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피노키오' 이종석, '진짜' 사회부 기자 최달포 변신■ KBS 2TV '왕의 얼굴' 서인국, 첫 사극… '비운의 군주' 광해역■ MBC '미스터 백' 신하균, '연기의 신' 70대·30대 1인2역

SBS '피노키오'
배우 이종석 서인국 신하균이 온다. 이들은 으로 침체돼 있는 지상파 수목미니시리즈의 구원 투수로 나선다. 각자의 자리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들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가 크다. 주목할 점은 세 사람 모두 다른 캐릭터와 장르를 선보인다는 것. 과연 이들이 총체적 부진을 겪고 있는 지상파 수목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뭇매 맞고 있는 수목극

지상파 수목미니시리즈가 뭇매를 맞고 있다. 현재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내 생애 봄날'은 평균 8~9%의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 중이다. 비ㆍ크리스탈 주연의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주인공이 사랑을 확인하고 달달한 연애 기류를 보임에도 6%대에서 벗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주인공의 몸에서 칼날이 튀어나오는 독특한 소재의 KBS 2TV '아이언맨' 역시 4%로 고전 중이다. 10% 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방송가에 '본방사수'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수목미니시리즈는 화제성 역시 잡지 못하고 있다.

극을 이끌어가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나 죽은 옛 연인의 동생에게 마음이 가고('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와 아내의 심장을 이식받은 한 여자를 사랑하고('내 생애 봄날'), 첫사랑의 향기를 닮은 여자에게 끌리는('아이언맨') 등 비슷한 느낌의 소재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전작이었던 SBS '괜찮아 사랑이야' KSB 2TV '조선총잡이'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이 남녀주인공의 사랑을 각각 정신과, 근대 격변기, 역주행 로맨스 등으로 포장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새로운 수목극, 어떤 무기 장착했나

KBS 2TV '왕의 얼굴'
다채로운 스토리가 준비됐다. 이종석은 특별한 재능을 숨긴 택시기사 출신의 사회부 기자 최달포로 변신한다. 11월 12일 첫 방송되는 '피노키오'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사회부 수습기자들이 '진짜' 기자가 되어 가는 치열한 과정을 담는다. 박혜련 작가가 1년 이상 실제 기자들의 삶을 조사하며 작품을 준비한 만큼 현실성 있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기대케 한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서 이종석은 더벅머리에 촌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퀴즈를 풀어 눈길을 모았다. 초능력 연하남 박수하('너의 목소리가 들려'), 천재 탈북 의사 박훈('닥터 이방인') 등 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그의 새로운 변신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서인국이 첫 사극에 도전한다. 조선시대 비운의 군주로 불렸던 광해가 그 주인공이다. 내달 초 첫 방송되는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16년간 폐위와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광해가 관상을 무기 삼아 운명을 극복하고,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여기에 한 여인을 두고 아버지 선조와 삼각관계에 놓이며 부자간의 갈등에 불을 지핀다.

시작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화 '관상' 표절시비로 잡음이 있었고 지난달 초 서인국은 액션 연기를 연습하다 눈 주변을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촬영에 합류했지만 첫 도전인 만큼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열기로 촬영을 하고 있다는 후문. 배우 이병헌, 이상윤, 지성 등 여러 연기파 배우들이 광해를 연기했지만 서인국은 "나만의 광해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선조 역을 맡은 이성재와의 연기 호흡이 눈길을 끈다. 이성재는 앞서 MBC '아들 녀석들'에서 호흡을 맞춘 서인국에 대해 "어떤 상대 배역보다 호흡이 잘 맞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고 서인국 역시 "힘이 난다"고 말했다.

MBC '미스터 백'
'연기의 신'이 돌아온다. 신하균이 내달 5일 첫 방송되는 '미스터 백'을 통해 어느 날 갑자기 젊어진 재벌 노인 최고봉으로 변한다. 드라마는 돈 지위 명예 등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것이 없던 재벌회장인 70대 노인이 우연한 사고로 30대로 젊어지는 내용을 그린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소재다. 드라마는 최고봉이 30대가 된 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진짜 사랑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성공에 대한 강한 욕망을 지닌 천재 의사('브레인')부터 사랑에 눈뜬 까칠한 국회의원('내 연애의 모든 것') 등 개성 강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긴 그인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 한 인물의 70대와 30대의 인생을 각각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출 배우는 장나라. 그는 수많은 알바를 가리지 않고 뛰며 이리저리 치이지만 불평불만 없이 가족과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은하수 역을 맡았다. 신하균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인물로 활약한다. 여기에 가수 겸 배우 이준이 신하균 아들로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종석 서인국 신하균은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꽤 높은 배우들이다. 때문에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수목극이 이들로 인해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공감을 주지 못한다면 부진은 또 다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가 안팎으로 이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조현주기자 jhjdh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