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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줄리앤 무어 절제된 연기에 감탄

'스틸 앨리스' (Still Alice) ★★★1/2
알츠하이머벼에 걸린 언어학자
두려움과 고통에 의연히 대처
가족의 단결된 사랑 감동적 서술
50세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언어학자 앨리스는 비록 자기가 사랑하는 언어들을 급속히 잃어버리지만 여전히 앨리스다. 불치의 병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용감하게 수용하는 앨리스를 보면서 가슴이 메어지는 아픔을 영화를 보는 내내 느끼게 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영화가 결코 감상적이거나 심적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은 순전히 앨리스 역의 줄리앤 무어의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연기 때문이다. 절대적 통제력을 행사하는 감탄할 연기로 확실한 오스카상 후보감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여자가 이 질병의 공포와 막강한 파괴력에 가족과 함께 대응하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50세의 뉴요커로 컬럼비아 대학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는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 앨리스 하울랜드(줄리앤 무). 앨리스는 자기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남편 존(알렉 볼드윈)과 장성한 세 남매 애나(케이트 보스워드), 탐(헌터 패리시), LA에 사는 배우 지망생인 리디아(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둔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앨리스가 갑자기 강의를 하면서 단어를 잊어버리고 또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 앨리스는 처음에는 이를 숨기다가 상태가 악화하자 남편과 함께 의사를 찾아 간다. 진단은 50세의 사람에게는 극히 드문 경우인 알츠하이머병. 의사는 이 병이 유전된 것이라며 세 자녀가 이 병에 걸릴 확률이 50%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그리고 검사 결과 셋 중 하나가 양성반응으로 나타난다.

영화는 앨리스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병에 대해 두려워하고 절망하고 고통하면서도 결코 자신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의연히 이에 대처하면서 삶을 진행해 가는 과정과 그의 가족의 단결된 사랑을 차분하고 감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질병에 관한 영화인데도 전연 감상적이거나 볼썽사납지가 않은 것은 두 감독 리처드 글래처와 워시 웨스트모얼랜드(베스트셀러를 공동 각색)의 신중하고 착 가라 앉은 연출과 무어의 확실하면서도 빈 틈 없는 연기 탓이다. 그의 얼굴 표정과 자기 처지와 상황에 대한 반응을 보여주는 동작 그리고 내면의 지도를 섬세하게 그려 표현한 연기는 경이로울 정도다.

참담하고 어두운 내용이나 절망을 허락지 않으면서 유머마저 곁들였다. 자살하려는 사람의 행동을 이렇게 처연히 아름다우면서도 유머가 있게 그린 영화는 처음 봤다. 앨리스가 만약의 경우를 위해 컴퓨터에 남겨 놓은 자살지침을 이행하려는 장면이다. 그리고 앨리스가 알츠하이머 회의에 연사로 참석해 하는 연설도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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