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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히든싱어’·‘너목보’, 감동으로 이르는 ‘스리 스텝’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난립이라는 지적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우리나라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나라도 없다”고 말한다. 방송가에서도 음악 예능은 웬만해서는 불패 신화를 이룬다고 여겨진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열린음악회’ 등 몇 십 년간 꾸준히 사랑을 받은 ‘고전적’인 프로그램부터 SBS ‘케이팝스타’ Mnet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과 각 방송사별 순위 프로그램, 음악과 쇼가 결합된 KBS 2TV ‘불후의 명곡’ MBC ‘나는 가수다’ 등 음악 프로그램은 예능계의 ‘스테디셀러’라 불릴 정도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음악 예능은 끊임없이 변주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노래’라는 공통된 소재에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매번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 예능은 방송가가 가장 선호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

최근에 주목받는 음악 예능은 오직 ‘목소리’만 가지고 추리하고, 반전을 선사하고, 감동을 안기는 공통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바로 MBC ‘일밤-복면가왕’, JTBC ‘히든싱어4’,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2’가 그 주인공. 이 세 가지 음악 예능이 감동으로 이르는 세 가지 단계를 살펴봤다.

▶ 추리하라!

‘과연 저 가면 뒤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를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가면 속에 얼굴을 숨긴 스타들은 오직 가창력만으로 대결을 펼친다. ‘미스터리 음악쇼’를 표방하며, 출연진들의 정체를 극비로 한다. 모든 출연자들이 독특한 마스크를 쓰고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고, 패널들과 시청자들은 이들의 노래를 들은 뒤 추리에 들어간다.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호응도가 높다. ‘히든싱어4’는 초대가수를 섭외한 후 이 가수의 모창을 잘하는 비연예인 출연자와 함께 ‘히든 스테이지’에 숨겨놓고 패널과 시청자들로 하여금 누가 진짜 가수인지를 찾게 한다. 과연 누가 더 모창을 잘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모창 실력자들 사이에서 진짜 가수를 추리해내야 하는데 이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 최근 출연한 SG워너비 김진호, 버즈 민경훈 등은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탈락하기도 했다.

얼굴만 보고 노래 실력을 판단해야 한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2’는 노래를 바탕에 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지만 추리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은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미스터리 음악 추리쇼’다. 매회 초대가수가 등장한다. 이 초대가수와 패널들은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 편견을 이겨내고 반전에 놀라라!

가면을 벗었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오기도 하고, 노래를 잘하게 생긴 사람도 알고 보니 음치였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실감하게 된다. ‘복면가왕’으로 이러한 편견을 이기고 재발견을 이룬 가수들이 많다. 특히 아이돌 가수에 대한 재평가를 ‘복면가왕’이 이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ID 솔지, f(x) 루나, 비투비 육성재, 에이핑크 정은지 등은 아이돌이라는 한정된 수식어에서 벗어나 감동을 줄 수 있는 목소리를 지닌 보컬리스트의 면모를 선보였다. 가수 백청강은 목소리로 성별까지 숨기며 대반전의 주인공에 등극한 바 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과연 노래를 잘하는 얼굴은 따로 있을까?’라는 발칙한 상상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연출을 맡은 이선영 PD는 “많은 음악 프로그램이 있지만, 음치라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가창 프로그램은 출중한 실력자를 위한 무대의 장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바 있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설 드라마 영화는 물론 TV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는 바로 반전이다. 반전의 무기로 소리만큼 인상적인 장치는 없다”면서 “‘복면가왕’ 같은 경우는 소리를 이용한 반전을 가장 잘 이용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캐스팅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반전을 줄 수 있어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예측한 대상이 가면을 벗었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옴에도 그에 상응하는, 오히려 이를 넘어서는 카타르시스를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그리고 감동하라!

진짜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하모니를 이룬다. 그리고 가수는 눈시울을 붉힌다. 나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음에 그는 다시 힘을 낸다. 여러 명의 사람이 한 사람의 목소리로 합창을 이룰 때 ‘대단하다’는 감탄사는 절로 따라온다. ‘히든싱어’는 오로지 목소리에만 집중해서 진짜 가수를 찾아낸다. 듣는 귀도 제각각이고 한 소절씩 이어 부르니까 헷갈린다. 여기서 스릴과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이들의 함께 합창을 이루는 부분은 순식간에 감동으로 변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모창 능력자들이 자기 색깔을 감추고 온전히 가수의 목소리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가수와 합창을 하는 능력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데 그렇게 가수의 노래를 맞춰주는 것 자체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면서 “모창 능력자들에는 대부분 가수의 음악을 오랜 시간 좋아한 팬들이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수가 자기 음악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 역시 우리 프로그램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나오는 실력자들 역시 대부분 오랫동안 가수를 꿈꾸다 지금은 생업에 종사하는 등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사연을 가졌다. 이들의 사연과 노래가 어우러지며 프로그램은 더 큰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복면가왕’ 민철기 PD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음악을 좋아하지만 시대에 따라 좋아하는 포맷의 형태가 달라지는데, 요즘 인기 있는 음악 예능은 버라이어티와 합쳐지면서 끊임없이 소구되고 있다. 음악 예능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변형하고 변주되면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음악을 진정성 있게 추구하면서 감동을 안기는 것이 음악 예능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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