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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버드맨' 위선적 할리우드 비판 블랙코미디

‘버드맨’(Birdman) ★★★★
물 흐르듯 한 훌륭한 카메라 촬영
박력 넘치는 재즈드럼 배경 음악
배우들 뛰어난 연기력 더해 찬사
속편을 계속해 만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에 대한 조롱기 섞인 풍자이자 브로드웨이의 할리우드에 대한 위선적인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매우 진지한 드라마이면서 폭소를 자아내는 블랙코미디다.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배우로서 인정을 받고자 컴백을 시도하는 왕년의 슈퍼스타의 필사적인 노력을 통해 명성과 창의성 그리고 힘의 대결과 유명세 등을 밀도 있게 그렸다.

내용이 거의 시종일관 브로드웨이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트 제임스극장에서 전개돼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물 흐르듯 하는 카메라 움직임과 박력 넘치는 재즈드럼의 배경음악 , 주인공의 하늘을 비상하는 상상이 시각적인 협소함을 상쇄시킨다.

특히 영화 전부를 마치 단 한 번의 컷도 없이 찍은 것 같은 멕시코의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우려하고 과감한 촬영이 찬사를 받을 만하다. 무드를 고조시키는 배경음악으로 쓴 말러와 차이코프스키 및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등 여러 가지로 칭찬받을 만한 요소가 많다.

감독은 ‘바벨’과 ‘21그램’ 등을 만든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G. 이나리투(공동 각본)로 그는 늘 도전적인 주제를 즐겨 다루는데 영화를 보면서 자기 경험을 어느 정도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리간 톰슨(마이클 키튼)은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 ‘버드맨’으로 슈퍼스타가 된 후 4편 출연을 거부한 뒤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런 내용은 ‘배트맨’으로 슈퍼스타가 됐다가 시리즈 제3편에 나오기를 거절한 뒤로 인기가 시들해진 키튼의 과거를 연상시킨다.

리간이 ‘버드맨’ 이후 20여년만에 재기를 노리는 작품은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 ‘우리가 사랑에 관해 얘기할 때 얘기하는 것들’을 각색한 연극. 리간은 이 4인극을 각색하고 감독하고 공연도 하면서 브로드웨이에서 자신의 배우로서의 컴백과 함께 존경과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니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지 뻔하다. 이 스트레스는 “영화배우나 하라”면서 리간을 조롱하고 몰아붙이는 리간의 또 다른 자아인 자기 내부의 ‘버드맨’의 음성 때문에 두 배로 증가한다.

연극에는 리간 외에 콧대 높은 유명 영화배우 마이크 샤이너(에드워드 노턴)와 역시 영화배우인 마이크의 옛 애인 레즐리(나오미 와츠), 리간의 애인 로라(안드레아 라이스보로)가 출연한다. 그런데 마이크가 연극을 자기 중심으로 만들려 하면서 리간과 충돌이 일어난다. 레즐리는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 데뷔작이어서 더욱 초조하다.

리간은 자기 사비를 털어 만드는 연극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지 재기하려고 하지만 회의에 시달리는데 그럴 때마다 ‘버드맨’이 되어 하늘을 날며 시름을 달랜다. 후반에 들어 마이크와 로라와 레즐리의 역할이 약해지는 것이 흠이긴 하나 독창적이요 신랄하고 냉소적이면서 또한 정이 있는 영화다.

볼만한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 없이 노출시키면서 맹렬하고도 연민의 감을 느끼게 하는 키튼의 연기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를 만한다. 그가 팬티바람으로 브로드웨이를 활보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박흥진의 미주 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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