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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결혼식’박보영 “다음 생에 태어나면 꼭 남자배우로…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 김영광과 러블리한 연기케미 호평

내년이면 벌써 서른 살… 여자배우들 실력 발휘할 작품 드물어”

이제 더 이상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귀여운 소녀는 아니었다. 영화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 제작 필름케이, 공동제작 외유내강)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보영은 사랑스러운 매력은 여전하면서도 매우 현실적이고 자신의 생각이 두렷한 똑똑한 20대 여배우였다. 인터뷰 내내 “이제 확실히 어른이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성숙한 매력을 물씬 내뿜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여자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이라고 믿는 순정남 우연(김영광)의 좀처럼 타이밍 맞지 않는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로맨스물. 언론 시사회 후 첫사랑을 해본 모든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스토리와 유머 넘치고 깔끔한 연출, 박보영-김영광의 러블리한 연기케미가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 411만 관객을 모은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 개론’의 신화를 이을 만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중에서 박보영이 연기하는 승희는 기존 멜로나 로맨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과 다른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 박보영은 한층 성숙된 연기력으로 승희 캐릭터를 매우 입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영화 속에서 ‘순정파’ 우연을 좋아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매몰차게 돌아서 버린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승희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로맨스물의 여주인공은 늘 착하기만 하잖아요? 그런데 승희는 어찌 보면 이기적일 수 있는 게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요즘 보기 힘든 로맨스물인 데다 승희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금방 결정했어요. 전 사실 모든 것에 우유부단하고 남의 눈치를 보는데 승희는 주관이 뚜렷하고 거침이 없어 연기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어요.”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에서 김영광과 ‘꿀케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다. ‘피끓는 청춘’에 이어 두 번째로 김영광과 호흡을 맞춘 박보영은 영화 공개 후 김영광에 대한 여성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김영광 오빠의 매력이 터졌죠?(웃음) 여자 관객들이 정말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피끓는 청춘’ 때는 오빠의 역할이 센 캐릭터여서 연기할 때는 항상 힘이 들어가는데 평소에는 허당끼가 넘쳐 실제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어요. 이번에 ‘너의 결혼식’을 촬영하면서 오빠의 매력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영화 속 우연 그 자체였어요. 연기를 할 때 절대 계산을 하지 않아요. 순수하면서 편안하고 장난기 많은 사람이었어요. 사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우연이 좀 더 지질한 캐릭터였어요. 그러나 김영광 오빠가 캐스팅되면서 그에 맞게 수정됐어요. 오빠의 편안한 매력 덕분에 집착으로 보일 수 있는 면도 순수한 마음으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에서 김영광뿐만 아니라 매 작품 상대 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걸로 유명하다. 출세작 ‘과속 스캔들’에서 박보영을 빛나게 해준 차태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까? 박보영은 작품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었다.

“사실 이 영화는 우연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영화이고 우연이 잘 살아야 영화가 설득력을 얻고 재미있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우연이 빛이 나야 승희도 빛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 무조건 내가 빛나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요. 다른 사람이 빛나야 하는 영화에선 누군가를 빛나게 해줘야 내가 빛날 수 있어요. 그러나 승희에 대한 설명이 시나리오에서부터 부족하다 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같은 또래의 여자 입장에서 승희를 대변할 수밖에 없었어요. (승희의 이기적인 모습 때문에) 욕 먹는 건 저이니까요(웃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 의견을 경청해줘 정말 감사했어요.”

박보영은 ‘너의 결혼식’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대학생, 취업 준비생까지 십여 년 넘는 첫사랑의 연대기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첫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다.

“내가 했던 첫사랑은 사랑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정말 시시하게 끝났고 추억했을 때 아프거나 힘들지 않거든요.(웃음) 에피소드도 많지 않았어요. 승희와 우연을 보면서 ‘이런 게 첫사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자와 달리 여자들이 첫사랑에 목숨을 걸지 않는 이유는 아마 관점이 달라서인 것 같아요. 남자는 청순하고 예쁜 외모 같은 이미지에 집중한다면 여자는 좋아하게 되는 특별한 포인트가 있는 것 같아요. 좋아했던 포인트도 시간이 지나면 다르게 보여 ‘내가 왜 이 남자를 좋아했지’라는 생각이 들곤 하죠.(웃음).”

만년 소녀일 것만 같은 박보영도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을 맞는다. 이제 러브콜이 들어오는 작품 연령대도 나이에 맞게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선배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여자배우들이 실력을 발휘할 만한 작품이 드물어 고민이 많다.

“만약 다음 생이 있고 같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꼭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남자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자배우가 이끌어가고 주체적인 캐릭터를 찾는 게 쉽지 않아요.(웃음) 어렸을 때는 서른이라는 나이는 정말 멀게만 느껴졌어요. 진짜 안정되고 어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것 같아요. 그래서 서른이 되면 가질 것 같은 고민들은 마흔으로 넘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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