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cm 큰 키에 '남신 비주얼'… "까칠하다는 선입감은 버려주세요" 알고 보면 '뚝배기' 같은 남자죠" "여자친구 없이 산 지가 꽤 됐지요""악역 체질?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배우 김영광을 만났을 때 우선 두 번 놀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를 마치고 서울 충무로 삼일대로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은 김영광은 우선 압도적인 키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 188cm라는 큰 키에 남성적인 이목구비는 요즘 소위 말하는 '남신(男神) 비주얼'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한 후 놀라게 되는 이유는 솔직 담백한 성격 때문이다. 시크한 외모와 다른 뚝배기 같은 성격은 연예계 알려진 편견과 선입견들을 깨부쉈다. 소문대로 까칠한 면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까칠한 겉모습 뒤에서는 사람 좋아하는 귀여운 소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까면 깔수록 새 살이 나오는 양파 같은 매력을 분명 지니고 있었다.

Attitude(태도)=저의 성격에 대해 까칠하다, 시크하다, 무섭다 등 부정적인 소문이 도는 건 이번 인터뷰를 돌면서 처음 알았어요. 몇 년 전 한 인터뷰가 의도치 않은 파문에 휩싸인 후 인터뷰를 되도록 안하고 말을 더 아꼈더니 예상치 못한 선입견이 생겼네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제 실제 모습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솔직하거든요. 제가 질문을 받았을 때 핵심적인 부분을 딱딱 집어서 조리 있게 말을 하는 편은 아니에요.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대답하다보니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말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척 조심하게 돼요. 지금도.(웃음)

Character(역할)='피노키오'에서 연기한 수습기자 서범조는 이제까지 제가 해온 역할과는 많이 달랐어요. 처음 시놉시스 봤을 때 서범조라는 캐릭터가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13년 동안 문자를 봐온 여자를 위해 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재벌 2세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어머님 품에만 있다가 세상에 처음 나온 애 같은 모든 반응들이 깨끗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귀엽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초반부 이런 마마보이 같은 모습이 반응이 좋지는 않았어요. 생각만큼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지는 못했어요.

Delight(기쁨)=초반에 범조 매력이 잘 살아나지 않았는데 중반부 이후 어머니의 실체를 깨닫게 되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뻤어요. '연기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기사들이 올라오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와 무척 다른 캐릭터여서 다른 작품보다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 범조의 귀여운 부분이 잘 설명되지 않아 속상하고 안타까웠는데.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범조가 불쌍해지니 연민을 느끼면서 시청자들이 공감을 많이 해준 것 같아요.

Endurance(인내력)=어머니 역을 연기하신 김해숙 선생님께서 드라마 속 친밀한 모자관계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평소에도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촬영 내내 진짜 어머니처럼 챙겨주셨어요. 드라마 두 편을 동시에 촬영 중이어서 피곤하셨을 텐데 정말 고맙죠. 드라마 촬영 끝나고 집에 놀러 오라고 하셨어요.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지금부터 딱 5년만 (놀고 싶은 거 꾹 참고) 절실하게 살아보라"고 말씀하신 게 마음에 가장 와 닿았어요.

Fellow(동료)=최달포 역을 맡은 이종석과는 영화 '피 끓는 청춘'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거예요. 모델 시절에는 안 친했고 사석에서 만난 적이 없어요. 이번에 많이 친해졌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 친하게 지냈어요. 종석이가 생각보다 여성스러워요. 애교도 많고요. 자꾸 안기려고 하더라고요. 신혜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정말 착하고 모범생이에요.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어요. 스태프, 배우, 감독님, 작가님 다 잘 챙기고 잘해요. 그렇게 다 챙기려면 피곤하겠다 싶으면서도 몸에 배어 있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Job(직업)=기자란 직업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 체험해 보니 기자를 보는 눈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잠은 제대로 잤나 정말 많이 피곤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수습기자들을 보면 더욱 정이 가요. 직업으로서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막상 결과물이 좋지 않을 때가 더 많잖아요. 노력하는 거에 비해 따라오는 즐거움이 없어서 너무 힘들 거 같아요. 전 정말 못할 거 같아요.

Love(사랑)=여자친구가 없은 지 꽤 됐어요. 지금은 사랑보다 일에 더 신경 써야 할 시기인 거 같아요. 요즘 외로운 느낌이 드는데 반 려견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그러나 잘 챙겨줄 자신이 없어 고민하고 있어요. 쉴 때는 모델 때부터 친한 성준, 홍종현, 이수혁 등과 어울려 놀아요. 사람들이 대단하게 놀 것으로 생각하는데 정말 게임하거나 운동하거나 술 마시거나 하며 시간을 보내요.

Mother(엄마)=실제 집에서 범조처럼 살갑냐고요? 굉장히 무뚝뚝한 아들이죠. 잔소리 듣기 싫어하고요. 그러나 제 이상형은 엄마 같은 여자예요. 저한테 정말 헌신적이세요. 또한 당돌한 매력이 있으세요. 저한테는 말을 막 하시는데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하고 착한 엄마 행세를 하세요.(웃음) 집에 가면 제 사진을 수십 장 뽑아 놓으시고 지인 분들 나눠줘야 한다고 사인하라고 하셔서 곤란하게 하시죠. 누나는 결혼했는데 곧 아이를 낳을 거예요. 드디어 제가 삼촌이 됩니다.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너무 기대돼요.

Wish(희망)=특별히 하고 싶은 역할은 없어요. 대본을 봤을 때 내가 잘할 수 있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장르나 직업은 상관이 없어요. 다양하게 넓게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피끓는 청춘'에서 한번 해봤는데 나름 재미있더라고요. 좋은 역할이 있으면 주인공이든지 서브 남주든 상관없어요. 정말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최재욱기자 jwch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