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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토크]'아이캔스피크' 김현석 감독,선한 미소로 직격탄 날리다!

위안부 소재를 생활 속에 녹여내 평단과 관객 호평 이어져
  • '아이캔스피크' 김현석 감독,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선한 기운이 가득했다.

전국 25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제작 영화사 시선, 공동제작 명필름)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석 감독은 그의 데뷔작 ‘광식이 동생 광태’의 착하고 소심한 광식(김주혁)이 스크린 밖으로 걸어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모두가 누가 더 세고 독하게 영화를 만드나 경쟁을 하는 듯한 요즘 충무로에서 김현석 감독은 2005년 ‘광식이 동생 광태’ 이후 10여년 동안 주로 착하고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와 고정 팬덤을 갖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아이 캔 스피크’는 성깔 있는 할머니 나옥분(나문희)과 융통성 없는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영어수업을 매개체로 서로 소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초반부 영어수업을 둘러싼 코미디는 옥분이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가 드러나는 중반부 이후 가슴 찡한 드라마로 변화한다. 옥분이 위안부 출신이었고 미국 의회에서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웠던 것. 나문희와 이제훈의 열연이 돋보이는 가운데 유머와 비극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김현석 감독의 성숙된 연출력도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음은 김현석 감독과의 일문일답.

-‘아이 캔 스피크’를 비롯해 모든 영화에 김현석 감독의 따뜻한 정서가 담겨 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한데 난 마냥 따뜻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또한 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오지랖 넓은 사람도 아니다. 대인관계가 건조한 편이다. 따뜻한 사람이라고 하시니까 쑥스럽고 민망할 따름이다. 그냥 윤리적인 올바람을 추구한다고 봐주시면 좋을 듯하다.”

  • '아이캔스피크' 김현석 감독,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만나보니 데뷔작 ‘광식이 동생 광태’의 소심하고 융통성 없는 광식 이미지가 연상된다.

“‘광식이 동생 광태’ 개봉했을 때 정말 자주 들은 질문이다. 두 캐릭터다 내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어린 시절 한창 놀았을 때는 바람둥이 광태와 비슷했다. 모두 내 내면의 극단적인 양면성을 극대화한 캐릭터다.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아이 캔 스피크’ 처음 제안받았을 때 위안부라는 소재 때문에 부담되지 않았나?

“위안부 문제라는 게 정말 모든 국민들에게 가슴 아픈 역사여서 다루기 민감한 소재다. 정공법으로 다뤄야 하는 영화라면 연출을 안 맡았을 거다. 돌려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서 감독직을 맡기로 했다. 어려운 소재를 코미디의 탈을 써 이야기하는 게 흥미로워다. 제가 10년 전 영화 ‘스카우트’에서 광주항쟁을 우회적으로 돌려 이야기해본 적이 있는 게 이번 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감독직을 맡고 난 뒤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부를 했나?

  • 영화 '아이캔스피크',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아이 캔 스피크’를 준비하면서 나눔의 집을 방문했고 자료 조사를 했다. 알면 알수록 책임감이 더욱 커지고 똑바로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다. 광주항쟁이나 독도문제는 이제 누구나 거침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가 살아있는데 제대로 된 사과 하나 못 받았으니까 가슴이 찢어져 길게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알면 알수록 더욱 속상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다짐을 계속 했다.”

-‘열한시’에 이어 본인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 아니다. 연출을 맡은 후 시나리오를 자신에 맞게 고쳤나?

“작은 디테일이 첨가된 게 있어도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는 바뀐 게 없다. 전반부 코미디, 후반부 옥분이 위안부 출신이라는 과거가 밝혀진 후 드라마가 되는 방식은 똑같다. 많이 고민한 부분은 전반부와 후반부 톤 조절이다. 전반부 코미디가 세지면 후반부 이야기와 균형이 안 맞아 반감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위안부라는 소재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하니 다행히 후반부를 마냥 무겁게만 보지 않았다.”

-옥분 역에 나문희 캐스팅은 완벽했다.

