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국제시장' 등 40∼60세대 최고 흥행 견인 45세 이상 실버관객 증가 추세…영향력 커져 극장가 주류로 부상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지난 2014년, 마지막으로 극장가를 달군 작품들은 다소 의외였다. '인터스텔라' 광풍이 지나간 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작품은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였고, 그 뒤로 ''이 있다. 두 작품 모두 20ㆍ30세대보다는 40ㆍ50세대가 흥행을 견인한 케이스다. 그동안 흥행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젊은 세대 대신에 중장년, 혹은 더 높은 연령대인 이른바 실버 관객이 주역이 됐다.

▲ 실버 관객, 극장가 변두리서 중심으로

그동안 영화 흥행에서 중장년층 관객은 주인공이 아닌 변두리 취급을 받았다. 영화 마케팅은 신작에 대한 정보 습득이 빠르고 유행에 민감한 20ㆍ30세대에 맞춰졌다. 영화가 크게 흥행하기 위해서는 중장년층의 뒷심이 필요하지만 우선 고려대상은 아니었다.

이러한 선입견은 최근 깨지고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ㆍ제작 아거스필름ㆍ이하 님아)와 ''(감독 윤제균ㆍ제작 JK필름)이 대표적. 다큐멘터리인 '님아'는 460만 관객을 넘어서며 '워낭소리'가 가지고 있던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 기록을 가져왔으며 ''은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40ㆍ60세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두 작품은 영화 상영 초반부터 중장년층의 힘이 강하게 작용했으며 후자의 경우 실버관객의 힘으로 흥행을 선도했다.

▲ 흥행 영향력 계속 커져

국제시장
실버 관객 영향력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CGV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CGV를 찾은 45세 이상 관객은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무려 40.2%가 늘었다. 흥행작에 대한 영향력도 커졌다. 롯데시네마가 공개한 한국영화 1000만 관객 기준 연령대 분석 자료(멤버스 회원 기준)에 따르면 전체 관객 중 40.5%가 40대 이상이었던 '변호인'과 비교해 '명량'은 44.8%, ''은 45.2%로 상승 곡선을 이었다. 인터넷 예매보다는 현장 구매를 선호하는 중장년층 성향을 고려할 때 영화 흥행에 이들이 끼치는 영향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박스오피스 Top5는 '명량'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수상한그녀' 순이었다. 중장년 층 선호 영화는 조금 달랐다. 45세 이상 박스오피스 Top5는 '명량' '인터스텔라' '겨울왕국' '수상한 그녀'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순이었으며 60세 이상의 경우 '명량' '수상한 그녀' '' '인터스텔라' '해적 : 바다로 간 산적'가 Top5에 올랐다. 외화보다는 한국영화 순위가 높았으며 중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들이 인기를 얻었다.

극장 체인 측은 "극장을 찾는 중장년층이 늘어나자 박스오피스 순위까지 바뀌고 있다. 2014년 극장가서 사랑받았던 작품은 모두 중장년층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 밝혔다. 중장년층이 극장으로 발길을 옮겨야 대박으로 이어진다는 말을 어느 정도 증명하는 결과다. 최근에는 영화 소비 방법도 변화가 생겨 인터넷 홈페이지 혹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사전 예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 실버관객 잡아라, 마케팅 전략 '고심'

실버관객이 영화의 또 다른 주류로 떠오르고 영향력이 커지자 이들을 잡으려는 마케팅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홍보마케팅을 담당한 영화사 하늘의 최경미 실장은 주간한국에 "영화 흥행에 있어 중장년층 관객의 중요도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의 경우 실버관객 선호도가 높은 작품이었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시사회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입소문 전략을 펼쳤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CGV 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러 온 실버세대들. /연합뉴스
극장 측도 늘어난 중장년층의 구미를 당기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CGV는 중장년 고객만을 위한 토크 콘서트를 열었으며 실버관객을 위한 영화 시사회 및 노블레스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CGV 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은 "중장년 관객은 젊은 층과 달리 SNS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한 활동보다는 각자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한 정보 교환이 활성화 돼 있다"며 "그러다 보니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경험에 포커스 맞춘 마케팅 활동들을 주로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