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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인터뷰] 앤젤리나 졸리, "내 자신을 감독하는 게 어려웠다"

지난 달 13일에 개봉된 할리우드의 슈퍼스타 앤젤리나 졸리(40)가 제작과 감독을 하고 또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한 ‘바닷가에서’(By the Sea)가 비평가들의 혹평과 함께 흥행에서 참패했다. 지금 할리우드에서는 ‘스타와의 관계유지용 영화’에 대한 회의론이 나돌고 있다.

‘스타와의 관계유지용 영화’라는 것은 스튜디오가 슈퍼스타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흥행성이 희박한 예술성이 강한 영화인데도 스타들이 원해 만드는 작품을 말한다. 이를 ‘개인의 열정의 작품’이요 ‘특혜 영화’라고도 부르는데 비평가들은 ‘허영의 산물’이라고 일컫는다.

졸리가 남편 브래드 피트와 함께 출연한 영화 ‘바닷가에서’는 부부문제를 다룬 유럽풍의 영화로 혹평과 관객의 외면으로 영화를 배급한 워너 브라더스는 4,000만달러의 손해를 보게 됐다.

이 영화와 비슷한 때 개봉된 샌드라 불럭이 주연하고 조지 클루니가 제작한 정치 풍자영화 ‘우리의 상표는 위기’도 ‘스타와의 관계유지용 영화’로 이 역시 비평가들과 관객 모두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했다. 이로 인해 배급사인 소니도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그래서 지금 할리우드에선 이들 영화에 대한 자금투자의 타당성을 놓고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들이 절약을 생각하고 있다고 연예 전문지들이 보도했다.

‘바닷가에서’는 졸리의 세 번째 감독 작품. 졸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부부에게 살면서 큰 시련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견디어 내면서 끝까지 함께 있으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 얘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나는 관객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큰 키에 긴 갈색머리 그리고 큰 눈과 탐스럽게 두툼한 입술을 한 졸리는 해골처럼 마르긴 했지만 아름답고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다.

인터뷰에서도 “나는 완전한 나 자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도도하고 위풍당당해 접근하기가 다소 망설여지기까지 하나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이어서 나는 그녀를 배우라기보다 인간으로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녀가 인본주의자로서 유엔 특별대사로 전 세계를 돌며 난민보호와 환경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것도 찬양할 만한 일이다.

졸리는 가슴 절제수술을 하고 인공가슴으로 대체한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히 얘기했다. 영화의 욕조 속 가슴 노출 장면에 대해 그녀는 “처음에는 잠시 망설였으나 수술을 받고도 가슴을 지닐 수 있으며 그것이 약간 다르게 느껴지긴 하나 여전히 여자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허점과 상처야말로 인간적인 아름다움”이라고 덧붙였다.

졸리는 또 나이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그는 “난 이제 40이 되었는데 50과 60이 되는 것은 행복하다”면서 “나는 늙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 브래드를 아주 매력적인 남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다른 여자들도 남편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느낄 줄 아나 난 내 아이들의 아버지요 나의 절친한 친구인 그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는 이어 “나는 그를 무척 사랑한다”면서 “우리도 영화 속의 부부처럼 문제도 있고 싸우기도 하나 문제가 있으면 미루지 않고 신속히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또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다”고 말했다.

졸리는 브래드와의 10년간의 삶을 통해 배운 원만한 관계유지의 비결은 “타협과 함께 강하게 나 자신을 지키면서 상대방이 최고가 되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둘이 공동목표를 가지고 아울러 상대의 뜻을 바꾸도록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것도 관계유지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졸리에게 있어 브래드보다 더 중요한 것은 6명의 자녀들이다. 그녀는 “무조건 아이들이 먼저”라면서 “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빼앗기거나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게 된다면 결코 일을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큰 아이들 셋은 졸리가 촬영할 때면 세트에서 함께 일한다고.

‘바닷가에서’는 실패했지만 졸리는 감독을 계속할 것이다. 그는 “나는 감독하는 일을 사랑한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역사와 전쟁영화로 나는 지금 캄보디아에서 크메르루주의 양민 대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알려줬다. 졸리의 감독 데뷔작은 보스니아전쟁을 그린 ‘피와 꿀의 땅에서’(2011)이고 두 번째 것은 태평양전쟁을 다룬 ‘언브로큰’(2014)이다.

그는 감독이라는 일에 대해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배우인 나 자신을 내가 감독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남편을 감독하는 것은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은 브래드와 정식 결혼 후 사흘 만에 말타에서 영화를 찍어 최고의 신혼여행을 한 기분이었다고.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는 10년 전 스파이 스릴러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 공연하면서 사랑에 빠졌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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