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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토크] ‘마녀’ 조민수, 열정의 50대 소녀가 여배우로 사는 법!

  • '마녀' 조민수,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사람의 정상 온도가 36.5도라면 평소 몸의 온도가 39도쯤 될 듯했다. 27일 개봉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 금월, 공동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로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조민수는 끓어오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열정 그 자체였다.

영화 개봉 직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민수는 이중적인 매력을 내뿜었다. 영화 개봉을 앞둔 설렘을 표현할 때는 열정적인 소녀 같다가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피력할 때는 30년 경력 고수의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오십대 나이를 실감할 수 없는 여전한 미모와 열려 있는 사고는 나이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해주었다.

영화 ‘마녀’는 의문의 시설에서 사고가 난 뒤 홀로 탈출해 기억을 잃고 살아온 여고생 자윤(김다미)이 뜻하지 않게 TV에 출연한 후 의문의 사람들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액션물. 조민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윤을 쫓는 닥터 백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조민수 내면에 자리한 다양한 자아들을 살펴봤다.

#악녀 닥터 백

조민수에게 4년 만에 자신을 스크린에 불러낸 ‘마녀’는 오랜 가뭄 끝에 만난 단비 같은 존재였다. 중년 여배우가 할 역할을 도무지 찾기 힘든 충무로에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지독한 악역 닥터 백은 잠자던 연기 열정에 뜨거운 불을 다시 지폈다.

  • '마녀' 조민수,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지인이 박훈정 감독이 ‘마녀’란 영화를 기획하고 있는데 닥터 백이란 캐릭터가 있다고 말해줬어요. 원래 성별이 남자였는데 여자로 바꾸는 작업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죠.(웃음) 근데 박감독이 여러 여배우들이 물망에 오르는데 관심이 없어 하다가 내 이야기 나오니 좋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오랫동안 작품을 기다려온 상황이었기에 정말 고맙고 행복했어요.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의욕이 넘쳤기에 조민수의 닥터 백 캐릭터 만들기 작업은 치열했다. 서 있기만 해도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또 다른 ‘마녀’인 닥터 백의 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사실 촬영 전에는 머리카락 길이가 허리까지 내려올 정도였어요. 그걸 살려서 닥터 백의 헤어스타일을 만들고 싶어 감독님에게 여러 가지 시안을 보여줬는데 다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의 단발을 원하셔 자를 수밖에 없었어요. 흰머리는 염색을 직접 할 생각이었는데 분장해주시는 분이 매일 직접 리터치로 그려주시더라고요. 기다리는 게 힘들진 않았어요. 매일매일 닥터 백 역할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효과적이었어요.”

#열정의 선배 조민수

‘마녀’ 촬영장에서 조민수는 가장 경력과 나이 많은 대선배였지만 성실함은 신인배우들보다 더 했다. 아무리 자신의 촬영 분량이 없어도 현장에 늘 나와 후배배우들과 스태프들을 격려했다.

  • '마녀' 조민수,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닥터 백 캐릭터에 빠져 있고 싶어 늘 촬영 현장에 나가 있었어요. 후배들이 액션 장면을 연기할 때 방해될까봐 뒤에서 숨어 지켜보곤 했죠. 연기하는 걸 보니 부럽더라고요. 닥터 백에게도 액션 장면이 있었다면 죽어라 연습해서 했을 거예요. 안 되면 CG라도 넣어 달라고 했겠죠.(웃음) 어느 날 촬영장 블루스크린 앞에서 액션 흉내를 내며 혼자서 놀고 있었는데 뒤에서 감독님이 ”알았어 알었어! 속편 찍으면 액션 장면 넣어드릴게요!“라고 소리치셔 민망해 죽는 줄 알았어요.”

‘연기파 배우’로 통하는 조민수는 평소 후배배우들에게 따뜻하면서도 엄격한 선배로 통한다. ‘마녀’ 촬영장에서 완전 초짜였던 김다미를 비롯해 신인배우들에게 어떤 도움을 줬을지 궁금했다.

“제가 누굴 가르쳐요. 저나 잘해야죠.(웃음) 연기는 아무리 경력이 는다고 잘하게 되는 게 아니에요. 익숙해지는 요령이 생기는 것일 뿐이죠. 요령을 피우면 자기 발전이 절대 없어요. 늘 자신을 비우고 단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제때와 다르게 모든 준비를 하고 들어오니 다 잘해요. 김다미도 정말 잘하더라고요. 내가 뭐 도와줄 게 없을 정도였어요.”

#부드러운 여자 조민수

나이에서 오는 무게감 때문일까? 조민수는 최근 ‘걸크러시’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본인을 ‘여리고 부드러운 여자(?)’로 주장하는 조민수는 자신을 ‘센 여자’로 보는 시선에 대해 억울함을 표했다. 청순가련형부터 다소 맹한 캐릭터도 연기했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을 털어놓았다.

  • '마녀' 조민수,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 모든 게 고민하기 싫어하는 감독님들 탓이에요. 뭐가 잘 되면 그 이미지만 빼먹으려고 하지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줄 생각을 안 하세요. 전 사실 걸크러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여자예요.(웃음) 감독님들이 배우들에 대해 좀더 공부하고 고민해주셨으면 정말 좋겠어요. 여배우들끼리 모이면 할 역할이 적은 현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곤 하죠. 그러나 전 요즘 우리사회가 모든 게 조금씩 바뀌어가는 걸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됐어요. 앞으로 10년 후쯤에는 여자배우들이 연기할 공간이 더 넓어질 거라고 믿어요. ‘마녀’가 그 시작점이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조민수에게 50대란 나이는 정말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했다. 열정은 20대 못지않았다. 그건 꾸준한 노력의 결과였다.

“세상에 벌써 인생을 정리해가야 하는 나이가 됐네요. 지금 가장 큰 소원은 남은 세월 잘 마무리하는 거예요. 슬슬 정리하며 살아요. 어떻게 하면 장례식장에서 욕을 안 먹고 잘 살다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고민하죠.(웃음) 그래서 큰 욕심 안 부리고 늘 마음을 비우며 살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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