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스타는 떠났어도 노래는 영원히…

故 신해철 1999년 발표 앨범 '민물장어의 꿈' 멜론 차트 1위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재조명
은비·권리세의 생전 곡들도 SNS 타고 다시듣기 급속 확산
유재하·김현식 등 추모 앨범도
  • 신해철
스타는 떠났지만, 음악은 영원히 남는다. 갑작스레 팬 곁을 떠난 아티스트의 마지막 뒷모습을 대중이 음원으로 추모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훨씬 즉각적이며 대중 선택적이다. 추모를 넘어 명곡의 재조명이라는 긍정 효과도 도출되고 있다.

▲ '민물장어의 꿈' 'I'm fine thank you' 재조명 운동

지난 10월 28일 국내 최대 음원차트 멜론에는 낯선 곡이 1위에 올랐다. 故신해철이 1999년 발표한 앨범 'Homemade Cookies & 99 Crom Live'에 담긴 곡 '민물장어의 꿈'이다. 고인이 허혈성 뇌손상 및 패혈증으로 갑작스레 사망한지 하루 만에 아이돌 및 유명 곡들을 제치고 차트 정상에 선 것. 공개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지만, 신해철이 "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곡이고 노래 가사는 묘비명이 될 것"이라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알려지며 재조명됐다.

유사 사례는 또 있다. 교통사고로 멤버 故은비와 故권리세를 잃은 레이디스코드의 ''m fine thank you'가 그것이다. 숨진 은비의 생전 소원이었다던 음원차트 1위 소원을 사후에라도 이뤄주기 위해 팬들이 나섰고, 'I'm fine thank you' 다시듣기 움직임은 SNS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곡은 멜론뿐만 아니라 벅스, 지니, 올레뮤직,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싸이월드뮤직, 몽키3 등 9개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곡들이 재조명받는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해철의 경우 현재 청년층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민물장어의 꿈'을 비롯해 '그녀에게' '도시인' 등 과거 명곡들이 음원차트에 진입했다. 이는 레이디스코드 역시 마찬가지다. 유족들은 "국민적 애도에 감사하다"며 대중의 관심에 감사해 했다.

  • 은비
▲ 단방향 추모에서 쌍방향으로 발전, 속도도 빨라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한 아티스트를 추모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유재하와 간경화로 사망한 김현식,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광석 등은 현재까지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이들의 이름을 딴 음악제, 추모 앨범 등이 발매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추모 움직임이 유족과 음악계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면 이제는 대중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추모 형식으로 제작된 음악을 소비하는 것에서 발전해 대중이 선택한 음원으로 추모한다.

아티스트 개인 뿐만 아니라 세월호 침몰 사고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음원차트는 움직였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대표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헌정하겠다고 밝히자 2009년 발매되었던 음원이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티스트의 기부 움직임에 대중도 움직였다.

미디어와 SNS의 발달이 대중의 적극적인 추모 움직임을 돕고 있다. 방송 채널과 연예매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유명인사들의 부고 소식이 빠르게 전달됐다. 최근 유행 주기가 빠르고 변화가 심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추모 음원이 인기를 얻는 것도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덕이다.

▲ 집단사고의 동조 효과, 추모 분위기로 이어져

  • 권리세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는 <주간한국>에 "사망한 아티스트를 추모하는 분위기 형성이 빨라진 것은 발달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레이디스코드 멤버들과 신해철 등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파를 타고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자연스럽게 추모 분위기로 이어졌다는 것. 또 앞으로 이들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과거 음원의 차트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다른 장르에 비해 감정을 좀 더 자극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집단사고의 동조 효과의 하나다. 사망사고라는 이슈를 통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이에 동참하기 위해 음원을 찾게 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SNS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등도 비슷한 사례"라는 서 교수는 "신해철의 경우 30ㆍ40세대와 공감대를 가지고 있고 레이디스코드는 청년층에 인기 있는 그룹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세대부터 추모 분위기가 형성돼 국민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또 오랫동안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사랑받는 것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음악이었다면 대중 역시 쉽게 지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뜻"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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