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cm 큰 키에 '남신 비주얼'… "까칠하다는 선입감은 버려주세요" 알고 보면 '뚝배기' 같은 남자죠" "여자친구 없이 산 지가 꽤 됐지요""악역 체질?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Attitude(태도)=저의 성격에 대해 까칠하다, 시크하다, 무섭다 등 부정적인 소문이 도는 건 이번 인터뷰를 돌면서 처음 알았어요. 몇 년 전 한 인터뷰가 의도치 않은 파문에 휩싸인 후 인터뷰를 되도록 안하고 말을 더 아꼈더니 예상치 못한 선입견이 생겼네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제 실제 모습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솔직하거든요. 제가 질문을 받았을 때 핵심적인 부분을 딱딱 집어서 조리 있게 말을 하는 편은 아니에요.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대답하다보니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말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척 조심하게 돼요. 지금도.(웃음)
Character(역할)='피노키오'에서 연기한 수습기자 서범조는 이제까지 제가 해온 역할과는 많이 달랐어요. 처음 시놉시스 봤을 때 서범조라는 캐릭터가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13년 동안 문자를 봐온 여자를 위해 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재벌 2세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어머님 품에만 있다가 세상에 처음 나온 애 같은 모든 반응들이 깨끗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귀엽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초반부 이런 마마보이 같은 모습이 반응이 좋지는 않았어요. 생각만큼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지는 못했어요.
Delight(기쁨)=초반에 범조 매력이 잘 살아나지 않았는데 중반부 이후 어머니의 실체를 깨닫게 되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뻤어요. '연기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기사들이 올라오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와 무척 다른 캐릭터여서 다른 작품보다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 범조의 귀여운 부분이 잘 설명되지 않아 속상하고 안타까웠는데.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범조가 불쌍해지니 연민을 느끼면서 시청자들이 공감을 많이 해준 것 같아요.
Endurance(인내력)=어머니 역을 연기하신 김해숙 선생님께서 드라마 속 친밀한 모자관계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평소에도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촬영 내내 진짜 어머니처럼 챙겨주셨어요. 드라마 두 편을 동시에 촬영 중이어서 피곤하셨을 텐데 정말 고맙죠. 드라마 촬영 끝나고 집에 놀러 오라고 하셨어요.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지금부터 딱 5년만 (놀고 싶은 거 꾹 참고) 절실하게 살아보라"고 말씀하신 게 마음에 가장 와 닿았어요.
Job(직업)=기자란 직업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 체험해 보니 기자를 보는 눈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잠은 제대로 잤나 정말 많이 피곤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수습기자들을 보면 더욱 정이 가요. 직업으로서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막상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가 더 많잖아요. 노력하는 거에 비해 따라오는 즐거움이 없어서 너무 힘들 거 같아요. 전 정말 못할 거 같아요.
Love(사랑)=여자친구가 없은 지 꽤 됐어요. 지금은 사랑보다 일에 더 신경 써야 할 시기인 거 같아요. 요즘 외로운 느낌이 드는데 반 려견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그러나 잘 챙겨줄 자신이 없어 고민하고 있어요. 쉴 때는 모델 때부터 친한 성준, 홍종현, 이수혁 등과 어울려 놀아요. 사람들이 대단하게 놀 것으로 생각하는데 정말 게임하거나 운동하거나 술 마시거나 하며 시간을 보내요.
Mother(엄마)=실제 집에서 범조처럼 살갑냐고요? 굉장히 무뚝뚝한 아들이죠. 잔소리 듣기 싫어하고요. 그러나 제 이상형은 엄마 같은 여자예요. 저한테 정말 헌신적이세요. 또한 당돌한 매력이 있으세요. 저한테는 말을 막 하시는데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하고 착한 엄마 행세를 하세요.(웃음) 집에 가면 제 사진을 수십 장 뽑아 놓으시고 지인 분들 나눠줘야 한다고 사인하라고 하셔서 곤란하게 하시죠. 누나는 결혼했는데 곧 아이를 낳을 거예요. 드디어 제가 삼촌이 됩니다.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너무 기대돼요.
Wish(희망)=특별히 하고 싶은 역할은 없어요. 대본을 봤을 때 내가 잘할 수 있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나 직업은 상관이 없어요. 다양하게 넓게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피끓는 청춘'에서 한번 해봤는데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좋은 역할이 있으면 주인공이든지 서브 남주든 상관없어요. 정말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최재욱기자 jwch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