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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마돈나’ 서영희 “전도연·김혜수, 존재자체로 힘 된다”

[서영희] ‘마돈나’서 미나 삶 추적하는 해림 역 맡아
“절제하고 삭이고… 힘들었다”
“칸 영화제 수상 불발 아쉬워”
  • 배우 서영희가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배우 서영희에게 영화 ‘마돈나’(감독 신수원·연출 준필름)는 특별하다. 그간 스크린 속 서영희는 처절했다. 짓밟히고 눈빛은 흔들렸다. ‘추격자’ 속 김미진과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속 김복남이 그러했다. 하지만 ‘마돈나’ 속 서영희는 다르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관찰자를 자처한 그의 눈은 공허하다. 그러나 텅 비었던 그의 눈은 극이 진행될수록 점차 또렷해지고 급박해진다. 디테일을 살릴 줄 아는 배우라는 찬사가 나온 순간이었다.

7월 2일 개봉을 앞둔 ‘마돈나’는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평범한 여자 미나(권소현)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VIP 병동으로 실려 오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재벌 2세 상우(김영민)가 미나의 심장을 필요로 하고,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을 돈으로 매수한다. 이후 해림은 미나의 주변 인물을 찾다가 소외된 여성이었던 미나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마돈나가 중심에 있지만 해림의 시선이 중요했어요. 마돈나 역할이 욕심이 났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나 마돈나의 삶이 곧 해림의 삶이기도 해요. 마돈나의 과거를 쫓지만 그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었죠. 절제된 감성 속에서 어떻게 해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를 생각했어요. 이전까지는 표현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절제에 집중했죠. 이전까지 역할들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영화 속 서영희는 무미건조하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얼굴을 반쯤 가린 단발머리, 그리고 표정 없는 얼굴은 해림이 씻을 수 없는 과거의 사건을 겪고 살아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서영희 역시 영화에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해림의 과거를 계속 떠올리며 연기에 임했다.

“마음에 상처가 많은 인물이에요.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봐 항상 조심하죠. 사람을 피하지는 않지만 소통은 하지 않아요. 해림 역을 위해 앞머리까지 내렸어요. 뭔가 감추고 싶어 하는 걸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남의 여유를 돌아볼 수 없잖아요. 해림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깊은 상처 때문에 표정도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사람이요. 그렇게 꾹꾹 눌러왔던 감정들이 마돈나의 삶을 쫓아가면서 조금씩 드러나게 돼요.”

늘 격정적으로 감정 표현을 해왔던 그였기에 감정의 소용돌이가 적었던 해림을 연기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차곡차곡 쌓인 그의 감정은 후반부에 한 번에 터진다.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나면 자연히 마음이 추슬러지는 편인데 ‘마돈나’는 그렇지 못했다”며 “분출하는 감정이 아니라 절제하고 삭이고 삭여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몸으로 힘든 거는 하나도 없었어요. 저보다 (권)소현이가 힘들었을 거예요. 여름에 땀도 많이 흘리고, 고생을 많이 했죠. 제가 힘들었던 것은 감정 표현을 못하는 것에서 오는 답답함이었어요. 몸은 편했는데 알 수 없는 감정선을 찾느라 고생했죠. 다행히 마지막 촬영에 분출할 수 있는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나마도 울 수도 없는, 억누르는 감정이었거든요. 답답하더라고요. 배우가 배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불편하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분출하지 못한 감정이 꿈까지 연결되더라고요. 다행히 악몽을 몇 번 꾸니까 괜찮아지긴 했어요.”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권소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권)소현이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영화에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어요.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우직한 친구더라고요. 그동안 쌓아왔던 것을 터뜨리는 느낌이었죠.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요. 의심한 적이 없었죠. ‘너만 잘할 거야?’ 이런 말을 했을 정도예요.(웃음) 소현이가 영화를 멋지게 빛내줘서 저야 너무 고맙죠.”

악몽까지 꿀 정도로 힘들었던 촬영인 만큼 개봉 전부터 보람된 소식을 들었다. ‘마돈가’가 올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것. 때문에 서영희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후 두 번째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러나 점쳐졌던 수상은 불발돼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처음에 갔을 때 현지 반응이 너무 좋아서 영화제를 제대로 즐기고 왔어요. 이번에 방문 했을 때도 반응이 너무 좋아서 내심 수상도 기대했어요. 주변에서도 상을 노려볼 만하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불발돼서 아쉽더라고요. 그래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더 멋있는 영화로 다시 가길 바라고 있어요.”

특히 그는 함께 초청을 받은 ‘차이나타운’의 김혜수, ‘무뢰한’의 전도연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남성이 주목받는 영화계에서 여자 선배들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것. 서영희는 “김혜수, 전도연 선배가 앞에서 길을 열어주니까 ‘마돈나’ 역시 여성영화로서 힘을 얻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칸에서 전도연 선배를 뵐 수 있었으면 했는데 이뤄지지는 못했네요. 그분들이 계속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힘이 돼요. 쫓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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