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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통신]‘우리의 상표는 위기’, 샌드라 불럭 주연의 정치코미디

‘우리의 상표는 위기’(Our Brands Is Crisis) ★★★(5개 만점)
미 대통령 선거 시즌에 접어든 요즘 시의에 알맞은 정치 풍자 영화다. 심각한 드라마와 스크루볼 코미디 같은 요소가 썩 잘 조화를 이루진 못 했다. 그런 대로 즐길 만은 하나 왜 하필이면 볼리비아에까지 내려가 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하는 얘기를 만들었는지 그 이유가 알쏭달쏭하다. 이 영화는 2002년의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때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완전한 허구다.

이 영화는 원래 주인공인 선거전략가로 조지 클루니가 나오기로 했다가 샌드라 불럭으로 교체됐다. 불럭이 머리를 산발하고 산소통을 들고 다니면서 온갖 더티 플레이를 구사해 가며 자기가 미는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려고 좌충우돌 식으로 요란을 떠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골머리가 다 쑤신다. 지나치게 불럭의 슈퍼스타 위치에 신경을 쓰면서 그녀를 부각시키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해 거부감마저 든다.

선거에 질 사람 이기게 하는 미다스의 손을 지닌 선거전략가 제인 보딘(불럭)은 신경쇠약증세로 숲속 통나무 집에서 칩거하고 있다. 그런 그를 잘 아는 두 명의 선거전략가(앤소니 맥키와 앤 다우드)가 찾아와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전직 대통령 카스티요(호아킴 데 알메이다)를 위해 함께 일하자고 제의한다. 그런데 카스티요는 국민지지도가 달랑 8%로 출마자들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볼리비아에 내려간 보딘은 고산병에 시달려 구토를 하고 산소통을 들고 다니면서 마치 뿔난 황소같이 씩씩대며 선거운동에 나선다. 그 태도가 안하무인이요 오만방자하지만 실력이 있는 만큼 모두 그의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보딘은 스페인어도 못하고 카스티요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

보딘이 몰랐던 사실은 카스티요의 라이벌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베라(루이스 아르셀라)의 선거참모가 자신의 천적인 팻 캔디(빌리 밥 손턴)라는 사실. 그는 여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 교활한 자로 보딘은 그와 맞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이번 대결이야 말로 개인적 복수의 일전이다.

보딘과 캔디가 치열하게 맞붙으면서 벌어지는 기만과 조작 그리고 더티 플레이의 정치적 게임이 가관이다. 여기서 보딘이 내건 슬로건이 ‘우리의 상표는 위기’. 즉 국민에게 카스티요 아닌 다른 사람을 뽑으면 위기가 오게 된다는 겁주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보딘은 서슴 없이 거짓말까지 동원해 상대를 비방한다.

정치란 원래 사기요 정치가들은 다 거짓말쟁이라는 것이 새삼스런 것도 아니나 이 영화에서 그 사실이 다시 드러난다. 그리고 정치가들도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인식’에 목을 맨 사람들이라는 것도 다시 깨닫게 된다.

각본이 독창적이라기보다 남들이 말한 명언들을 빌려다 온 것처럼 인용구가 많고 불럭의 연기가 과도하다. 기만과 술수를 생의 신조처럼 여기며 살던 보딘이 정치가들에게 실망해 사회활동가가 되는 마지막 처리는 터무니 없는 농담이다.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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