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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의 영화보기] 92. 리메이크(Remake)

히트한 영화 스토리, 최대한 재활용 하라!
  • 1982년 리메이크 된 영화 '캣 피플 Cat People'의 주인공. 나타샤킨스키.
‘리메이크 A remake’는 ‘영화 혹은 TV의 전작 스토리 작업을 다시 시도하는 것 a film or television series that is based on an earlier work and tells the same story’을 의미한다.

영화업계에서 리메이크를 시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리지널이 형성한 대중적 성원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손질해서 호응을 유도

-후배 감독이 원작에 대한 경외심(오마쥬)을 표현하기 위해-오리지널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두고 후배 감독들이 재평가를 위한 의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햄릿 Hamlet>,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Tale of Two Cities>,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Dracula>,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Dr. Jekyll and Mr. Hyde>,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등 명작 소설을 극화해 시대를 초월해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을 재차 증명

영화 전문가들은 원작에서 묘사된 ‘등장 인물, 대사, 극중 배경지, 영상 및 전개 스타일, 줄거리 등을 부분적으로 손질한 것을 넓은 의미의 리메이크로 수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후배 감독들은 ‘원작 내용을 전혀 다르게 변경하거나 가장 많이 알려진 명장면을 의도적으로 배제 시키고 크레디트에서 오리지널 작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거나 제목도 변경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도 벌이고 있다.

한편 ‘히트작에 대한 스토리는 반복될 가치가 있다’는 명분은 리메이크의 가장 큰 존재 이유.

사극 장르의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세실 B. 데밀 감독.

<십 계 The Ten Commandments>를 1923, 1956년 시대 감각에 맞게 리메이크 시켜 장인 감독의 저력을 입증 시키는 본보기를 제공한다.

이에 질세라 하워드 혹스 감독도 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여자를 두고 2명의 군 장교가 벌이는 3각 관계 풍경을 묘사한 <영광의 길 The Road to Glory>을 1926년, 1936년 연이어 리메이크 시킨다.

비평가들은 특정 감독이 자신의 전작을 새로운 감각을 추가 시켜 복제 시키는 시도는 ‘장인 기질을 추구하는 시도’로 호평하고 있다.

후배 감독이 선배 연출자의 히트작을 손질해서 선보이는 행위에 대해서는 ‘안일한 상업주의’ ‘게으른 창작자의 태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히트작 리메이크의 경우 존 포드의 〈역마차 Stagecoach>(1939)는 1966년 고든 더글라스 감독, 하워드 혹스의 〈빅 슬립 The Big Sleep>(1946)은 78년 마이클 위너가, 프랭크 로이드 감독의 <바운티호의 반란 Mutiny on the Bounty>(1935)은 루이스 마일스톤이 1962년에 각각 리메이크 했지만 오리지널 작의 명성을 뛰어 넘는데 실패하고 만다.

반면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은 필립 카프만의 78년 버전이 56년 돈 시겔 감독 버전 보다 더 뛰어난 미국 정치, 사회 풍자 메시지를 담았다는 호평을 받아낸다.

자크 투뇌르 감독의 <캣 피플 Cat People>(1942)은 시몬 시뇨레를 스타덤에 올린 반면 폴 슈레이더가 1982년 리메이크 하면서 고혹적인 매력의 나스타샤 킨스키의 성적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 주는 동시에 데이비드 보위의 ‘Putting Out the Fire (Theme from Cat People)’, 페리 코모의 ‘Faraway Places’ 등이 삽입곡이 흥행에 일조한다.

세월이 흐른 뒤 리메이크할 경우 후배 감독은 고화질 음향, 개량된 화질, 업그레이드 된 특수 효과, 신세대 호응을 유도하기 위한 유명 뮤지션을 초빙 시킨 사운드트랙 등을 추가 시켜 상업적 성과를 노리고 있다.

일마레로 이사온 이에게 2년 후인 1999년 편지가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사연이 이현승 감독, 전지현, 이정재 주연의 <시월애 Il Mare>(2000).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감독은 키아누 리브스, 산드라 블록을 기용해 선보인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에서는 시대 배경을 2004년의 남자, 2006년의 여자로 설정해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시간 속 사랑 사연이라는 설정을 내세워 <레이크 하우스 The Lake House / Il Mare>(2006)로 공개했다.

해외에서 호응을 얻은 작품을 리메이크 할 경우에는 제작국 관객 정서에 맞게 배경 설정 등을 변경하고 있다.

1년에 평균 900여편의 신작 영화가 공개돼 제작 편수로 보면 인도는 세계 최대 영화 강국.

산자이 쿱타 감독이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경찰의 유도에 빠져 6명의 은행 강도를 규합한다는 <칸테 Kaante>(2002)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재기 넘치는 초기 히트작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1992)의 인도 버전이다.

오리지널 배경은 LA. 보석 강도를 위해 절도범 6명이 집결한다.

리메이크작에서도 배경은 LA이지만 남 아시아인 6명이 규합된다는 설정과 인기 뮤지션 소누 니감의 ‘Yaar Mangiyasi’, 산자이 듀트의 ‘Chhod Na Re’, 카비타 크리스나뮤르티의 ‘Dil Kya Kare’ 등 흥겨운 전통 인도 가락을 가미 시킨 사운드트랙을 내세워 미국, 영국 시장에서도 공개되는 호응을 얻어낸다.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1993) <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1998)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일가를 이루었던 감독이 노라 에프론.

요술쟁이 이자벨이 TV 시트콤 히로인으로 발탁돼 여러 일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그녀는 요술쟁이 Bewitched>(2005)는 니콜 키드만이 열연했음에도 불구하고 TV 시리즈의 영화 리메이크가 곧바로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 시켜 준 사례로 남게 된다.

그렇지만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탐 크루즈를 기용해 공개한 <미션 임파서블 Mission : Impossible>(1996)은 TV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기기묘묘한 특수 효과와 긴박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추가 시켜 2015년 시리즈 5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Mission : Impossible 5>까지 공개되는 장수 인기를 누리고 있다.

12살 소년가 뱀파이어 또래 소녀를 만나 기이한 풋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는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2008)은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 및 연기자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등의 컴비가 애뜻한 러브 스토리를 들려 주면서 할리우드에서 <렛 미 인 Let Me In>(2010)으로 각색되는 갈채를 이어간다.

할리우드 일선 제작자들은 ‘원작료 지불이 거의 들지 않거나 창작 대본 보다 지극히 저렴, 소설의 명성을 스크린으로 이어갈려는 마켓팅 전략, 친숙해 진 스토리는 시대를 초월해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흥행 법칙’ 등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혀져 있는 기발한 오리지널을 발굴해 재가공(리메이크)하려는 제작 관행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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