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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배우 강수연처럼 되고파” 이 시대의 ‘앨리스’ 이정현을 만나다

[이정현]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 역 열연
극중 남편만을 바라보는 절절하면서도 맹목적인 순애보 선보여
놓칠 뻔한 시나리오, 박찬욱 감독 덕분에 출연
  •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예쁘장한 얼굴에 애교 섞인 말투. 귀엽고 깜찍한 매력을 지닌 배우 이정현. 대표적인 동안 미녀이지만 스크린 속에서는 180도 달라진다.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기가 세거나 섬뜩한 기운마저 감도는 독특한 캐릭터 등에서 빛을 발하는 그는 새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 제작 KAFA FILMS(카파 필름))에서도 미스터리한 억척 주부 수남 역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안국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동시에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작이다. 행복을 향해 열심히 사는 수남의 인생역경을 그린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이다.

이 보다 더 절절하고 섬뜩한 순애보가 어디 있을까. 오직 남편의 소망을 들어 주기 위해 하루 24시간도 부족하게 쉴 틈 없이 궂은일을 하며 곱던 수남의 손은 굳은살에 물집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수남은 남편과의 행복에 누가 될 일이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화 속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고군분투했듯이 영화 속에서 이정현은 마치 앨리스처럼 수남의 역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으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빈다. 그녀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맡았을까 싶을 정도로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이정현을 만나 유쾌하고 솔직한 수다를 나눠봤다.

▲ 평소 강한 캐릭터만 맡아 온 것 같다

  •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사실 영화 ‘꽃잎’ 이후 강한 캐릭터를 피하려고 했다. 신들린 이미지 등이 생기는 것 같아서 공포영화도 피했다. 그러다가 영화 ‘파란만장’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박찬욱 감독님 작품이라서 무언가 다를 것 같더라.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만난 것이 영화 ‘범죄소년’이고 그러면서 영화 ‘명량’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하다 보니 그런(강한) 캐릭터를 맡게 된 것 같다.”

▲ 이번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 역도 만만치 않은 독특한 캐릭터이다.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일단 수남의 순애보를 유아적인 모습으로 표현해야겠다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뭔가에 푹 빠진 모습으로 맹목적인 사랑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특유의 글씨체도 개발했다.(극중 수남은 매우 반듯한 교과서 글씨체를 사용한다) 조카들이 있어서 글자공부 책을 참고로 연습했다. 사회성 결여되어 있고 부족해 보이는 수남이 열심히 살아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과장하면서 좀 더 유아처럼 녹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 극 중에서 수남의 청소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른바 ‘청소 스킬’이 대단하던데 혹시 본인 실력이 투영 됐나

“사실 내가 청소를 정말 잘한다. 설거지 등 깔끔하게 정리 정돈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참 좋아하신다.(웃음) 그리고 영화 속 장면의 경우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을 참고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 속도를 약간 높인 면이긴 했지만 촬영 당시에 능숙한 청소 실력을 뽐내 현장 스태프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 수남의 순애보는 절절하다 못해서 섬뜩할 정도이다. 실제 이정현의 연애 스타일은 어떠한가?

“ 한 남자 밖에 모르는 것은 수남과 같은 마음이다. 나는 남자친구가 생기면 그 사람만 꾸준히 바라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오래 사귀는 편이다. 수남의 순수한 면에서는 순애보는 나와 닮은 것 같다.”

▲ 안국진 감독과는 동갑이라고 들었다.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안국진 감독 외에 촬영 감독 등 동갑내기 스태프들이 많다. 단체 SNS 대화 공간도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봐야 겠다 생각하고 있다. 영화 촬영 당시에는 시나리오 자체가 완벽해서 대본만 봐도 한번에 분위기 파악이 될 정도였다. 먼저 여러 가지 질문으로 소통한 후 주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현장에서는 별다른 리액션 없이 그냥 맡기면서 촬영한 것 같다. 주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촬영했다.

