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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들어온 '뱀파이어' 오싹하네…대세 아이콘 '주목'

'블러드' 이어 '오렌지~' '밤을 걷는 선비' 선보여
뱀파이어에 대한 경계심 허물고 사회 단면 조명
  • 사진='블러드' '오렌지 마말레이드'
[스포츠한국미디어 윤소영 인턴기자] 뱀파이어가 대중문화의 대세 아이콘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 빨아먹는 서양 귀신으로만 인식됐던 뱀파이어가 새로운 캐릭터로 변모해 국내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연출 기민수)와 오는 5월과 7월에 방영 예정인 KBS 2TV '오렌지 마말레이드‘(극본 문소산·연출 이형민), MBC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연출 이성준) 모두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다.

동일 소재의 드라마 세 편이 연달아 전파를 타게 되면서 뱀파이어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 속 뱀파이어는 실험적인 작품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소재였다. 국내 안방극장에 뱀파이어가 주된 소재로 등장한 드라마는 인간 가족으로 위장한 뱀파이어들의 생활기를 그린 MBC '안녕 프란체스카‘(2005)였다. 그러나 안녕 프란체스카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시트콤였을 뿐이다.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건 시즌2까지 제작됐던 OCN '뱀파이어 검사’(2011)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뱀파이어 검사’는 서양의 소재로만 느껴졌던 뱀파이어가 전직 검사라는 신분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병폐를 파고드는 모습을 이질감 없이 녹여내 국내에서 제작하는 ‘한국적 뱀파이어’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문화콘텐츠 사업에서 뱀파이어를 소재로 기획한 아이템들이 봇물을 이루었고 지상파의 황금시간대까지 데뷔하게 됐다.

‘블러드’의 뱀파이어는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탐욕의 대결을 통해 강자의 횡포에 맞서 인간생명의 가치와 한국 사회의 의료 현실을 비판하는 ‘사회 정의자’의 면모를 보인다. 이로 인해 인류애를 지닌 뱀파이어 박지상(안재현)은 인간들을 위해 반대 세력인 이재욱(지진희)에 맞서 격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11일에 열린 ‘블러드’ 제작발표회에서 기민수 PD는 “‘피’에 대한 동경을 가진 뱀파이어가 의료 공간에 투입됐을 때 생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재밌을 것 같아 이번 드라마를 기획했다”며 “이 드라마는 인간의 따뜻함을 닮고 싶은 박지상의 성장과정과 뱀파이어들 간의 대립을 통해 ‘어떻게 사느냐’의 메시지를 보여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블러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극 중 박지상과 이재욱의 대립이 개연성 있게 설명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지나치게 거창해 가볍게 즐길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 탓에 ‘블러드’는 현재 동시간대 최하 시청률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블러드’는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다음 주자인 ‘오렌지 마말레이드’와 ‘밤을 걷는 선비’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뱀파이어는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극심한 차별로 인해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만 하는 ‘사회 소수자’의 면모를 보인다.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뱀파이어 백마리(설현)와 인간 정재민(여진구)은 쉽지만은 않은 풋풋한 로맨스를 펼친다.

이와 관련 드라마 제작자는 “우리 드라마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을 다루는 가슴 절절한 멜로 작품”이라며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눈의 여왕’을 연출한 이형민 PD가 작품을 맡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 드라마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무서운 괴물이 아닌 차별받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다. 인간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으나 거부당해 시청자들이 오히려 보듬어 주고 싶은 존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밤을 걷는 선비’의 뱀파이어는 탁월한 외모와 올곧은 성품, 신비한 능력을 지닌 ‘고뇌하는 슈퍼 히어로’의 면모를 보인다. 사랑하는 여인과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의 세력 제거와 새롭게 시작되는 사랑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와 관련 드라마 제작자는 “단순한 흡혈귀가 아닌 조선시대의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결합에 매력을 느껴 원작을 선택했다”며 “콘텐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배우 연출의 조화를 통해 서사 속에 사극 판타지 사랑 권력을 녹여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드라마 외에도 스크린에서도 뱀파이어 소재 콘텐츠가 기획 중이다. 뱀파이어 소재를 담은 ‘암행어사와 흡혈선비’(감독 김조광수.제작 청년필름)가 현재 프리프로덕션 단계다.

이처럼 뱀파이어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는 뱀파이어가 콘텐츠 아이템으로 적극 등장하는 건 뱀파이어가 한국 사회의 변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는 증거라고 평했다.

윤 교수는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판타지 드라마의 단골 요소였던 귀신 구미호는 올드한 이미지를 남긴다. 그동안 방송됐던 다량의 납량특집으로 인해 시청자에게 식상하게 여겨져 한동안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뱀파이어’의 전제는 피다. 피는 한국 사회의 혈연 중심 혈통과 연계해 생각해 볼 수 있다”며 “한국은 순수혈통을 중시하는 단일민족사회였다. 그러나 최근 다문화로 인해 이질적인 것이 섞이게 됐다. 한국 사회의 뒤섞이고 있는 혈통 문제와 관련해 뱀파이어를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소수의 시선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 방송됐던 ‘안녕 프란체스카’의 경우는 순수 혈통의 뱀파이어였다. 그런데 현재 방송 중인 ‘블러드’ 경우 감염으로 인해 뱀파이어가 됐기에 순수 혈통이 아니다. 극 중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어떤 시선으로 관찰하는지가 드라마를 보는 흥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흡혈귀’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로 불리며 어색하고 낯설게 여겨졌던 뱀파이어에 대한 경계심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입증하듯 드라마 속 뱀파이어는 우리네와 같은 모습으로 싸우고, 사랑하고, 갈등한다. 앞으로도 뱀파이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조명하며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내는 핫 아이템으로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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