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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고수 "나는 살리에리,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 영화 '상의원' 개봉을 앞두고 만난 고수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고비드'. 배우 고수는 국내 최고의 미남 스타다.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선택한 그는 외모하나만은 모차르트에 가까운 재능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의 연기는 늘 외모에 가려지곤 했다. 어쩌면 숙명과도 같다. "나는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리다." 인터뷰에서 고수는 이렇게 말했다. 새 영화 '상의원'에서 화려함을 벗고 독특하지만 실용적인 한복을 입은 고수는 천재를 연기했지만 정작 자신을 둔재라 말했다. 그리고 언제가 노력으로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 자신했다.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ㆍ제작 비단길)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고수를 만났다. 지난해 '집으로 가는 길' 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밖에 내리는 눈을 보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의 의복을 담당했던 기관인 상의원을 배경으로 옷을 둘러싼 권력 암투와 대결, 그리고 피어나는 애틋한 감정을 담은 작품이다. 천재적 재능을 둘러싼 시기와 질투 등으로 조선판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라 불린다. 데뷔 16년 만에 사극에 도전한 고수는 이번 작품에서 타고난 감각을 지닌 조선 최고의 디자이너 이공진으로 분했다. 궁중 법도와 전통을 중시하는 어침장 조돌석(한석규)과 대립하게 되는 인물. 괴짜와도 같은 행동을 일삼지만 그의 손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옷들이 탄생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언뜻 머릿속에 잘 그려지진 않았어요. 공진이라는 인물도 그렇고 조돌석이나 왕, 왕비 등 모두 뭔가 화가 나 있는 것 같았어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 것인데 왜 이렇게 반복하게 됐는지 안타까웠죠. 하지만 연기하는 것은 편안했답니다. 연기한 공진이 워낙 자유로운 인물이기에 저도 영향을 받았죠. 영화 안에서 자유롭게 놀았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첫 사극을 소화한 것에 대해 고수는 "언젠가 해야 하는 숙제를 마친 느낌"이라 말했다. 조선시대를 산 인물이긴 하지만 '정통'과는 살짝 거리가 있기에 "다음에는 왕이나 장군과 같은 근엄한 인물을 사극에서 소화하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수염 붙이고 연기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준비할 것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한복을 입는 것도 어색해서 고생 좀 했죠. 허리가 훤히 드러나는 특이한 한복이라 춥기도 했고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벗어야 하는 옷들이 많아서 나중에는 의상팀에 남자를 위한 구멍을 뚫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실용을 중요시한 공진이라면 한복에 구멍을 뚫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고수와 이야기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과거보다 한층 밝아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는 요즘 들어 궁금증이 많아졌다. 충무로에서 최고로 과묵했던 그가 변화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느냐에 따라 평소 모습이 영향을 받기도 해요. 공진 역할은 확실히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사춘기를 지난 듯한 느낌이 들고요. 이럴 때 (사고 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데.(웃음) 하지만 예능 출연은 역시 못하겠어요. 저처럼 느린 호흡의 사람은 따라가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시청자 역할을 해버리니 이제 방송국 PD들도 섭외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예능 카메라 울렁증인가?"

고수는 요령이 없는 남자다. "학교 다닐 적 선생님에게 벌 받을 때도 무식할 정도로 요령을 피우지 못했다"는 그는 모든 것에 왕도는 없다고 믿는다. 지금 하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도 마찬가지다. 배우는 특출난 재능을 가진 이만 할 수 있다는 '배우의 피는 분홍색'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무엇이든 우연을 바라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명연기는 우연이 아닌 끊임없는 작업의 결과를 통해 나온다는 말을 믿죠. 배우도 예술가이지만 순간의 재능보다는 노력이 우선한다고 생각해요. 한석규 선배가 이야기하듯 모두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좋은 배우를 결정짓는 것은 노력이겠죠. 자기 감정을 가장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이가 좋은 배우가 된다고 믿어요. 저 역시 그 길을 따라 묵묵히 가고 있죠. 언젠가는 (외모가 아닌) 저의 연기를 높게 평가해주실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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