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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의 활동사진 유람] ‘골든슬럼버’가 가진 세 가지 필살기

  • '골든슬럼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 내몰려도 믿을 만한 친구 하나 있으면 버틸 수 있는 게 인생이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제작 영화사집)는 도주극이란 지극히 상업적인 장르에 우정이란 아날로그적 감성이 투영된 독특한 상업 영화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영화 제목으로 쓰여진 ‘골든슬럼버’는 폴 매카트니가 비틀스 해체 직전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만든 노래의 제목.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화려한 볼거리가 쉼 없이 이어지는 도주극 속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이 한 템포씩 쉬어가게 하며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백화점 진열대 같은 영화 ‘골든 슬럼버’의 중심에는 주연배우 강동원이 우뚝 서 있다. ‘강동원의 매력 종합 세트’라 부를 만한 영화 속에서 강동원은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 움직이다가 결국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원맨쇼’를 펼친다. ‘골든슬럼버’가 설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을 필살기 3가지를 짚어봤다.

#강동원의 매력 스펙트럼

  • '골든슬럼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골든슬럼버’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가장 큰 선결 조건은 강동원의 매력에 풍덩 빠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강동원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벌어진 유력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용의자로 내몰린 택배기사 김건우 역할을 맡아 다양한 매력을 내뿜으며 여심을 뒤흔든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극한에 몰린 소박한 소시민의 모습으로 여성 관객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다 코너에 몰린 후 거대 권력에 반격을 가하는 모습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 초반부 만날 손해만 보는 착한 심성의 소시민의 모습에선 귀여움, 엉뚱함, 어수룩함, 친근함이 가득 묻어나다가 극 중반을 지나 반격이 시작되면 강렬한 남자다움을 드러낸다. 말 그대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강동원이 도망가면서 내는 거친 숨소리에 관객들도 함께 달리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된다.

완벽한 비주얼의 강동원이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이란 설정을 믿을 수 있다면 ‘강동원의 매력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의 롤러코스터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설정이 용납이 되지 않는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강동원의 매력으로 900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처럼 남녀 관객들의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

#숨막히는 도주극

도주극이란 장르에는 관객을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빠른 속도와 화려한 볼거리가 필요하다. '골든슬럼버'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킨다.

  • '골든슬럼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골든슬럼버’의 또 다른 주인공은 서울이라는 도시다. 노동석 감독은 광화문 세종로 한복판에서부터 시작해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기 힘든 홍제천의 지하 배수로까지 지상과 지하를 넘나드는 도주극을 선보이며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촬영된 광화문 로케이션 폭발신과 실제 지하 배수로에서 악취와 추위를 이겨내며 촬영한 배수로 도주신은 관객들의 눈을 스크린에 고정시킬 만큼 압도적이다. 또한 서울 곳곳을 누비며 촬영된 도주신들은 세상에서 홀로 떨어져 고립된 건우의 절박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며 몰입도를 극대치로 올린다.

음모론이 서사의 근간을 이루는 ‘골든슬럼버’에서 원작 소설과 영화는 말 그대로 스포일러다. 그러나 아무리 까도 새살이 드러나는 양파 같이 건우가 진실에 접근해가면서 밝혀지는 진실들은 결말을 안다고 해도 흥미진진하다. 처음으로 상업 영화의 연출을 맡은 노동석 감독의 스마트한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다소 무리수가 있는 설정과 느슨한 이야기 구조도 강동원의 스타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서 무난히 넘어가게 만든다.

#아날로그적 감성

노동석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점은 철저한 기획 상업 영화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감성을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찔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도주극 속에서 따뜻한 우정과 믿음이라는 아날로그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첨가해 관객들의 심장을 따뜻하게 덥힌다. 젊은 층부터 중 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의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상업 영화로 완성했다.

  • '골든슬럼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두가 건우를 범인으로 몰고 갈 때 그를 믿어준 친구들 선영(한효주), 금철(김성균), 동규(김대명)의 우정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는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도주극 중간중간 삽입되는 건우와 친구들의 대학 시절 회상 신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기보다 감성의 밀도를 조금씩 높여간다. 결말부에 모든 사건이 해결됐을 때 긴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다.

'골든슬럼버'의 음악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극대치로 올린다. 비틀스부터 신해철까지 국내외 명곡들이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는다. 주연배우들의 개런티보다 높은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진 비틀스의 ‘골든 슬럼버’와 신해철의 ‘그대에게’는 추억여행을 떠나게 만든다.

‘골든슬럼버’는 분명 전형적인 상업 영화는 아니다. 관객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 블록버스터'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싶다. 오랫동안 잊고 지낸 친구와 우정이란 단어를 곱씹어 보게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랜 시간 연락을 안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 '골든슬럼버',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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