“맞다. 처음 기획됐을 때부터 나문희 선생님을 염두에 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인공 이름도 나옥분이지 않나?(웃음) 나옥분은 특별한 인물이 아닌 우리 일상서 볼 수 있는 할머니여야 했다. 최대한 친근감 있게 나오다가 그런 아픔이 있다고 하면 충격이 크고 죄책감도 커진다. 나문희 선생님을 빼고는 나옥분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할 수 없었다.”

-이제훈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다. 리액션 위주여서 연기하기가 매우 힘들었을 듯한데.

“맞다. 아무리 칭찬해줘도 아깝지 않다. 민재는 영화 속에서 수비수 역할인데 연기하기가 무척 어려운 캐릭터다. 이제훈이 무너지면 영화의 중심이 흔들릴 텐데 정말 잘했다. 제 생각엔 영화 ‘밀양’의 송강호에 비교할 수 있다. 사실 이제훈이라면 폼 잡고 출연할 수 있는 남자 영화들이 많았을 텐데 우리 영화를 선택해줘 정말 고맙다. 정말 훌륭한 배우다.”

-나문희와 이제훈의 영어 연기가 인상적이다.

“나문희 선생님은 영어를 투박하게 해야 하는데 처음 리딩 때 보니 발음이 의외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잘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F와 R 발음을 정말 잘했다. 성우로 데뷔하셔서 더빙을 많이 하고 라디오 방송 DJ를 하면서 팝송을 많이 소개하다 보니 영어가 낯설지 않았던 듯하다. 나문희 선생님한테 너무 유창하게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제훈은 레슨을 받기도 했는데 원래 발음이 좋았다. 완벽주의자여서 본인이 준비를 많이 하니 영어 선생님이 가르칠 게 별로 없을 정도였다. 많은 분들이 옥분과 민재가 이태원에 나가 영어 현장 실습을 할 때 장면을 재미있게 봐주셨는데 사실 촬영할 때는 매우 힘들었다. 사실 4~5분 정도되는 분량인데 편집해보니 지루했다. 편집감독님에게 몽타주 형식으로 일분삼십초로 줄여달라고 했는데 매우 재미있게 나왔다. 그 장면에서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본인의 장기인 로맨틱코미디나 멜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가?

“물론이다. 그러나 로맨틱코미디나 멜로가 현재 충무로 상황 상 만들어지기 쉽지 않다.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어 현실적으로 투자가 잘 안 붙는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연애조작단’이 엄청 잘된 것 같지만 200만명 정도 들었다. 요즘 제작비도 그때에 비해 많이 올라가 확실한 기획이 아니면 제작이 들어가기가 힘들다. 그러나 계속 난 이 장르를 할 거다. 그래서 '아이 캔 스피크'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결정됐나?

“차기작은 내가 직접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할 생각이다. 그때 성취감이 가장 크게 생긴다. ‘경찰대 옆 미술관’이라는 아이템이 있었는데 ‘청년경찰’이 나와 다른 것을 찾아야 할 듯하다.(웃음) 백지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뭘 하게 될지는 ‘아이 캔 스피크’ 개봉 후 생각해보겠다.”

-특별한 취미가 있나? 결혼 계획은 없나?

“야구가 취미였는데 요즘은 안한다. 박철민 형을 매 내 영화에 계속 쓴 이유는 사실 형이 야구단 단장여서 실력이 부족한 날 투수로 써줬기 때문이다.(웃음) 그러나 이제 내가 야구를 안하니 고리가 끊어졌다. 또 여행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귀찮다. 하룻동안 아무 것도 안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멍 때리는 게 유일한 취미다. 결혼은 오는 사람은 막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 있는 데 익숙해졌다. 환갑까지는 지금처럼 잘 놀며 영화를 만들고 싶다.철들고 싶지 않다. 철들면 창작자로서 끝이다. 젊은 생각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한다.”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사실 ‘아이 캔 스피크’ 전 중국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사드 문제 때문에 모든 게 올스톱됐다. 드라마도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드라마에선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를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재미있을 것 같다.”

-추석 극장가에 경쟁작이 많다. 흥행 걱정은 되지 않나?

“무조건 잘 됐으면 좋겠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2015년에 ‘쎄시봉’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 밀려 흥행이 안됐다. 그런데 이번엔 속편 ‘킹스맨:골든서클’이 따라오네.(웃음) 당당히 맞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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