우 비디오', 저에게도 힐링이었어요"

2일 개봉 '슬로우 비디오'서 오랜만에 스크린 도전장
차분한 이미지 벗고 당찬 수미로 변신
차태현 도움에 편안한 촬영장, 부담 털고 훨훨
  •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그녀가 노래한다. 오디션장으로 향하는 그는 언제나 씩씩하고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다. 매일같이 쫓아다니는 사채업자에게 큰소리치고, 거리에서 사람들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창한다. 그녀가 춤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신을 짝사랑해오던 이가 자신을 몰래 CCTV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춤을 춘다. 비록 몸은 멀지만 춤으로 하나가 됐다. "나를 바라보고 있니?"

영화 '슬로우 비디오'(감독 김영탁ㆍ제작 영화사기쁜우리젊은날)에 출연한 배우 남상미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조선총잡이'에서 정숙한 여인 정수인으로 분했던 그는 이번에는 천방지축 왈가닥, 하지만 가슴 내면에 아픔을 지닌 수미로 분했다. 풍성하게 풀어헤친 머리 스타일에 자유로워 보이는 의상이 인상적이다. "오랜만에 나 자신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홀가분했다"는 그는 어쩌면 실제 모습과 가장 근접한 모습을 스크린에 담았다.

"'연예인 남상미'는 어쩌면 실제 저와는 정 반대 모습인 것 같기도 해요.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이 거의 없었기에 드라마 속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서는 달랐어요. 자연스러운 제 모습에 가장 가까웠거든요. '인간' 남상미와 싱크로율이 가장 높다고 할까요?"

숱한 작품에 출연해온 그이지만 캐릭터에 자기 자신을 이입하는 경우는 없었다. "백지 상태에서 연기에 몰입하는 것을 즐겼다"는 그는 '슬로우 비디오' 속 수미에게 만큼은 편안하게 접근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영탁 감독의 주문이기도 했지만 드라마에서 주로 보여줬던 조용하고, 어쩌면 우울함에 가까웠던 색깔을 털어냈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 영화 출연이었지만 남상미에게는 하나의 힐링이 됐다. '칠레레팔레레' 촬영장에서 시원하게 놀았다.

"'슬로우 비디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먼저 캐스팅된 차태현, 오달수 선배의 유쾌한 연기가 잊히질 않았어요. 저 혼자 피식피식 웃으며 읽었죠. 저로서는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사실은 처음 출연을 제의받았을 때, 드라마 '결혼의 여신' 속 캐릭터를 털어내기 위해 여행을 가려던 참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번 작품으로 뭔가 치유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에게 '슬로우 비디오'는 휴식 같은 존재죠."

'슬로우 비디오'에 편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호흡한 배우 차태현 덕도 컸다. 극 중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동체 시력의 소유자 여장부로 분한 그는 남상미의 상대역으로서 사소한 것까지 배려하며 현장을 이끌었단다. "상대 배우가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더라도 앞에 서 있지 않으면 연기가 잘 안 나온다"고 고백한 남상미는 "모든 대화신에 차태현이 먼저 배려해주는 게 느껴졌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좋은 연기를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라 털어놨다.

"스트레스 없이 연기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사실 어떤 작품을 하던 책임감이라던가 부담이 있잖아요. 저 자신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이번만은 정말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자신에게는 '이런 작업을 언제 또 해보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래서 그런지 저 역시 수미와 여장부, 병수(오달수) 등 모든 캐릭터를 사랑했던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작품이 예쁘게 나와서 그런 것 아니냐 하는데, 얼굴이 예쁘기보다는 생각이 예쁘고, 사람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겐 행운이죠."

84년생인 남상미는 올해로 만 서른이 됐다. '슬로우 비디오'는 어쩌면 그에게 있어 새로운 출발을 약속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20대 때 출연했던 작품들과 비교해 이번 영화 속 남상미의 더 자유로워 보이는 건 이 때문이기도 했다. 나이가 무색한 동안 얼굴을 한 채 "그룹 쿨 노래가 나오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는 걸 보면 영락없는 30대"라고 웃었다.

"사실 여배우에게 30이란 숫자는 부담이 있어요.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도 많이 줄어들고요. 젊고 예쁜 배우들이 많다보니 제작자 분들도 30대 여배우에게 관심을 잘 안주는 것 같아요. 저에겐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고 새로운 숙제이기도 해요. 지금을 잘 지나야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주인공만 원하냐고요? 사실 그렇진 않아요. 저에게 감명을 주는 캐릭터라면 분량은 상관없어요. 반대로 제 내면 속 무언가를 건드려주지 않으면 출연을 결심하는 것도 힘들어요. 차기작 결정이 늦어지는 건 이 때문인 것 같아요. 수미 같은 캐릭터가 다시 등장할 때까지 저는 '노는 여자'랍니다."(웃음)

작품 속 캐릭터들이 워낙 차분했기에 남상미 역시 그럴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생활은 반대다. 알고 보니 친한 지인과 함께 배낭하나 둘러메고 이집트로 훌쩍 여행도 떠날 줄 아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생각보다 거친 면이 남상미에게 있다. 그는 자신을 놓고 "와일드한 여자"라 말했다.

"여성적인 매력을 줄 수 있는 뷰티 같은 것엔 정말 관심이 없어요. 운동도 좋아하고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죠. 여행 가서도 관광지를 도는 것보다는 제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가슴 속 무언가가 채워질 때까지 머물곤 해요. 계획대로 움직이는 건 너무 뻔한 것 같아요. 그것보단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연기까지 잘되면 아주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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