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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유나의 거리' 김옥빈

소매치기 '특별수업'도 받았어요
주변엔 별 관심없이 살았는데 세상을 따뜻하게 보기 시작했죠
8개월간 사연 깊은 감성 연기… 육체ㆍ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전직 소매치기로부터 실전 훈련… '출중한 실력' 전수받아
배우 김옥빈(27)이 변했다. 주변에 별 관심이 없었던 그가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세상을 보는 눈 역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모두 한 편의 드라마로 인한 변화였다.

김옥빈은 지난 11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연출 임태우)에서 전설적 소매치기의 딸이자 소매치기 전과 3범 강유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왔다. 유나는 어두웠던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삶은 녹록지 않다. 김옥빈은 사연 깊어 보이는 깊은 눈빛과 애잔한 유나의 인생을 디테일한 감성 연기로 표현하며 극찬을 얻었다.

"힘들었어요. 장편 드라마는 끝이 안 보여요. 육체적 고통도 컸지만 정신적 고통이 컸어요. 7~8개월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텨야 하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열의에 차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체력을 보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 됐죠. 정말 힘들었죠. 그래도 긴 호흡의 드라마를 무리 없이 잘 끝내서 기뻐요. 언제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네요."

8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만큼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그는 50부작에 이르는 장편드라마를 이끌어온 만큼 지치는 순간도 많았지만 '멘토'같은 드라마로 인해 많은 것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태껏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 왔던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를 통해 처음으로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유나라는 캐릭터가 조금 독특하기도 했지만 극 자체가 지극히 일상적이었어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 펼쳐졌죠. 그런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더 욕심이 났어요. 다행히 잘 맞았죠. 저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에요. 안 해봤으니까 몰랐던 거죠. 한 번씩 다 해보는 것 같아요. 안 맞는 옷도 입어보고, 깨져도 봐야 되는 것 같아요. 전작 '칼과 꽃'에서 사극 말투가 싫어, 그걸 고집하지 않았는데 그런 참사가 일어났잖아요. 왠지 다음번에는 사극을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웃음)"

이 같은 연기 변신은 통했다. 김옥빈은 지난 15일 2014 대전드라마페스티벌 '에이판스타어워즈'에서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던 김옥빈은 "정말 놀랐다. 이렇게 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소매치기 유나를 연기하기 위해 김옥빈은 전직 소매치기로부터 직접 특별지도를 받았다. 그 덕분에 극중 김옥빈은 실제 소매치기범 못지않은 출중한 실력(?)을 선보였다.

"소매치기를 은퇴하고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분에게 수업을 받았어요.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털어가더라고요. 누가 써먹어 본 적 있냐고 하는데, 정말 없어요. '저렇게 털리는 구나'하는 생각에 신기했죠. 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느낌이었어요.(웃음)"

유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 김창만(이희준)으로 인해 변화했다. 유나가 소매치기를 그만두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신한 데에는 창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극 초반 유나는 창만을 밀어내기만 했다. 자신을 걱정하는 창만에게 술잔을 들이붓거나 독설을 날렸다.

"유나한테 몰입해가는 과정에 있던 신이었어요. 창만이 칼을 맞을 뻔한 유나를 구해준 뒤 '너 왜 이렇게 사냐? 마음잡고 착하게 살 수 있잖아'라며 소리를 질렀는데, 그때 정말 욱했죠. '너나 그렇게 사세요. 난 그렇게 못 산다'고 확 질렀죠. 그때 유나에 확 몰입됐고 공감됐어요. 유나를 위해 주는 어른이 없었어요. 혼자서 세상을 살아야만 하는 아이였죠. 주변에 조언을 해준 인물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몰랐던 친구였잖아요. 사실 저도 어렸을 때 엄마랑 떨어져서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거든요. 그때 유나의 심정에 깊게 공감을 했어요."

창만의 밉지 않은 오지랖은 결국 유나를 변화시켰다. 아니 '유나의 거리' 속 모든 인물들을 변하게 했다. 착한 사람 한 명이 어디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것. 김옥빈은 분명 창만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바보라고 놀려도 그런 착한 사람은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만약 제 주변에 창만 같은 사람이 있으면 보호해주고 싶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의 좋은 의도와 사람을 생각하는 건강한 의도가 다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유나가 창만을 통해 변화했듯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를 통해 변했다. "사실 주위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이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주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이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사람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도 바뀌었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깊게 생각하게 된 작품이었어요. 현장에서 얻은 연기적 경험도 너무 많았고요. 정말 좋은 작품이었어요."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를 찍으며 드라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 자신에 공감하고 응원을 해주는 시청자들의 지지 덕분에 힘든 촬영도 힘을 낼 수 있었다. 차기작은 드라마로 볼 수 있는 거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영화가 될지 드라마가 될지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해요. 대본을 받으면 느낌대로 정하는 편이에요. 다음번에 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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