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절친과 쿨하게 불렀어요"14년간 동고동락 '찰떡 호흡'단 둘이 활동한 건 이번이 처음뜻밖의 '차트 1위' 팬들에 감사내년초 빅뱅 새 앨범의 '서막곡'

지드래곤과 태양은 그룹 빅뱅의 멤버로서 14년간 동고 동락해왔다. 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서로의 솔로 앨범에 참여하며 음악적인 성장을 같이해 온 이들은 이제 눈만 봐도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룹 내에서는 서로의 실력을 신뢰하는 동료이며 외적으로는 "죽는 날까지 함께 하고 싶은" 친구다.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이 유닛을 결성해 싱글 '굿 보이'를 발표했다. 오랜기간 함께 지내왔지만 피처링이 아닌 두 사람의 이름을 함께 내건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전체' 빅뱅을 기다렸던 팬들에겐 아쉬울 수 있으나 오랜만에 등장한 지드래곤의 모습이 반갑다. '절친' 태양과 함께했기에 호흡은 찰떡궁합, 신곡은 공개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 정도로 반응도 뜨겁다. '굿 보이'는 내년 초 발매예정인 빅뱅 새 앨범의 서막과도 같을까. 두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의 컴백이다. 반가워하는 팬들이 많다.

=작년에 활동한 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니나 정규앨범이 아니라 유닛 싱글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작업했다. 사실 '굿 보이'로 활동하게 될 줄도 몰랐다. 태양과 함께 작업실에서 이야기하다 우연히 나온 곡인데 뮤직비디오도 찍고 무대도 선보이게 됐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기쁘다. 노래도 노래지만 무대를 개인적으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지드래곤)

▲빅뱅 새 앨범을 예고했었는데 유닛 곡이 먼저 나왔다.

=사실 빅뱅 앨범을 작업하다 '굿 보이'가 나왔다.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우연이었다. 작업실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작업곡이 많았다. 뮤직비디오까지 찍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태양)

=곡이 완성됐는데 양현석 사장께서 '굿 보이'는 빅뱅보다 태양과 듀엣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줬다. 피처링 경험은 있지만 태양과 단둘이 활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빅뱅 새 앨범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작년부터 새 앨범을 예고했었는데 (발매하지 않아)욕을 많이 먹고 있다. 정확히 언제라고 말하긴 힘들다. 작업은 진행 중이다. 누군가처럼 창작의 고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음악작업이 수월하게 되는 편은 아니라 고민 중이다. 나 역시 빨리 찾아뵙고 싶다. 좋은 음악이 나오면 누구보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 나다. 준비가 덜 됐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앨범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힘을 주고 싶다.(지드래곤)

▲대중 반응이 뜨겁다. 공개하자마자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빅뱅 앨범을 냈는데 1위를 못했다면 속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굿 보이'는 대중적인 곡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1위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빅뱅과 각 멤버별 솔로, 그리고 유닛은 각자 색깔이 다르다. 빅뱅의 곡이라면 좀 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이번 활동은 우리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 무게추를 뒀다.(지드래곤)

▲'굿 보이'는 지드래곤과 태양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느 순간부터 곡에 의미를 담는 것을 그만뒀다. 대충한다는 것이 아니라 부담 없이 즐기듯 무대에 오르고 싶다. 워밍업하는 기분의 곡이다.(지드래곤)

=나 역시 곡에 의미를 담지는 않는다. 다만 새로운 곡이 나왔을 때 어떻게 듣는 분들을 만족하게 할까에 초점을 맞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곡을 들려드릴 것이기 때문에 특정 곡에 무게를 싣진 않는다. 이번 '굿 보이' 역시 가볍게 대중에게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태양)

▲지드래곤은 태양뿐 아니라 TOP(탑)와도 유닛 활동을 했다.

=사실 탑보다는 태양이 편하다.(웃음) 탑은 같은 래퍼이다보니 서로의 자존심을 세우곤 한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벌이는 기싸움이지만. 그렇다고 태양이 순순히 내 의견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태양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길었기에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안다. 또 따로 디렉션을 주지 않아도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앨범이 아니라 한 곡만 작업했기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지드래곤)

▲'굿 보이'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탑은 영화 찍느라 바빴다. 승리와 대성 역시 각자의 스케줄로 바빠 얼굴을 거의 보지 못했다. 아직 못 들어봤을 수도 있다.(지드래곤)

▲서로에 대해 평가하자면?

=지드래곤과는 가족, 형제보다도 가까운 사이다.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을 정도다.(태양)

=형제보다 나은 것 같다.(웃음) 태양은 정말 고집이 강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믿고 밀어붙일 줄 아는 추진력이 있다. 어떤 때는 고집이 너무 세서 주위에서 답답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 행동이 유별난 것도 아니고 말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묵직한 무언가가 있는 친구다. 만약 죽을 때 옆에 한 명의 친구가 있다면, 그건 태양이었으면 좋겠다.(지드래곤)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