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팔랜드, USA’(McFarland, USA) ★★★★(5개 만점)

언더독(사회적인 약자, 생존경쟁에서의 낙오자자)의 승리 얘기는 언제나 기분 좋고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기적’과 같은 실화일 경우 그 감격의 진폭이 더 크다. 케빈 코스트너가 나오는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라티노 고교육상선수들의 승리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다. .

물론 이런 영화는 다소 상투적이고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시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코스트너와 묵직한 자태와 연기 그리고 그와 라티노 학생들 간의 갈등과 화해 또 백인이 순 라티노 동네에 와서 경험하는 문화 충돌을 아주 사실적으로 다루면서 따스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어 박수를 보낼 만하다. 마지막의 승리를 향한 질주 장면에 가선 가슴이 뛰는 흥분감과 스릴을 느끼게 된다.

1987년 아이다호주의 보이지의 고교 풋볼코치인 짐 와이트(케빈 코스트너)는 태도가 불량한 선수를 거칠게 다루는 바람에 해고를 당한다. 이어 그가 얻은 직장은 중가주 농촌마을 맥팔랜드의 고교 체육선생으로 가난하기 짝이 없는 이 마을의 주민은 완전히 멕시칸들. 짐이 아내 쉐릴(마리아 벨로)과 10대 딸들을 차에 태우고 동네에 다다르자 첫째 딸 줄리가 “아빠 우리 멕시코에 왔어”하고 묻는다.

이런 영화의 정석적인 코스인 백인이 라티노 동네에서 겪는 문화충돌로 일어나는 코미디가 엮어지면서 짐과 그의 가족은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한편 라티노들은 짐의 가족을 호기심과 약간의 경멸의 눈길로 바라보면서도 그들을 받아들인다.

짐은 체육시간에 학생들이 달리기를 유난히 잘 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크로스 컨트리팀을 구성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잘 달리는 이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채소 밭에서 일하는 부모들을 돕기 위해 농장으로 달려 갔다가 이어 학교로 달려 가고 또 수업이 끝나면 밭으로 다시 달려 가기를 매일같이 하기 때문이다.

짐은 가장 잘 뛰는 토마스(칼로스 프래츠)와 뚱뚱하면서도 열성인 대니(라미로 로드리게즈) 등 몇 명의 아이들로 팀을 구성하고 가주 챔피언쉽을 노리고 맹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처음에는 교장과 토마스 까지도 팀 존재 자체에 대해서 마저 의문을 표한다. 하물며 우승이라곤 언감생심이라고 여긴다.

단순히 스포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라티노들의 가족애와 가족에 대한 의무 그리고 노동과 커뮤니티의 모습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그렸다. 선수인 아이들의 개개인의 면모도 밀도 넘치게 묘사했다. 특히 보기 좋은 것은 스포츠영화 단골인 코스트너의 듬직한 자태와 티 안내는 겸손한 연기. 그와 학생들 간의 콤비가 보기 좋고 중가주의 정경과 달리기를 공중에서 찍은 촬영도 훌륭하다.

영화 결말에 실제 짐과 성장한 학생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몽타주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학생들은 보기 드물게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 고향에서 봉사하고 있는데 짐은 아직도 맥팔랜드에 살고 있다. 그는 자기 팀이 우승했을 때 부유한 백인동네인 팔로 알토의 학교로부터 코치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큰 박수를 보낸다. 닉키 카로 감독.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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