▲ 박찬욱 감독과의 친분이 남다른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평소 별다른 친분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다. ‘단편영화를 준비하는데 여주인공으로 나올 수 있느냐’ 이러시더라. 망설임 없이 당장 찍겠다고 했다. 그 영화가 ‘파란만장’이다. 이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출연하게 됐다. 이 영화는 회사 측에 먼저 제의가 들어오면서 사실 시나리오가 거절된 상태였는데, 박 감독님이 근래에 본 시나리오 중 제일 재미있었다며 추천을 하셨다. 박찬욱 감독님은 내가 배우라는 것을 항상 일깨워주고 계신다. 평소 별다른 작품이 없어서 출연을 안 하고 있는 건데 가수 활동을 하고 싶어서 배우 활동을 안 하는 걸로 생각하시더라. 자주 연락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작품에 대해 너무 고민될 때 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편이다. 안부문자 답은 늦게 와도 일적인 것은 즉시 연락해 주시더라.(웃음)”

▲ 배우에 앞서 가수 이정현으로도 친숙하다. 배우와 가수 일 중 더 끌리는 쪽은?

“가수로 활동할 때는 정말 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바로 와 닿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영화 팬들도 잠재적으로 많은 것 같은데 눈앞에 보이지 않으니 체감으로 느끼긴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가수는 직접 반응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는 놀이 같다. 여기서 얻은 밝은 에너지를 연기할 때 쏟아내고 있다. 영화는 하나의 기다림과 같아서 잘 버티고 나면 완성본이 나왔을 때 즐겁다. 게다가 관객들이 받는 감동의 여운이 계속 남아서 그런 무게감이 좋다. 그러다 보니 가수와 배우 아직까지는 정말 반반이다.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두 가지 모두 좋다.”

▲ 끼가 참 많다. 혹시 다른 관심 분야도 있나 영화를 대하는 모습이 감독을 해도 어울릴 듯하다

“영화감독? 관심이 있기는 하다. 내 전공이 ‘영화과’다. 학교도 열심히 다녔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동기 중에 윤종빈 감독이 있다. 하지만 감독 역할은 아직은 욕심이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건 나중에나 생각해 봐야겠다.”

▲ 평소 여가 시간에는 주로 뭘 하는지 궁금하다. 친한 연예인들을 소개해 달라

“요즘엔 요리에 빠져있다.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사진도 올리고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도전 중이다. 친구들도 불러 맛보게도 한다. 친한 후배들이 많다. 소녀시대 서현, 투애니원 산다라박, 카라 구하라, 걸스데이 소진, ‘1박 2일’ 여자사람친구 특집으로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가수 정준영 등 다들 너무 예쁜 후배들이다. 만나서 수다 떨고 맛있는 것 먹으며 보낸다. 근데 왜 그런지 후배들이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웃음)”

▲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도 해주나? 특히 연기를 생각하는 후배들한테는 더욱 필요할 것 같다

“요즘 가수 후배들은 연기와 가수 열심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다들 연기를 하고 싶은데 가수로 너무 잘나가니까 본인들도 답답해하는 부분들이 있더라.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그냥 다 비슷한 것 같다. 여배우들도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불안해 하니까. 그냥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필도 많이 해야 좋은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지 않겠나. ‘이거다’ 싶을 때는 후회 없이 시도해 보라고 말한다.”

▲ 친한 후배들 외에 특별히 친한 선배는 누구인지?

“여배우의 여왕벌인 강수연 언니는 너무 멋지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다시하면서 연락이 닿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영화 얘기도 하고 조언과 응원을 많이 해준다. 수연 언니처럼 되고 싶다. 나에겐 수연 언니가 롤 모델 이다. 사실 처음에 술도 수연 언니에게 배웠다. 최근에 수연 언니 주최로 엄정화 언니 등 함께 뭉쳤는데 수연 언니는 여전히 술에 강했다.(웃음) 난 어렸을 때는 술이 센 편이었는데 요즘엔 먼저 지쳐서 집에 가게 되더라.”

▲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강한 캐릭터를 탈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맡고 싶은 역할은?

“로맨스 장르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연기 해보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사실 영화적으로 영화를 도울 수 있는 캐릭터이면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참여하고 싶다. 연기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야 말로 즐거운 일이니까.”

▲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을 꼽는다면?

“좋은 시나리오 만나서 영화 찍는 것. 현재로서는 역시 일 생각 밖에 없는 것 같다. 1년에 두 작품은 하고 싶다. 그런데 원톱 여주인공 영화도 부족하고 대부분은 남자 주인공에게 기대는 영화들이 대분분이라 고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올해 겨울까지 쉬긴 싫다. 열심히 찾아볼 것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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