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부터 중년 연기자 대거 나서 소녀·엄마·여왕 등… '채널 점령'새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채시라·이하나 3대 열연'여왕의 꽃' 김성령 첫 주연 작품… '앵그리맘' 김희선·김유정 모녀로

‘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
상반기 안방극장 키워드는 '여풍'(女風)이다.

사극부터 로맨틱 코미디, 현대극과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이 공개된 가운데,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 대부분 여자주인공이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안방극장에서 흥행 불패 신화를 이뤘던 김은숙, '홍자매' 홍정은·홍미란 작가들의 귀환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 소녀·엄마·여왕 등… 제목부터 '여자' 내세워

제목부터 '여풍'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지상파 3사가 야심차게 선보이게 되는 드라마들 모두 탄탄한 연기력과 출중한 미모가 돋보이는 10대부터 중년의 여자 연기자들이 대거 나선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수목미니시리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연출 유현기)은 3대에 걸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자가 1대, 채시라와 도지원이 2대, 이하나가 3대로 열연한다. 극 중 김혜자는 곱고 우아한 외모 뒤에 솔직 대담한 입담을 감추고 있는 반전 가득한 면모를 보인다. 채시라는 우등생인 언니와 늘 비교당하고 구박을 받으며 자란 사고뭉치로 이하나는 이 시대에 좋은 선생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문과 교수 역으로 특유의 엉뚱한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채시라
3월 14일 첫 방송되는 MBC 주말극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연출 이대영 김민식)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와 그가 버린 딸이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는다. 김성령의 첫 주연 작품으로 그의 딸 역에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주목을 받은 모델 출신 이성경이 낙점됐다. 제작진은 "선과 악으로 대변되는 두 모녀의 극명한 대결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김희선과 김유정이 모녀로 호흡을 맞춘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앵그리맘'(극본 박정수·연출 최병길)은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되어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헤쳐 나가는 이야기로 3월 18일 첫 방송된다. 도회적 이미지가 강했던 김희선은 억척스럽고 구수한 사투리 주부로 돌아온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물불가리지 않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김희선이 어떻게 소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독보적 위치의 10대 배우 김유정은 '해를 품은 달' '메이퀸' '황금무지개'에 이어 MBC에서 4연타석 흥행을 노린다.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냄새를 보는 소녀'(가제·극본 이희명·연출 백수찬) 역시 여자주인공이 전면에 나선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무감각적인 한 남자와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초감각 소유자인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4월 초 방송 예정이다.

4월 방영될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화정'(극본 김이영·연출 김상호)은 정명공주의 삶을 다루는 드라마로 이연희가 '원톱'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광해군과 인조에 이르는 시간을 담아낼 50부작 대하 사극으로 선조의 유일한 적통 공주였던 정명공주와 그를 둘러싼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릴 예정이다. '이산' '동이' '마의' 등 MBC에서 굵직한 대하 사극으로 흥행을 이끌었던 김이영 작가가 집필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광해 역의 차승원과 인조 역의 김재원 등 쟁쟁한 남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이연희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PD의 새로운 뮤즈로 뽑힌 유호정의 활약 역시 눈길을 끈다. 그는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에서 재색을 겸비한 최고의 귀부인이지만 뜻밖의 인물을 며느리로 맞으면서 난생처음 겪는 사건사고에 좌충우돌하게 된다.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장르로 유호정의 이중적인 면모가 관전포인트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이하나
▲ 믿고 보는 여성 작가들의 귀환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여성 작가들 역시 '여풍'에 합류한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린 가 KBS 편성이 확정된 '태양의 후예'로 돌아온다. 상반기 방영 예정이었던 '태양의 후예'의 편성은 하반기로 미뤄진 상태. UN평화유지군 소속 부대 특전경비팀 대위와 군의관이 한국과 파병 지역을 오가며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으로 재난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뛰어든 사람들의 희생과 절박한 상황을 그린다.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드라마를 표방한다.

'홍자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5월께 MBC 수목드라마 시간대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의 사랑'에서 호흡을 맞춘 박홍균 PD와 다시 의기투합한다. 아직까지는 드라마에 대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환상의 커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주군의 태양' 등 흥행 작품들을 내놓았던 만큼 방송가 안팎으로 이들이 선보일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같은 드라마 속 여풍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현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30~40대 여자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스토리나 공감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또한 탄탄한 연기력의 여성 연기자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여성이 중심이 된 드라마들이 많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왕의 꽃’ 김성령 이성경
‘화정’ 이연희
김은숙 작가
‘앵그리맘’ 김희선
‘앵그리맘’ 김유정

조현주기자 jhjdh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