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쏟아지는 '걸그룹'

여자친구
씨크릿 동생 걸그룹 '', '걸스힙합' 승부수 인기몰이
제2 소녀시대 자처 '' 데뷔곡 '유리구슬'로 남심 흔들어
SM루키즈ㆍ식스믹스 등 발동

지난해 대중음악계 최대 화두가 보이그룹이었다면 2015년은 걸그룹이다. 걸그룹 Top2로 거론됐던 소녀시대와 2NE1이 지난해 열애설과 멤버 탈퇴, 그리고 마약 밀수 혐의 등으로 부침을 겪은 가운데 이들의 카르텔을 깰 적기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새로운 여왕의 자리를 놓고 각 기획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ㆍ… 새얼굴 속속 등장

2015년 청양해는 신인 걸그룹인 와 가 열었다. 씨크릿의 동생 걸그룹인 (수민 민재 디애나 나현 의진 하이디 뉴썬)는 TS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이다. 소속사 대표의 이름에서 걸그룹명을 따온 만큼 물량 총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기존 걸그룹이 큐티 청순 섹시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들은 '걸스 힙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타이틀곡 '데자뷰'는 시크릿의 '매직', 기리보이&NS윤지의 '설렘주의'를 작곡한 떠오르는 히트 제조기 스타트랙(강지원 김기범)과 감각적 비트로 주목받고 있는 마르코 작곡가의 합작품이다. 뮤직비디오가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다.

또다른 걸그룹인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는 제2의 소녀시대를 자처하고 여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데뷔곡 '유리구슬'은 연약해 보여도 결코 깨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세상을 밝게 비추겠다는 소녀들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소녀시대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상'을 다시 듣는 듯한 분위기와 무대 퍼포먼스가 남심을 흔들었다.

나인뮤지스
SM과 YG, 큐브, JYP 등 대형 기획사의 신인 걸그룹도 올해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SM은 신인 데뷔 프로그램인 SM루키즈가 발동됐으며 YG 역시 새 걸그룹을 올해 중 내놓는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포미닛의 동생 격인 걸그룹 CLC를 곧 데뷔시킬 예정이며 JYP 역시 신인 식스믹스의 베일을 벗긴다.

▲재정비, 재도약

신인 뿐만 아니라 기존 걸그룹 역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특히 그동안 저평가됐던 걸그룹의 비상이 인상적이다. 스타제국의 걸그룹인 는 전 멤버 이샘 은지 세라 탈퇴 후 금조와 소진을 영입해 8인조로 팀을 재정비했다. 23일 새 미니앨범 '드라마'를 공개한 이들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과거를 딛고 새롭게 비상하겠다는 각오다. 섹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무대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김재경 고우리 김지숙 노을 오승아 정윤혜 조현영) 역시 돌아온다. 지난 20일 소속사 DSP미디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이 1년 7개월의 공백을 깨고 2월 컴백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월 유닛인 블랙 이후 MC, 드라마, 리포터 등 개인 활동에 주력했던 이들은 유닛이 아닌 완전체로 활동한다. 소속사 측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이전엔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콘셉트와 곡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것"을 알렸다. 또 새 멤버 허영지 영입으로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확보한 카라 역시 곧 활동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걸그룹 시장을 주도했던 AOA(지민 초아 유나 유경 혜정 민아 설현 찬미), 에이큐브의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 역주행의 아이콘 EXID(LE 정화 하니 솔지 혜린) 등도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AOA는 올해 개인 활동으로 멤버별 매력을 부각하고 팀 활동을 통해 대세 굳히기에 들어간다. 상승세 탄력이 붙은 만큼 '물들어 왔을 때 노젓는다'는 계획. EXID 역시 '위아래'에 이은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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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데뷔전략

데뷔 전략은 완전히 달라졌다. 신비감을 강조하며 깜작 데뷔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 얼굴을 비칠 걸그룹들은 미리 얼굴을 공개하며 팬덤 다지기에 나선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타운 공연 등에서 SM루키즈 멤버들의 무대를 먼저 공개해 관심받았다. YG는 새 걸그룹 멤버인 김제니를 지드래곤의 '그XX'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켰으며 김지수는 가방 브랜드 샘소나이트의 TV 광고에 노출했다. 다국적 신인 걸그룹 CLC는 수개월 전부터 홍대 인근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치며 팬들을 만나왔으며 갓세븐, B1A4와 함께 학생복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새 걸그룹들이 신비주의 전략이 아닌 미리 선공개 방식을 취하는 것은 팬덤을 선점하는 것과 더불어 무대 경험치를 미리 쌓는다는 장점이 있다. CLC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안효진 팀장은 "CLC는 아직 데뷔하지 않은 그룹이지만 홍대 버스킹을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또 소속사 선배인 지나의 백댄서 경험도 있기에 무대 경험치를 상당히 쌓았다"며 "팬덤을 이미 선점한데다 자연스러운 무대 퍼포먼스가 가능하기에 파괴력있는 데뷔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룹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쏟아지는 걸그룹, 이유는?

올 들어 걸그룹이 쏟아지는 것은 시장의 변화가 첫 번째 이유다. 걸그룹 시장을 주도했던 소녀시대와 2NE1 등이 주춤한 가운데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EXID의 곡 '위아래'의 역주행이 가능했던 것은 이 같은 분위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업계 진단이다.

레인보우
또 최근 중국을 제외하고 한류 음악시장이 주춤하면서 국내 내수시장에 대중음악계의 초점이 맞춰진 것도 일조했다. 걸그룹은 보이그룹과 비교해 해외 팬덤 영향력은 떨어지는 반면에 내수 시장에서 강점을 보인다.

한 대형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걸그룹 데뷔 러시가 이어진 것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3년 전 엑소, B.A.P 비투비 등 보이그룹이 쏟아진 이후 각 기획사에서 준비해오던 보이그룹들이 준비를 마치고 데뷔 시점이 다가왔다. 사이클이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걸그룹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를 뚫고 정상에 오를 경우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각 기획사 간에 활동 콘셉트 차별화를 위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 중이다. 막대한 물량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정현 기자 seij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