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정신장애 캐릭터' 드라마 전면에

'굿닥터' '괜찮아'…자폐증등 다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 편견 해소
현빈ㆍ이승기 등 다중 인격자로 내년 초 새 드라마 주인공 물망
정신장애를 겪는 캐릭터들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악역이나 조연에 그쳤던 정신질환자 캐릭터들이 당당히 드라마의 전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내년 드라마 트렌드는 다중인격?

내년 상반기 드라마 트렌드는 다중인격이다. 현빈의 4년만의 TV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SBS '지킬과 나'(가제·극본 김지운·연출 조영광)는 한 남자의 전혀 다른 두 인격과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삼각로맨스를 다룬 로맨틱코미디다. 현빈은 이 드라마에서 차가운 까칠남 지킬과 달콤한 순정남 하이드의 모습을 모두 선보인다. 한지민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내년 1월 방영될 예정이다.

이승기가 출연 물망에 오른 MBC '킬미 힐미' 역시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다. 무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다. 한중합작드라마로 MBC가 내년 1월 방송을 목표로 한창 준비 중이다.

김수현이 출연을 검토해 화제를 모았던 '닥터 프랑켄슈타인'은 다중 인격 의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평소에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출중한 의술을 지닌 냉혈한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조금씩 바뀌어 가는 내용을 그린다.

  •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 도경수
드라마 평론가인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다중인격 캐릭터의 범람에 대해 기존 드라마들과 차별화되는 변별점을 찾으려는 와중에 생긴 변화라고 내다봤다. 그는 "배우들은 다중인격 캐릭터를 통해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 또한 배우들이 평면적인 연기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어 하는 생각들이 많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방영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다중인격을 지닌 캐릭터가 드라마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66만5000명이 우울증 진료를 받았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20%가 늘어난 수치. 실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이 많고, 정신병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윤 교수는 "사회적으로 본다면 제정신으로 살기 힘든 세태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기가 어렵고 또 드러냈을 때 상처나 불이익 등을 받는다. 그런 정신적 트라우마들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보편적인 콘텐츠 안으로 정신 질환을 가진 캐릭터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불안한 사회에 대한 반향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 "드라마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없애"

  • 이승기. /사진=SBS 제공
지난해 방영된 KBS 2TV '굿닥터'는 자폐증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자폐 장애가 있는 주인공 박시온(주원)이 편견과 우려를 딛고 소아외과 의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굿닥터'는 자폐 성향의 발달 장애 청년 박시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함을 안겼고, 자폐증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얻었다.

9월 종영한 '괜찮아, 사랑이야'에는 조현병(정신분열증), 강박증, 불안장애, 관계 기피증, 투렛증후군 등 각종 정신질환 환자들이 등장했다. 드라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에 본격적으로 집중했다. 완벽해 보이는 추리소설작가 장재열(조인성)은 어린 시절 겪은 마음의 상처로 조현병을 앓았고,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 역시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불안증과 관계 기피증을 앓고 있다.

드라마는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끝을 맺었다. 드라마 자문을 맡았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국소담 교수는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정 평론가는 "'괜찮아, 사랑이야'는 사랑을 통한 상처의 치유를 보여줬다. 겉모습은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앓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충을 캐릭터로 구현했고 그 상처의 극복과정을 보여줬다.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사회를 조명했다는 데에 분명한 의미가 있다가 본다"고 말했다.

  • 김수현. /사진=키이스트 제공
▲ "기본적인 사실에 기반할 것"

정신장애를 내세운 드라마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없을까? '괜찮아 사랑이야'는 노희경 작가의 의도대로 정신증에 대한 편견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조현병을 앓고 있는 조인성이 환시를 보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면서 조현병에 대한 몰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강박증 등이 사회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멘탈' 관련 소재 드라마들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한상덕 문화평론가는 "물질은 만족이 됐는데 정신이 굉장히 황폐해졌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무려 11년간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인들은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대학 입시에서 심리학과나 상담학과 등이 많은 학생들의 선호를 얻고 있다.

그러나 한 평론가는 "정신분열이나 사이코패스, 다중인격 등은 소수의 이야기다. 이런 소재들이 계속해서 나오면 자칫 왜곡되거나 시청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재미만을 강조하지 말고 기본적인 사실에 기반해 소재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현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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